《응답하라 연애세포》 작가 김벗들

‘썸’ 끝내고 연애하자

글 : 오주현 인턴기자(이화여대 졸)  / 사진 : 김선아 

“요즘 따라 내 꺼인 듯 내 꺼 아닌 내 꺼 같은 너. 네 꺼인 듯 네 꺼 아닌 네 꺼 같은 나.” 발매된 지 1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의 공감을 사고 있는 노래가 있다. 정기고와 소유가 부른 ‘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남녀가 연애로 가는 길을 잃은 채 ‘썸’을 타고 있다.
지난 7월 발간된 《응답하라, 연애세포》(북뱅)는 이런 여성들에게 바치는 책이다. 책의 저자인 김벗들(필명)은 5년 전 한 여초 커뮤니티에 쓴 연애이론으로 많은 여성의 호응을 얻었다. 어릴 적부터 요약정리를 잘했던 그는 그 능력을 발휘해 연애 팁을 정리해 올렸다.

“커뮤니티에서 한 분이 〈화성인 바이러스〉(tvN) 모태솔로 편에 출연할 예정이라고 글을 올렸어요. 그 방송을 보니 왜 그가 모태솔로일 수밖에 없는지 알겠더라고요. 예전에 다른 카페에서 연애 팁을 쓴 적이 있는데 그때 쓴 걸 확장해서 온라인에 올렸어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연애가 맞는지, ‘썸’을 어떻게 끝내야 하는지, 막막한 연애를 하고 있던 여자들은 김벗들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글을 올리다가 5년 정도 쉬었어요. 제가 대답할 수 없는 내용이 많이 오더라고요. 쉬는 동안 ‘글을 보고 남자친구를 만들었는데 그 후에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많이 받았어요. 5년 동안 재충전해서 그분들에게 연애를 시작한 후의 이야기도 들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신을 오픈하라”


작가의 연애 팁과 상담내용을 정리해서 엮은 책이 《응답하라, 연애세포》다. 작가는 처음 연애를 시작하는 것조차 어려운 모태솔로, 철벽녀 등 이른바 ‘연애쭈구리’를 위해 다시 한 번 팔을 걷어붙였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공통점이 있었어요. 우리나라 현실에 맞지 않는 연애 책을 보고 연애를 배운 거예요. 실제 연애에 대입하려고 보니 맞지 않고 어려운 거죠. 우리 현실에 맞춰 연애 팁을 주면 그에 맞는 연애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는 사람마다 세부적인 내용은 다를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사람이 갖는 마음이나 틀은 같다고 이야기한다.

“예전에 들은 시나리오 수업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은 〈공동경비구역 JSA〉와 스토리가 같대요. 사랑하면 안 될 사이가 사랑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는 거죠. 연애도 똑같아요. 개개인의 연애 에피소드는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큰 축이 있어요.”

김벗들 역시 ‘망한 연애’가 있었다. 같은 팀에서 친하게 지내던 후배와 이른바 썸을 탔다. 이러다 사귈 거라는 걸 믿어 의심치 않던 어느 날 옆 부서의 여자 팀장이 그 후배를 마음에 들어하면서 삼각관계가 시작되었다. 김벗들은 질투심에 이성의 끈을 놓으면서 후배는 뒤로한 채 팀장과 기분 상하게 만드는 데에 집중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후배에게 고백을 했고, 그 후로 이상하게 다가갈 수가 없어서 어색한 사이가 지속되다 썸도 끝나버렸다.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제 인생에서 가장 좋은 연애였어요. 제 자신이 바뀌어야 사랑도 잡을 수 있다는 것을 배웠거든요. 어떤 남자를 만나도 그 경험에서 얻은 것이 있다면 그건 성공한 연애예요. 그러니 연애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죠.”

김벗들은 연애의 전체적인 틀을 찾아내기 위해 수없이 관찰과 실험을 했다. 그 결과, 그가 썸을 끝내고 싶은 사람들, 또 썸을 타고 싶은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자신을 오픈하라”는 것.

“자신의 매력을 굳이 숨길 필요가 없어요. 그런데 그거 아세요? 본인의 매력을 아예 숨기는 사람이 많아요. ‘내 주변에 있는 남자 직원들은 맘에 안 드니까 내 매력을 보여줄 필요가 없어’ 이렇게 생각하는 거죠. 모든 사람에게 내 매력의 60 정도를 보여줘야 진짜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100을 내보일 수 있어요.”

‘그래도 사랑’이라는 말이 있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 때문에 힘들고, 외롭더라도 ‘그래도 사랑’이라면 고통을 감내할 수 있다. 김벗들 작가가 사랑하고 싶은 이 세상의 평범한 여자들에게 전하는 편안한 메시지는 이 가을, 우리의 사랑을 조금 더 쉽게 만들어줄 것 같다.
  • 2015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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