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관문, 인천을 가다] 배다리 역사마을

인천의 살아 있는 역사를 만나다

글 : 이경후 인턴기자(연세대 4)  / 사진 : 김선아 

배다리 마을 주택들.
인천 배다리마을은 1883년 제물포항의 개항과 더불어 인천의 태동을 함께했다. 수십 년 역사를 고스란히 품고 있어 배다리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지니고 있다. 한때 번성했었지만, 현재는 나이 지긋한 분들이 주로 살고 있다.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려는 노력도 활발하다.

국철 1호선 동인천역에서 중앙시장을 가로질러 배다리 헌책방 골목에 도착했다. 대창서림을 시작으로 집현전, 아벨서점, 한미서점, 나비날다, 삼성서림 등 오래된 헌책방들이 반긴다.

‘집현전’에 들어서자 한봉인씨(84)와 오태운씨(89) 부부가 감자를 먹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배다리 헌책방 중 가장 오래된 곳으로 1953년부터 운영했다고 한다. 한씨가 옛 이야기를 들려준다.

벽화골목 곳곳에 있는 벽화.
“줄이 엄청나게 길게 늘어선 때가 있었죠. 헌책방이 30개가 넘었거든요. 요즘에는 하루 한두 명 와요. 임대료 내면 못하겠죠. 그런데 집에서 놀면 뭐해요. 이렇게 일하면서 움직여야죠.”

헌책방들 사이엔 조그만 카페가 있다. ‘사진방 배다리’ 카페로, 위층 ‘사진 공간 배다리’에서 운영한다. 카페 내부에는 사진 작품이 곳곳에 전시돼 있는데 칠판 한쪽에 ‘누군가 당신을 위해 맡겨놓은 커피가 있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다른 사람을 위해 3만원(10잔분)을 맡겨놓은 사람이 많아 이곳을 찾는 사람이면 누구나 무료로 커피를 마실 수 있다. 김승혜 실장은 배다리 마을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따듯하게 맞이한다. “이상봉 관장님은 특수학교 교사 출신인데, 사진에 대한 관심이 많아 인천 최초의 사진전문 갤러리를 여셨어요. 2층에서 사진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 부근을 걷다 보면 건물 입구에 깡통 로봇이 서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배다리 마을 보존과 발전에 앞장서는 ‘스페이스 빔’이다. 배다리 역사문화 마을 지도제작, 마을신문 발행, 배다리 문화축전을 진행한다. 2층에서는 자유롭게 쉬며 배다리 문화마을에 대한 자료를 얻고, 마을 안내도 받을 수 있다. 철학스터디, 공간스터디, 배다리 전통주 만들기 교실 등도 진행한다.

1953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헌책방 집현전.
기찻길 쪽으로 5분 정도 걸으면 벽화골목이 나온다. 오래된 주택과 가게들 벽에 그린 벽화들이 멋스럽다. 주위는 한산한 편으로 가끔씩 아이들이 오가는 정도다.

50년째 이곳에서 양복점을 운영하는 장순일씨를 만났다. “예전엔 이곳이 인천 제일의 번화가였죠. 많을 땐 하루 양복 17벌까지 팔았을 정도니까요. 이젠 지나다니는 사람도 별로 없지만 줄곧 해오던 일이라 계속하고 있습니다. 오랜 세월 함께해온 가게들이라 이웃사촌으로 잘 지내요”라고 말한다.

건물 벽 곳곳에 ‘배다리, 우리가 지켜야 할 인천의 역사입니다!’란 스티커가 붙어 있어 마을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 2014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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