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s pick

magazine 인기기사

topp 인기기사

daily 인기기사

슈즈 디자이너 지니킴

할리우드 스타와 우리나라 스타가 함께 신는 구두를 디자인하는 여자

글 : 천수림 TOPCLASS 객원기자  / 사진 : 김선아 

미국 할리우드 스타들이 선택한 슈즈 ‘지니킴’(한국 이름 김효진), 스물여덟 살 나이에 자신이 만든 구두를 들고 무작정 LA로 날아간 김효진씨의 ‘구두 이야기’가 화제다. 그의 구두는 전 세계 슈즈 디자이너들의 꿈이라 할 만한 미국 노드트스롬 백화점 살롱라인에 들어가 있다. 압구정동에 있는 지니킴 부티크에서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성장하고 있는 그를 만났다.

사진제공 : 지니킴(www.jinnykimcollection.co.kr)
패리스 힐튼, 린제이 로한, 셀리타 이뱅스… 지니킴 구두를 신는 할리우드 스타들이다. 각종 영화제 레드카펫에 선 한국 여배우들이 신은 구두는 모두 ‘지니킴’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구두로 할리우드와 우리나라 스타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슈즈 디자이너 지니킴(34・페르쉐 대표, 지니킴 디자인컴퍼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그를 두고 〈엘르〉 미국판 편집장 수잔 크레넬은 “FIT를 졸업한 지니킴의 고향은 캘리포니아와 멀지만, 그녀의 글래머러스한 컬렉션은 1930~50년대 할리우드 스타일을 멋지게 표현해주고 있다”고 평했다. 현재 지니킴의 구두는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의 부티크, 미국 노드스트롬, LA의 유명한 편집숍 디아볼리나, 뉴욕의 편집숍 메디슨 등에서 만날 수 있다. 그의 구두는 어떻게 미국, 그것도 할리우드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을까?

구두를 디자인할 때 지니킴의 영감을 자극하는 뮤즈는 할리우드의 올드 스타들이다.

“오드리 헵번, 마릴린 먼로를 상상하며 구두를 만들지요. 이들은 저에게 풍성한 영감을 줍니다. 1950년대 할리우드 패션은 정말 멋졌어요. 모자와 장갑, 구두 등 의상뿐 아니라 액세서리가 풍부했죠. 그런 의미에서 요즘 패션은 너무 간결하고 모던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캘리포니아 역시 그에게 영감을 주는 지역이기도 하다.

“행복한 에너지가 넘치는 곳이에요. 밤이면 이곳저곳에서 파티가 열리기 때문에 ‘이브닝 파티에 어떤 구두를 신고 갈까?’라는 생각을 수시로 하게 되는 곳이죠.”

벤소니 콜라보레이션.
그는 성균관대에서 의상디자인을 전공하고 뉴욕주립대 FIT(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머천다이징 매니지먼트를 전공했다. 2006년 구두 브랜드 ‘지니킴’을 론칭한 후 2007년부터 2009년까지 WSA 컬렉션에도 진출했다. 미국 최대 슈즈 박람회 WSA(World Shoe Associates)의 ‘The Collections’는 세계 각국의 유명 럭셔리 브랜드 디자이너들이 참여하는 쇼다. 그는 얼마 전 구두 디자이너로 살아온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존 갈리아노의 쇼를 보고 패션디자이너를 꿈꾸었던 여고생 시절부터 패션잡지 에디터, 패션 브랜드 홍보 담당, 남성복 브랜드 MD 어시스턴트, 원단회사 직원을 거쳐 뉴욕의 제냐에서 인턴십을 하고, 성수동 구두공장 구두 디자이너로 일하다 ‘지니킴’ 브랜드를 론칭하기까지의 이야기다. 패션디자이너를 꿈꾸고 대학에 진학했던 그는 자신의 재능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패션비즈니스 쪽으로 눈을 돌렸다고 한다.

“20대 때는 ‘내가 평생 사랑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 일 저 일을 하면서도 ‘나는 왜 한길로 가지 못하고 이리저리 기웃거리나’ 자책하고 백수로 지내기도 하면서 주위의 걱정을 샀죠.”

그런 방황은 헛되지 않았다. 덕분에 디자인뿐 아니라 제작에서 홍보, 마케팅, 판매까지 한꺼번에 볼 줄 아는 눈이 생긴 것 같다고 한다.

구두 디자인은 뉴욕 유학시절 친구가 만든 구두를 우연히 본 후 관심을 갖게 되었다. 처음부터 세계에서 인정받는 구두를 만들고 싶었는데, 공장은 한국에 두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

“이탈리아 구두공방들도 찾아봤지만, 서울 성수동 구두공장의 장인들이 이에 못지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죽은 이탈리아에서 수입하지만, 우리나라 장인들의 솜씨를 믿기에 메이드 인 코리아를 고집합니다. 수십 년 된 장인들은 연세가 꽤 많으신데, 이분들의 뒤를 이을 사람이 있을까가 고민이긴 해요. 브랜드 론칭을 한 후 디자인에서 제작, 홍보까지 도맡다 보니 새벽 1시나 되어야 퇴근할 수 있었어요. 처음에는 그저 생존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그의 구두 애용자인 소녀시대, 미란다커. 한지혜와.
‘신은 사람을 최고로 빛나게 해주는 구두’를 만들고 싶었다는 그는 처음 브랜드를 론칭한 후 어머니에게 빌린 자본금 400만원으로 구두 25켤레를 제작해 무작정 LA로 날아갔다.

“내가 만든 신발을 할리우드 배우들에게 신겼으면 좋겠다는 생각 하나였어요. 할리우드 스타들이 많이 찾는 숍부터 먼저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다짜고짜 ‘난 한국의 구두 디자이너인데, 여기서 내 구두를 팔고 싶다’고 했죠.”

운 좋게도 숍 대표가 단번에 OK사인을 보냈다. 그러나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제 제품을 꼭 진열하고 싶었던 LA의 유명 편집숍 디아볼리나(DIAVOLINA)는 슈즈 사진을 보내고 1년을 기다려야 했어요. ‘안 되는가보다’라고 실망하고 있을 때 담당자로부터 연락을 받았어요. ‘그곳에 입점하려면 4년은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 있을 만큼 세계의 디자이너들이 탐을 내는 곳이라 가슴이 벅찼죠.”

할리우드에서 지니킴은 유니크한 구두를 만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운이 좋은 것 같아요. 미국이라는 나라가 기회를 주는 곳이기도 하고요. 창조적인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되는 디자이너에게는 아낌없이 손을 내밀죠. 최근 〈뉴욕타임스〉에서 미국 패션시장을 이끌어가는 사람 TOP 10을 뽑았는데 그중 5명이 아시아계였어요. 뉴욕에서는 미국 패션을 아시아가 이끈다는 말도 있죠.”

그는 자신이 한국에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로 ‘인터넷 발달’을 꼽았다.

“우리나라 젊은 여성들은 옷을 감각 있게 입어요. 처음엔 제 구두가 너무 튀어서 반응이 있을까 했는데, 의외로 열린 마음으로 받아줬어요. 신선하다는 반응도 많았고요.”

겔랑과 콜라보레이션해서 만든 구두.
구두 디자이너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MBC 드라마 〈아이두, 아이두〉의 배경은 지니킴 회사였다. 최근 그의 메일함에는 구두 디자이너를 꿈꾸는 중고등학생들이 보낸 메일로 꽉 차 있다.

“한 여고생이 자신의 구두 디자인을 봐달라며 메일을 보내왔는데, 깜짝 놀랐어요. 웨지힐에 유명화가의 그림을 매치했는데 굉장히 창의적이더라고요.”

구두 디자이너를 꿈꾸는 이들에게 그는 롤모델이 되고 있다. 그는 출장을 갈 때마다 도서관과 박물관, 화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박물관에서 본 18세기 드레스에서 영감을 얻기도 해요. 빨강색에 민트나 블루를 매치하는 등 다양한 색 감각을 얻지요. 저녁이면 그 도시에서 가장 멋진 바나 레스토랑에 가요. 그곳을 찾은 손님들이 어떤 신발을 신었는지 보고 싶어서죠. 그런 곳이 유행의 진원지일 수 있거든요.”

끊임없이 도전해온 그는 앞으로 홈인테리어 제품을 만들고 싶다고 한다. 최근 유행하는 스칸디나비아 스타일은 왠지 좀 심심해서, 화려하고 예쁜 것을 찾는 욕망이 생기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미국 진출을 본격화하고 중국시장에 진출하는 등 그의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
  • 2013년 08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
이름      비밀번호  
스팸방지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더 볼만한 기사

10개더보기
상호 :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이동한
편집인 : 이동한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75(독자팀)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희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 | 인터넷신문윤리강령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위원회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