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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공간] 서울 합정동 ‘요기가 표현갤러리’

누구나 예술가가 되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공간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무한대로 변신하는 공간이 있다. 서울 합정동에 있는 ‘요기가 표현갤러리’는 공간을 빌리는 사람들을 예술가로 만들어주는 곳이다. ‘요기가 표현갤러리’에서 매달 마지막 주에 진행하는 ‘미니미니전’. 누구나 신청하면 이 공간을 확보하여 마음껏 자기표현을 할 수 있다. 카센터를 운영하는 사람이 자동차 수리 목록을 걸어놓을 수도 있고, 어린이가 자신의 그림 일기장을 전시할 수도 있다. 작가라면 요즘 작업 중인 작품의 스케치를 전시할 수도 있다. 한마디로 이곳에서는 영역의 제한 없이 어떤 수단으로든 자기표현을 할 수 있다.

요기가 표현갤러리 - 서울 마포구 합정동 412-1 세원2빌딩 지하
홍대 앞에서 다양한 실험문화를 선보이고 있는 ‘요기가 표현갤러리’의 이한주 대표.
때때로 다른 공연장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독특한 뮤지션들의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내면 깊이 감추고 있던 표현 욕구를 마음껏 발산하게 하는 것. 이 갤러리를 만든 이한주 대표는 이 갤러리의 성격을 ‘인간 복덕방’이라고 설명한다.

“작가뿐 아니라 학생이나 직장인 등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음악이든 사진이든 연극이든 퍼포먼스든, 뭐든 가능한 곳이죠. 여기에서 상업적인 이득을 바라고 뭔가를 하는 사람은 없어요. 상업적인 갤러리와는 많이 다릅니다.


개인 작업실과 갤러리, 공연장을 혼합한 곳이라고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정식 전시나 공연을 하기 전 미리 테스트해보는 곳이기도 하지요. 집에서 하면 집이 엉망이 될 것 같다거나(웃음) 완성된 작품은 아니지만 사람들에게 보이고 싶은 작업을 전시할 수 있죠. 보통 전시장이나 갤러리, 극장 같은 공간은 대부분 소비자 위주로 돼 있거든요. 갤러리도 작가 위주라기보다 갤러리나 큐레이터가 관람객에 맞춰 기획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것을 아무 제약 없이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홍익대학교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20여 년간 홍대 근처에서 생활해온 이한주 대표는 2004년 홍대 앞 산울림소극장 길 근처에 ‘요기가 실험가게’를 차렸었다.

그는 가게에 작은 상자 공간을 마련해두고 상자당 2만원을 받고 미니 전시공간을 빌려줬다. 정확히는 빌려줬다기보다 공간을 여러 사람과 나눠 운영하는 것을 꿈꿨다.

“그 공간에서 상품을 팔아도 좋고,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고 싶은 사람은 작은 갤러리로, 자신에게 의미 있는 물건을 보여주거나 어떤 형태로든 자신을 표현하는 공간으로 만들게 했지요.”


그런데 전시와 판매가 함께 이뤄지면서 위탁 판매점이라는 오해를 하는 사람들이 생겨났고, 참여자들이 자리를 가지고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때마침 월세도 올라 그는 2년 만에 그 공간을 떠나 합정동 주차장 끝자락 골목 지하에 널찍한 공간을 마련했고, ‘요기가 표현갤러리’란 이름을 붙였다. ‘요기가’는 단순히 독특한 전시나 공연을 하는 대안공간이 아니다. 갤러리라는 말 앞에 붙은 ‘표현’이라는 말이 이 공간의 성격을 말해준다.

“이쑤시개를 이용해 천장에서부터 바닥까지 사다리 같은 느낌으로 설치작업을 했던 분, 골판지를 쌓아 센서를 달고 빛을 이용해 지나가면 소리가 나게 장치를 하신 분도 있었죠. 그림자를 이용해 연주를 하는 것이죠. 이곳을 찾는 분들은 다른 곳과는 다른 느낌이라고 하더라고요. 전문 음악공연장처럼 조명이 있거나 방음이 완벽한 게 아닌데, 울림이 좋아요. 공연장으로 쓸 때 다른 곳과는 느낌이 다르다고 합니다. 실험음악이나 현대무용, 퍼포먼스 등 다른 곳에서는 쉽게 접하기 힘든 장르의 공연이 자주 오르는데, 즉흥적인 성격이 강한 공연이 이 장소의 분위기과 잘 융화되는 것 같아요.”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것을 아무 제약 없이 보여줄 수 있는 공간.
개인 작업실과 갤러리, 공연장을 혼합한 ‘요기가 표현갤러리’에서는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
이한주 대표는 뮤지션을 위한 ‘실물콘서트’도 준비 중이다.

“뮤지션은 여러 팀과 함께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서 개런티를 많이 받지 못합니다. 뒤풀이로 쓰면 끝이죠.”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공연비를 물건으로 대신 주는 것이다. 공연하는 뮤지션들로부터 원하는 품목 리스트를 받아 선물하는 것. 예를 들면 기타리스트는 기타줄, 드러머는 심벌크리닝 등 필요한 것을 요청하는 식이다.

“돈을 벌겠다는 목적으로 작업하는 것은 아닌데, 즐겁게 열심히 작업했더니 돈이 들어오더라는 방식을 다양하게 시험해보려 합니다.”

그는 이 공간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전한다.

“갤러리나 라이브 카페 등 관람을 위한 공간은 많지 않습니까? 요기가는 여러분이 관람자나 관객에서 벗어나 직접 전시와 공연을 하는 주체가 되게 하는 공간입니다. 그러려면 먼저 예술이 대단하다는 틀을 깨야 합니다. 우리의 삶 자체가 예술이라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사진 : 김선아
  • 2013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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