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슬로시티 기행] 통일신라 최치원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중국 최초 슬로시티 가오천(高淳)

중국 최초로 슬로시티에 선정된 가오천(高淳)은 인구 2만 명의 농촌마을로, 중국의 여러 왕조가 수도로 삼았던 중국 4대 고도(古都) 중 하나인 인구 800만 명의 난징(南京)에서 90km 떨어진 곳에 있다. 가오천은 중국 장강지역에서 가장 아름다운 향촌으로 산 30%, 물 20%, 밭 50%라는 생태계의 황금비율을 자랑하며, 공기 좋기로 손꼽힌다. 숲이 많고 다양한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 시범구역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공기를 탁하게 만드는, 공업 위주의 기업이 한 곳도 없다. 탄소 배출이 높은 업종은 들어서지 못해 생태농업 위주의 농업 기업 두 곳이 들어서 있고, 유기농 식품, 녹색 상품, 각종 농산품 브랜드가 활발하게 육성되고 있다.

저녁 노을.
중국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슬로시티가 등장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경제발전을 위해 매진하고 있는 중국인들로 하여금 공업화만을 추구하는 것에 대해 ‘지금 우리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이 지역이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아름다운 경치만이 아니다. 오랜 역사에서 빚어진 문화적 향취가 묘미를 더한다. 춘추시대 촉나라의 유명한 의사이자 군사가인 오자서(伍子胥)가 세계 최초로 건설한 인공 운하(서하), 오나라 황제인 손권(孫權)이 세운 보승사탑 등이 있다. 오래된 거리를 걷는 낭만도 쏠쏠하다. 촉나라 문화에서 비롯된, 오행의 색상을 활용한 전통놀이 도오창(跳五猖 )이 지금도 전해 내려온다.


가오천의 대표적인 여행 관광지는 대산 농가촌 여행지, 칠색교리, 요탕 생태포도원, 교리 경제임과 채재원, 형산죽해 등을 들 수 있다. 대표적인 수공예품으로는 천으로 만든 신과 도자기, 죽공예품 등이 있다. 대표적인 축제로는 매년 3월 마지막 일요일에 열리는 금꽃 관광절과 9월 22일부터 10월 22일까지 열리는 대지예술제가 유명하다. 대표적인 식품은 삭힌 두부・생두부・튀긴 두부 등 콩 제품, 해바라기씨, 초계란, 향오리 등이 있고, 요리로는 닭고기로 만든 탕, 연근볶음과 연근줄기볶음, 항아리에 절인 야채 등이 있다. 다도 체험도 추천할 만하다.

유채꽃밭.
이 고장의 주 수입원은 생태농업과 생태관광이다. 30여 헥타르의 대나무 숲, 40여 헥타르의 유기농 녹차밭, 50여 헥타르의 과수원 등 대규모 농장이 형성되어 있고, 복숭아꽃촌・살구꽃촌・석류촌・국화촌 등 1년 사계절 꽃이 만발하고 여기저기서 과일 향이 풍긴다. 6월에는 특히 꽃과 나비의 천국이 된다. 나비가 많다는 것은 이곳 농업이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증거다. 이 지역에 들어서면 새소리, 개구리 소리만 가득할 뿐 공장의 기계 소리는 들을 수 없다. 공업화가 전혀 진행되지 않아 중국에서 보면 뒤처진 곳이지만, 이제는 녹색체험을 할 수 있는 보물 같은 곳으로 여겨진다.


가오천은 9세기 통일신라의 석학 최치원과 관련된 유적이 남아 있어 우리에게는 더욱 뜻깊은 곳이다. 최치원은 12세에 당나라에 유학하여 18세에 진사에 급제하고, 현위(군수) 직책으로 가오천에서 파견 근무하다가 28세에 귀국했다. <최치원과 쌍녀분(雙女墳) 이야기>는 최치원이 가오천에서 겪은 일을 바탕으로 쓴 이야기로, 고려시대 설화집 《신라수이전(新羅殊異傳)》 등에 전해진다. 최치원은 지역 순방 중 부모님이 맺어준 혼인에 불만을 품고 자살한 두 여인이 묻혀 있는 야산의 무덤을 찾아냈다. 최치원은 그들을 위로하는 시(詩)를 지었고, 이에 감동한 혼령들이 최치원이 묵고 있는 객사를 찾아와 회포를 풀었다는 이야기다.
  • 2011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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