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슬로시티 기행] 오래된 시간을 간직하고 있는 중세도시 스페인 팔스(Pals)

팔스를 내려다보는 종탑과 시계탑.
스페인은 그리스인, 페니키아인(레바논), 서고트족(게르만민족), 로마기독교인, 사라센인, 유태인, 북부아프리카 원주민, 781년간 스페인을 지배한 이슬람인까지 여러 민족과 문화가 뒤섞여 살았던 다문화 공존 국가다. 스페인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되도록 오래 머물고 싶게 하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어 스페인 재정 수입의 18%가 관광 수입이다. 전 총통인 프랑코가 “스페인의 독특한 지방색을 보존하라”고 유언했을 정도다. 스페인에는 여섯 곳이 슬로시티 인증을 받았는데, 팔스(Pals)는 그중 다섯 번째로 지정된 중세도시다. 이 소도시는 팔스, 마소스 데 팔스, 플라트하 데 팔스의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인구는 2800명 정도다. 이 도시는 몬트 아스프레라는 야트막한 언덕 정상의 유서 깊은 평원에 위치하고 있다. 여기서 다른 평원을 조망할 수 있는데, 옛날에는 연못과 습지대였던 곳이 물이 말라 쌀 경작지로 바뀌었다. 팔스라는 이름도 팔루스라는 습지대에서 유래하였다. 이 타운에 대해 기록된 가장 오래된 문서는 9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나, 건축양식을 볼 때 더 오랜 역사를 지닌 타운으로 추측된다.

중세풍의 도시 골목길.
마소스 데 팔스는 여기저기 산재한 요새농가로 형성되어 있어 건축계에서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플라트하 데 팔스는 3.5km 길이의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는 해변으로, 각종 해양 스포츠를 즐기기에 이상적인 곳이다. 역사학자 조르디 빌베니에 따르면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기 위해 바로 이 팔스에서 출항했다고 한다. 팔스는 고딕 건물들이 에워싸고 있는데 고딕 양식의 벽을 가진 지구상 도시 중 가장 먼저 복원되어 여러 차례 수상의 행운을 누렸다. 1973년 국가미술상, 1980년 국가미술・관광상, 1986년 카탈란 주 정부가 수여하는 카탈란관광명예메달을 받았다. 팔스의 고딕 양식은 스페인 내전 때 심하게 훼손되었는데 지방의회의 후원으로 30년 동안 복구작업을 진행해 1948년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 지금은 옛 모습이 잘 보존된 명소로 이 지역에서 가장 많은 방문객이 찾는 곳이 됐다.

소나무들 사이의 팔스 해변과 에스타리트 섬과 메데스 섬.
팔스의 고딕 양식 지구의 몇몇 명소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문화센터와 박물관인 카 라 프누나는 15~16세기 요새건물을 복원한 것으로, 해저고고학 박물관, 카탈란 와인과 샴페인 전시 센터이며 회화와 조각 전시장도 겸한다. 성벽 지구의 역사는 12~14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지금은 4개의 탑밖에 남아 있지 않다. 이 탑들의 기반은 직사각형 모양으로 안쪽의 정원(patio)을 마주 보고 있으며 아치형 지붕이나 원통으로 씌워져 있다. 9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긴 역사를 지닌 고성은 15세기 말 전쟁으로 심하게 훼손되었으나 1478년 환Ⅱ세 왕에 의해 성이 해체된 후 그 돌들을 교회로 개축했다가 지금은 개인의 사유저택이 되었다. 웅장한 로마네스크 양식의 오마헤 탑은 11~12세기에 세워졌는데, 자연석 바위를 플랫폼으로 삼고 그 위에 원형 기반을 놓아 세웠다. 높이 15m인 이 탑은 15세기에 파괴된 후 고딕 양식의 종탑으로 건축되었고 탑 주위에 세워진 서고트식 묘지 카레르 마호르는 BC~AD 1000년에 걸쳐 조성된 인상적인 묘지다. 산트 페레 데 팔스 교회는 994년에 이미 존재했던 교회로 10~12세기의 로마네스크 양식, 15세기의 고딕 양식, 17세기의 바로크 양식 등 다양한 건축양식이 덧붙여진 건축양식의 집합체가 됐다. 시장 건물과 광장이었던 플라카 마호르에서는 고딕 양식의 아치를 만날 수 있다.

팔스의 소나무 그늘에서 골프 스윙을 즐길 수 있다.
팔스는 카탈란 지방에 속한다. 이 지방은 현대미술의 대가 피카소, 독창적인 건축가 가우디 같은 걸출한 예술인을 배출한 곳이고, 스페인어보다 이 지방 언어인 카탈란어를 우선적으로 쓴다. 팔스는 바다, 산악과 도시 등 다양한 풍경을 즐길 수 있는데, 코스타 브라바 해안의 길이는 3.5km로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를 만끽할 수 있다. 이곳의 태양(sol)은 영롱하고 신비롭다. 연중 200여 일이 밝고 화창한데, 이곳의 태양은 품질이 다른 것 같다. 태양빛이 스러진 밤 역시 아름다워 밤공기는 포근하고 달콤하며 느긋한 느낌을 준다.

이곳에 가면 놀거리가 많아 지루할 시간이 없다. 1년 4계절 내내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고, 18홀의 2개 골프장, 사구(danes)에서 걷기, 논에서 사이클링, 하이킹 등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이상적인 장소다. 팔스의 올드 타운과 타운을 에워싼 언덕의 멋진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3시간 소풍 코스는 일품이다. 수많은 해변의 소로까지 합하면 총 길이가 350km에 이를 정도다. 자전거 길이는 250km. 이곳은 유럽에 흔히 있는 밭 대신 벼를 재배하는 논이 많은데, 소나무와 무화과 숲, 해안의 사구와 밭 등 다양한 풍경을 만끽하면서 달리는 1시간 30분 코스의 자전거 길은 압권이다. 지중해의 5대 식품은 올리브・오렌지・무화과・레몬・아몬드인데 스페인은 세계 최고의 올리브유를 생산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세계 미식의 고향을 찾는 방문자라면 파에야와 가스파초, 발효식품인 하몬과 맥주 카나스, 레드 와인 비노 틴토를 맛보아야 하는데 이곳의 음식은 좀 짜고 양이 많다. 어쨌거나 그들은 자부심으로 지중해 식단을 지켜가고 있다.
  • 2010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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