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볼 만한 세계의 음악 페스티벌

세계는 여름맞이 페스티벌 중…

글・사진제공 : 김경진 국제 다원예술 기획자
브레겐저 페스티벌의 ‘아이다’ 리허설.
한낮의 뜨거운 열기가 사그라지고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한여름밤, 공원에 앉아 음악이나 연극을 즐기는 것은 여름철 로망 중 하나다. 여름이면 세계 곳곳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야외 페스티벌이 펼쳐진다. 올여름, 해외 출장이나 여행 계획이 잡혀 있다면 그곳에서 열리는 페스티벌 일정을 여정에 넣어두는 게 어떨까. 여행지에서의 특별한 경험은 우리의 감성을 더욱 생생하게 할 테니까.


뉴욕 센트럴파크 서머 페스티벌
www.centralpark.com

센트럴파크 페스티벌.
고층빌딩이 빽빽이 들어서 있는 뉴욕에서 센트럴파크는 도시의 허파와 같은 기능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휴식과 여유를 선사한다. 센트럴파크는 여름이면 더욱 특별한 프로그램들로 뉴요커들에게 낭만을 선사하는데, 그들 틈에 끼여 ‘특별한 여름’을 즐기는 것은 어떨까.

야외에서 무료로 열리는 클래식 음악 공연은 센트럴파크의 105년 전통. 2010년 시즌은 6월 22일 오후 7시 30분, 관중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 실험적인 음악단체 ‘나이츠(knights)’가 연다. 멘델스존의 ‘한여름밤의 꿈’, 슈베르트 ‘미완성 교향곡’ 등을 연주할 예정.

7월 6일에는 ‘주피터 심포니 체임버 플레이어스’가 바흐와 멘델스존의 곡을 연주하고, 7월 20일에는 ‘타임포스리(Time for Three)’가 바흐에서 비틀스까지 다양한 음악으로 관객을 즐겁게 한다. 8월 3일에는 다시 ‘나이츠’가 로시니, 베토벤, 쇼스타코비치, 드뷔시, 하이든의 곡을 연주한다.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의 연주도 센트럴파크의 잔디밭에서 무료로 즐길 수 있다. 7월 13일(오후 8~11시)에는 뉴욕 필하모닉과 상하이 심포니 콘서트의 합동 무대. 차이코프스키의 폴로네이즈,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와 거슈인의 ‘랩소디 인 블루’, 라벨 ‘볼레로’ 등을 연주한다. 7월 14일(오후 8~11시)에는 뉴욕 필하모닉의 연주로 프로코피예프의 ‘로미오와 줄리엣’ 등을 즐길 수 있다. 음악회가 끝난 다음에는 불꽃놀이가 이어져 여름밤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다. 반바지를 입은 친구들과 나란히 누워 음악을 감상하는, 그야말로 자유로운 형식의 콘서트다.


다양한 음악과 춤, 퍼포먼스를 공연하는 <서머 스테이지>도 센트럴파크의 대표적인 프로그램. 올해는 이 이벤트가 시작된 지 25주년 되는 해라 더욱 성대하게 준비하는 중이다. ‘살사의 롤링 스톤스’로 불리는 쿠바 밴드 로스 반 반, 힙합과 네오 솔 아티스트인 길 스콧 헤론, 자메이카의 레게 뮤지션인 지미 클립, 아프리카의 뮤지션 바바 말, 앨빈 에일리 아메리칸 댄스 시어터, 컨템포러리 발레 등 다양한 문화권의 다양한 공연들이 준비되어 있다. 아침 일찍 센트럴파크를 찾는 ‘얼리 버드’들을 위한 깜짝 선물도 있다. <굿모닝 아메리카>라는 이름으로 무료 서머 콘서트 시리즈가 열리는 것. 5월 21일부터 8월 27일까지 매주 금요일 오전 7~9시에 열리는데, 관람객은 공원이 문을 여는 오전 6시에 도착해야 한다.

노라 존스와 사라 맥라클란(7월 11일), 앨리샤 키스(7월 25일), 블랙 아이드 피스(7월 30일) 등 유명 뮤지션들의 공연을 이른 아침,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기회다.

<셰익스피어 인 더 파크> 역시 유서 깊은 센트럴파크의 여름 이벤트로, 매년 돌아가면서 셰익스피어의 연극을 공연한다. 6월 9일부터 8월 1일까지 열리는 이번 시즌에 오를 공연은 <겨울 이야기>와 <베니스의 상인>이다.

센트럴파크 콘서트에 갈 때는 약간의 먹을거리와 음료, 와인을 챙겨 가는 게 좋다. 밤이면 깜깜해서 옆 사람 얼굴도 보기 어려우므로 곁에 켜놓을 초도 준비하자. 밤이면 쌀쌀해질 기온에 대비해 스웨터나 가벼운 재킷도 준비하고, 잔디밭에 깔 피크닉 담요, 벌레 퇴치용 스프레이도 필요하다. 오페라 글라스나 망원경도 공연 관람하는 데 요긴하다. 공연 스케줄은 센트럴파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
www.arena.it

베로나 페스티벌.
오페라의 고장 이탈리아, 게다가 고대 로마의 원형극장 중 가장 잘 보존된 2000여 년 역사의 베로나 야외 원형극장에서 하늘의 별과 달을 이고 오페라를 감상하는 것은 어떨까. 그동안 오페라에 무심했던 사람조차 이 특별한 경험은 오페라에 푹 빠지게 하기에 충분하다. 2010년으로 88회를 맞는 <2010 베로나 오페라 페스티벌>은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감독 프랑코 제프렐리를 기념하는 무대. 프랑코 제프렐리가 디자인한 스텍터클한 무대에서 스펙터클한 오페라 <아이다>와 <투란도트> <카르멘> <나비부인> <일트로바토레>가 돌아가면서 오른다. 오페라 세 가지를 선택해 할인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패키지 티켓도 있다. 6월 18일부터 8월 29일까지 열리는 페스티벌로, 온라인으로 미리 공연 스케줄과 출연 가수를 확인하고 예매할 수 있다. 베로나는 오페라가 아니라도 이탈리아 여행 중 꼭 들를 만한 장소. 셰익스피어 작품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이자 유네스코 문화유적지로 지정된 도시답게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탁월한 건축물들로 가득한 도시의 미로 같은 길을 돌아다니거나 가르다 호수 투어를 하는 것도 오페라 외에 얻는 소득이 될 것이다.


이탈리아에서 또 다른 야외무대를 경험하고 싶다면 로마의 카라칼라 야외극장(고대 로마 목욕탕 유적지이자 야외극장으로, 3테너 콘서트가 열렸던 곳)에서 열리는 로마 오페라 페스티벌(en.operaroma.it)이나 오페라 작곡가 푸치니가 태어난 토레 델 라고에서 열리는 푸치니 페스티벌(www.puccinifestival.it)을 추천한다. 로마 오페라 페스티벌은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7월 15일~8월 5일)와 <리골레토>(7월 28일~8월 8일)를 공연하고, 푸치니 페스티벌에서는 푸치니의 대표적인 오페라 <토스카>(7월 24일, 30일, 8월 8일, 13일 9시 15분부터), <투란도트> (7월 31일, 8월 6일, 12일, 20일), <서부의 아가씨> (7월 16일, 23일, 8월 7일)를 무대에 올린다. 호수 곁에 있는 3200석의 야외무대에서 깊어가는 밤을 오페라와 함께할 수 있는 기회다.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
www.montreuxjazz.com

몽트뢰 페스티벌.
알프스의 끝자락, 제네바 호수의 북동쪽에 위치한 몽트뢰에서 열리는 페스티벌. 1967년 시작돼 해를 거듭하면서 스위스뿐 아니라 전 세계 뮤직 팬들을 매혹하고 있는 페스티벌로 마일스 데이비스부터 레이 찰스, 데이비드 보이, 프린스까지 재즈를 넘어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음악 페스티벌이다. 7월 2일부터 17일까지 이어지는 페스티벌 기간 동안 노라 존스, 바네사 파라디스 등이 무대를 갖는데, 인기 공연은 일찍 매진되므로 서둘러야 한다. 그러나 티켓 없이 가도 카페와 클럽, 공원 등 곳곳에서 무료 공연이 펼쳐지므로 페스티벌 분위기를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스위스의 제네바 공항이나 취리히 공항에서 기차를 타고 몽트뢰까지 가는 여정도 쏠쏠한 재미. 제네바에서는 70분, 취리히에서는 2시간 30분 걸리는 기차 여행을 하는 동안 달력에서만 보던 스위스의 그림 같은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몽트뢰에 도착한 후에는 아름다운 호숫가를 산책하다 이 도시에서 오래 살았던 그룹 퀸의 프레디 머큐리 동상과 우연히 마주치거나 노을 질 무렵 호숫가 카페에서 가벼운 화이트 와인 한 잔을 즐기며 공연 전 여유를 만끽할 수도 있다. 내친김에 스위스 리비에라 라인 기차를 타고 스위스 호수의 매력에 흠뻑 매료되는 것은 어떨까. 유럽의 재즈 페스티벌 중에서는 매년 4월경 열리는 미국 뉴올리언스 페스티벌의 이탈리아 버전 격인 움브리아 재즈 페스티벌(www.umbriajazz.com)도 주목할 만하다. 7월 9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데, 무료 야외공연도 함께 진행된다.



엑상 프로방스 페스티벌
www.festival-aix.com

엑상 프로방스 페스티벌.
세잔, 고흐, 피카소 같은 화가들에게 ‘빛의 성지’로 여겨져온 프로방스 지방의 엑상 프로방스는 흔히 ‘엑스’라는 이름으로 통용되는데, 파리에서 TGV로 세 시간 거리로 남부 프랑스에 자리 잡고 있다. 6월 4일부터 7월 21일까지 열리는 이 페스티벌의 공식 프로그램은 대부분 야외에서 진행되는데, 바로크-고전-현대를 모두 아우르는 세련된 무대의 오페라 공연, 콘서트, 댄스 등이 이어진다. 8~18세 학생이 성인과 동반할 때 무료 티켓을 주는 오페라 공연, 28세 이하면 누구든 무료로 관람할 수 있는 유럽 음악 아카데미 콘서트 패스 등 젊은 층이 부담 없이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배려한 프로그램이 많다. 시각장애인도 헤드셋을 통해 오페라 무대 세팅에 관한 설명을 들으며 오페라를 즐길 수 있는 등 문화 선진국으로서의 면모를 아낌없이 보여준다. 도시의 구석구석에서 풍겨오는 라벤더 향기를 맡으며 노상 시장에 진열된 신선하고 진귀한 과일, 야채, 허브잼 등을 둘러보다 거리 곳곳에서 벌어지는 즉흥 콘서트나 마임을 만나면 잠시 걸음을 늦춰보자. 공연 전 산들거리는 바람을 맞으며 물보다 저렴한 로제 와인으로 잠시 여유를 즐기는 등 오감을 골고루 만족시키는 기회가 될 것이다.



페즈 세계 종교음악 페스티벌
www.fesfestival.com

모로코 페즈 페스티벌.
모로코는 우리에게 <카사블랑카>라는 고전영화로 인상 깊은 나라다. 유네스코 문화 유적지인 페즈는 모로코에서 카사블랑카만큼이나 매혹적인 도시다. 모로코의 페즈에서 열리는 세계 종교음악 페스티벌은 아름다운 건축을 무대로 전 세계의 이국적인 정서를 음악이나 무용으로 즐길 수 있는 기회다. 올해는 6월 4~12일에 펼쳐지는데, 우리나라 사물놀이 팀인 ‘한울림’, 캄보디아 전통 무용 팀, 이슬람의 술피 문화를 대표하는 음악과 무용 앙상블 팀이 공연하는 것을 봐도 경건하고 의례적인 종교음악 페스티벌이라기보다는 세계의 다양한 민속음악과 공연을 즐길 수 있는 향연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든 공연은 야외에서 진행되는데, 아침과 점심, 저녁 공연 중간중간에 잠시 현지인이 즐겨 찾는 카페에 가보자. 여성이라면 일부러 남자들과 나란히 1층에 앉아 (보통 여자들은 2층에 따로 앉는다) 민트차를 즐기거나, 낙타 50마리에 팔아넘기겠다는 길거리 소년들의 농담을 뒤로하고 거리 구석구석을 산책하면서 현지 분위기를 즐겨보자.



브레겐저 페스티벌
www.bregenzerfestspiele.com

브레겐저 페스티벌.
요즘 급부상 중인 공연예술 페스티벌. 호수 위에 떠 있는 무대에서 번스타인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같은 인기 뮤지컬이나 푸치니의 <토스카> 같은 유명 오페라들이 펼쳐진다. 독특한 야외무대 세트와 함께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엣지’ 있게 펼쳐지는 공연이 아닐까 한다. 공연 중간중간 배와 플랫폼 같은 거대한 무대세트가 물속에서 불쑥 올라와 7000석을 메운 관객들을 놀라게 하면서 진귀한 경험을 선사한다. 7월 21일부터 8월 22일까지.


한국의 서머 페스티벌


올여름, 해외로 나갈 계획이 없다면? 한국에서도 여름밤의 페스티벌을 즐길 수 있다. 2004년부터 시작된 대관령국제음악제(www.gmmfs.com)는 ‘Create& Recreat’를 주제로 7월 23일에 개막, 8월 13일까지 계속된다. 강효 줄리어드 음악원 교수가 예술감독을 맡아 알펜시아 리조트 내 대관령 뮤직파크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 세계 유명 음악가 60여 명을 초청해 20여 회의 연주를 무대에 올리면서 160여 명의 음악학생들이 참가하는 음악학교도 함께 열린다. 록 음악 애호가라면 펜타포트록페스티벌(www.pentaportrock.com, 7월 23~25일, 인천시 서구 백석동 드림파크), 지산밸리록페스티벌(www.valleyrockfestival.com, 7월 30일~8월 1일, 지산포레스트리조트), 부산국제록페스티벌(www.rockfestival.co.kr, 8월 6~8일, 부산 다대포 해수욕장) 등에서 국내외 록 뮤지션들의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www.jimff.org, 8월 12~17일)의 ‘원 서머 나잇’도 여름밤을 특별하게 즐길 수 있는 기회. 오후 8시부터 청풍호반에서 영화를 감상한 후 곧바로 뮤지션 공연이 이어진다.
  • 2010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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