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맘협회 설립자 킴벌리 핑크슨

환경파괴로 망가지는 지구를 엄마들의 힘으로 구하자

에코맘연대(Eco-mom alliance) 설립자이자 회장인 킴벌리 핑크슨(미국, 38)씨는 현재 전 세계에 불고 있는‘에코맘Eco-mom’ 열풍을 일으킨 주역이다. 미국 뉴욕에서 인도의 뭄바이까지 전 세계 곳곳에서 여성들의 관심과 지지를 받는 그가 지난 10월에 열린 ‘세계여성포럼’의 연사로 초청되어 한국에 왔다. 그가 이끄는 ‘에코맘’은 환경문제에 대한 주부들의 인식을 한 단계 높여 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럼 주제로 발표한 ‘21세기 생존 키워드:다양성과 지속가능성’이라는 주제는‘에코맘연대’가 추구하는 철학이기도 하다.
2006년 12월 시작된 에코맘 조직은 현재 미국의 캘리포니아에 본부를 두고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베이 외곽과 인도, 아프리카, 아일랜드, 잉글랜드까지 뻗쳐 있다. 사회사업가, 연설가, 지속가능성 분야 컨설턴트로 활동 중인 그의 이름 앞에는 ‘영감의 원천’이라는 호칭이 따라붙는다. 전 세계 여성들에게 ‘지속가능한 미래 환경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 주었다는 것. 그러나 그는 오히려 에코맘을 통해 만난 전 세계인들에게서 매일 영감을 받으며 살고 있다고 말한다.

“에코맘 연대활동은 전 세계 곳곳에서 여성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에코맘의 철학을 몸소 실천하는 여성들이 우리의 노력에 따라 지속가능한 미래 환경을 만들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며 세계 여성들에게 영감을 주고 있지요. 누군가 ‘아이에게 단 하나의 선물을 준다면 무엇을 주고 싶은가?’라고 묻는다면 저는 바로 ‘자기효용성’이라고 말하겠습니다. 우리 힘으로 뭔가 할 수 있다는 믿음 말입니다.”

미국에서 에코맘은‘일상생활과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주부들’을 뜻한다. ‘그린맘(GreenMom)’이 다양한 사업을 벌이며 지구 온난화 현상이나 환경문제에 대처하는 데 집중하는 반면, ‘에코맘’은 환경 교육을 통해 주부들과 사회의 인식을 바꾸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나간다. 작은 것부터 실천하자는 게 에코맘의 모토. 첫 번째로 내놓은 방안은 일상의 가정생활을 환경친화적으로 바꾸는 일이다.

“에코맘의 교육철학은 엄마가 행동역할 모델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쇼핑이나 운전, 재활용, 에너지 절약에서 친환경적인 면모를 하나하나 보여주자는 것이지요. 이를 위해 교육 자료집도 발간하고 있어요. 올해는 크리스마스 때 ‘beyond the bag’이라는 캠페인을 전개할 예정입니다. 쇼핑을 소비로만 보지 말고, 쇼핑백에 무엇을 담을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자는 데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이 밖에도 에코맘이 실천할 여러 가지 방안들이 웹사이트에 올라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자동차 운행을 줄이자는 것도 있지요.”

환경보호 웹사이트 만들기, 지역 모임을 조직해 쓰레기 줄이기, 쓰레기 없는 도시락 만들기, 차가운 물과 생물분해 세제를 이용해 세탁하기, 절약형 형광전구 이용하기, 자동차 공회전하지 않기, 장난감이나 입던 옷 나눠 쓰기, 현지에서 나는 식품 먹기 등 일상생활 중에 실천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 그는 어떻게 에코맘을 조직했을까?

“어느 날 산에 올라가 명상을 하고 기도하고 있을 때였어요. 마음속에‘에코맘’이라는 말이 떠오르는데, 마치 신이 준 이름처럼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아메리카 원주민인 아버지로부터 자연친화 사상 물려받아

환경에 대한 그의 관심은 어릴 때부터 시작됐다. 그의 아버지는 아메리카 원주민인 인디언. 그들은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직감을 가지고 모든 대륙은 연결되어 있다고 믿고 있었다. 캘리포니아의 산과 강을 만끽하며 보낸 유년 시절과 아버지 가계의 영향으로 그는 자연스럽게 자연과 환경에 대해 애착을 가지게 되었다 한다.

“전 세계로 강연을 다니면서 남아메리카 원주민 등 각 나라의 원주민들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들은 자연의 소리를 알아듣는 귀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동남아에 쓰나미가 밀어닥쳤을 때도 정작 토착 원주민은 많이 죽지 않았다고 해요. 물고기의 움직임을 보고 쓰나미가 올지 알았던 거지요.”

환경문제에 전문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마린환경포럼(Environmental Forum of Marine)을 졸업한 그는 우선 지역 주민들과 함께 에코맘협회를 만든 후 이를 전 세계로 확산했다. 그는 여덟 살 된 아들을 키우는 싱글 맘. 그 역시 다른 주부들처럼 가정생활과 일 사이 균형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에코맘협회를 출범시킬 때는 기금 마련이 가장 큰 과제였다. 그러나 신념과 열정을 가지고 주변 친구들부터 설득하기 시작했고, 웹사이트를 구축해 조직적으로 에코맘을 알렸다.

“가까운 친구들이 먼저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제게 신뢰와 용기를 불어넣어 주었지요.”

그는 에코맘 활동을 시작하면서 먼저 웹사이트와 육아잡지에 글을 기고하기 시작했다. 이 중 <크레이들(The Cradle)>에 연재한 ‘에코맘에게 물어보세요(Ask EcoMom)’라는 칼럼이 인기를 모았고, Today Show, 20/20, ABC저녁뉴스, CBS저녁뉴스와 각 지역방송에 출연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열린 ‘세계여성포럼’에서 강연하는 킴벌리 핑크슨.
“‘에코맘에게 물어보세요’라는 코너에서는 유기농 식품에 대한 질문이 가장 많아요. 많은 사람들이 유기농 식품을 사고 싶지만,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어렵다고 합니다. 돈이 문제인 거지요. 그러나 건강을 해쳐서 생길 문제를 생각하면 지금 유기농 식품을 먹는 게 비싼 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 외에도 에너지나 미용 등 우리 소비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환경문제에 대한 질문이 많습니다. 각자 난방을 조금씩 줄일 때 얼마나 절약할 수 있고, 얼마나 환경에 도움이 되는지 구체적인 수치도 제시합니다.”

전문적인 내용을 물으면 ‘에코맘전문가이사회’에 자문을 구해 대답해 주기도 한다. 그에게 서울에 와서 가장 인상적인 게 무엇이었느냐고 물었더니 도심에 자리 잡은 사찰 봉은사와 세계여성포럼이 진행된 워커힐 호텔을 감싸고 있는 아차산이었다고 한다. 거기에서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면서.

“예전에는 모두들 미국인처럼 생활하는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던 시절이 있었지요. 하지만 이제 세계는 미국의 라이프스타일이 진정한 아메리칸 드림이라고 믿지 않습니다. 이제는 미국식 라이프스타일을 바꾸어야 할 때라고 말하고 싶어요. 지구환경을 이렇게 만든 데 분명 큰 책임이 있기 때문이지요. 이제 와서 예전의 자연 상태로 돌리자는 것이니 아이러니라 할 수 있습니다.”

그는 노력과 인내, 믿음을 갖고 실천한다면 무엇이든 가능하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세계의 엄마들이 자신이 롤모델이 될 수 있다고 믿어야 합니다. 여성은 일상생활을 변혁하며 꿈꾸는 것을 이룰 힘이 있어요. 저는 세계를 다니며 많은 여성들, 여성단체를 접하는데 그들이 글로벌 네트워킹을 형성해 정보를 공유하며 세계를 바꾸어 갈 수 있다고 믿어요.”

각자 다른 지역에 살고 있지만 인터넷으로 매일매일 만나는 에코맘들이 어느새 세상을 바꾸어 가고 있다. 세계여성포럼 후 그는 토론토와 로스앤젤레스 등지에서 열리는 컨퍼런스에 잇따라 참가할 예정이라고 한다. 세상의 엄마들이 변하면 환경파괴로 망가져 가는 지구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에코맘의 멤버들은 그렇게 믿고 있다. 핑크슨 그의 목소리 역시 확신에 차 있었다.

사진 : 문지민
  • 2008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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