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프로듀서 리처드 마일스와 영어 음반 낸 곽유니

세계인이 즐겨 부르는 팝송 만들 거예요

유니가 만든 멜로디를 피아노로 들려주면 리처드가 가사를 붙였다. 그렇게 함께 음악을 만들다 보면 새벽 4시를 훌쩍 넘기기 일쑤였다. 너무 마음이 잘 통해 “우리는 정말 인연”이라고 감탄하다 “문화적 배경이 다른 우리가 만난 사건에 대해 써보자”고 해서 만든 곡이 ‘east-west’. 자기 자신에게 진실한 삶을 살자는 의미에서 쓴 노래인 ‘True To You’가 앨범 제목이 됐다. 두려움 없이 꿈을 좇아 사는 유니의 삶을 보여주는 노래다.
리라초등학교, 예원중학교, 서울예고, 연세대 기악과. 어릴 적부터 피아노를 쳤던 그녀는 우리나라에서 피아노를 전공하는 학생들이 가는 정통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그런데 가슴 한쪽에는 다른 꿈이 있었다. 비틀스나 엘튼 존처럼 전 세계 사람들이 즐겨 듣는 노래를 만들어 부르고 싶다는. 아시아의 한 나라에 살면서, 외국생활 경험도 없는 그에게는 조금 먼 꿈같이 보였다.

그런데 지금, 그는 그 꿈의 계단을 하나씩 밟아 올라가고 있다. 곽유니, 올봄 그는 영국에 머무르면서 세계적인 프로듀서 리처드 나일스와 함께 작업, 앨범 제작을 마쳤다. 리처드 나일스는 팝과 재즈, 클래식 장르를 오가며 폴 매카트니, 레이 찰스, 팻 매스니, 플라시도 도밍고 등 세계적인 음악가들과 작업을 해온 프로듀서. 노르웨이 출신인 실리예 네가드를 발탁, 영어음반을 내게 해 세계적인 재즈 싱어로 키운 것으로도 유명하다. 무명 음악가와 작업을 하기는 실리예 네가드 이후 곽유니가 처음이라고.

“그런 프로듀서랑 작업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하곤 했어요. 그런데 상상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외동딸인 그에게 어릴 적부터 음악은 친구이자 놀이였다. 피아노를 치거나 플루트를 연주하고, 비틀스나 퀸 같은 팝송을 들었다. 팝송을 좋아하는 엄마 덕에 집에 팝송 음반이 많았다. 영어 가사를 모르던 때도 팝송의 멜로디가 귀에 딱 꽂혔다. ‘먼 나라 사람이 만든 노래가 왜 내 귀에 꽂힐까?’ 신기했다. 그 노래를 편곡해서 피아노로 쳐보기도 했다. ‘전 세계 사람들이 즐기는 노래를 만드는 것은 정말 멋있는 일 같다’라고 생각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피아노를 치며 노래를 만들곤 했다. 그러나 그것은 막연한 꿈일 뿐, 그는 학교에서 클래식 피아니스트가 되기 위한 길을 밟았다.

대학 2학년 때 묻혀 있던 꿈을 향한 길이 열렸다. 2001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자신이 작사, 작곡한 노래로 대상 없는 금상을 받은 것. 버스를 타고 가다 대회를 알리는 현수막을 우연히 보고 참가한 대회였다. ‘사랑하는 사람이 내 마음을 왜 몰라 주지?’라는 안타까운 심정을 담아 노래했는데, 사람들이 “그 사람이 누구냐?”고 물어왔다. 진심을 담아 노래하면 사람들에게서 반응이 오면서 교감할 수 있다는 게 좋았다. 그 후 가수 최성수, 고유진, 한성민 등에게 곡을 만들어 줬고, 그가 만든 노래가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에서 테마음악으로 쓰이기도 했다. 2006년에는 첫 앨범 〈愛〉를 발표했다. 자신이 만든 노래를 직접 부르는 싱어 송 라이터가 된 것이다.

영국에서 리처드 나일스와 작업할 때.

열정과 도전정신이 있다면 꿈꾸지 못할 일이 없지요

그가 꿈꾸는 무대는 그러나 한국이 아닌 세계였다. 인터넷의 송 라이팅 사이트에서 외국 친구들을 사귀며 정보도 얻고 고민도 나누었다. 그가 만든 노래를 세계인이 즐기려면 영어로 가사를 써야 했다. 외국 친구에게 영어가사를 써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외국인이 내 노래를 듣고 팝송같이 느낄까? 내 노래가 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을까?’ 궁금했다. 그런 의구심 속에서 외국대회에 참가했다. 2004년 11월에는 미국의 음악전문채널 VH-1이 주최하는 ‘Song of The Year’에서 어덜트 컨템퍼러리 부문에서 2등을 했고, 2005년 8월에는 영국의 ‘UK Song Writing Contest’에서 재즈겫疵營틒팝 부문 작곡상을 받았다. 인터넷은 그가 외국의 음악가 친구들과 만나는 통로가 됐다. 그래미상 수상자인 재즈 피아니스트 밥 제임스도 인터넷을 통해 만났다. 그에게 자신의 연주 동영상을 보여줬더니 한국에 올 때 같이 연주하자고 했다. 두 사람은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밥 제임스의 곡 ‘four hands’를 함께 연주했다.

“연주회 전날 4시간 동안 연습할 때 제 고민을 털어놓고 하소연을 했지요. 한국에서는 싱어송 라이터가 활동할 수 있는 무대가 거의 없다고요. 그랬더니 그가 리처드 나일스 같은 프로듀서와 작업하면 어떻겠느냐고 하면서 그의 이메일 주소를 가르쳐 주더군요. 꿈같은 이야기였죠.”

자신의 노래가 담긴 동영상을 이메일로 리처드 마일스에게 보냈다. 얼마 후 리처드 마일스로부터 긴 메일이 왔다. 그의 장단점을 분석하면서 세계시장에 어떻게 공략해야 할지 전략까지 담겨 있었다. “너에겐 국제적으로 통하는 멜로디를 쓸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는 칭찬도 들어 있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세계시장에 내놓을 노래를 함께 만들기 시작했다.

“이메일로는 긴밀한 대화를 나눌 수 없어 스카이프로 화상통화를 하자고 했지요. 스카이프 프로그램을 어떻게 다운로드받는지부터 가르쳐드려야 했어요.”

런던은 오후, 서울은 밤 12시. 두 사람은 스카이프를 통해 만났다. 유니는 자신의 방 피아노 앞에서, 리처드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타를 든 채였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수다를 떨다가 “야, 그걸 노래로 만들자”고 의기투합하곤 했다. 유니가 만든 멜로디를 피아노로 들려주면 리처드가 가사를 붙였다. 그렇게 함께 음악을 만들다 보면 새벽 4시를 훌쩍 넘기기 일쑤였다. 너무 마음이 잘 통해 “우리는 정말 인연”이라고 감탄하다 “문화적 배경이 다른 우리가 만난 사건에 대해 써보자”고 해서 만든 곡이 ‘east-west’. 자기 자신에게 진실한 삶을 살자는 의미에서 쓴 노래인 ‘True To You’가 앨범 제목이 됐다. 두려움 없이 꿈을 좇아 사는 유니의 삶을 보여주는 노래다.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그는 런던에서 음반 녹음 작업을 했다. 영국 최고의 연주자들이 오르간, 드럼, 트럼펫, 하프, 색소폰 등을 연주하고, 피아노는 유니, 기타는 리처드가 맡았다. ‘True To You’는 현재 CD 판매 사이트인 ‘cdbaby’(http:// cdbaby.com)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팔리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팔기 위해 미국과 유럽의 음반 유통업체들과 접촉 중. 지난 5월 14일에는 미국 LA의 한국문화원에서 미국의 음악관계자들을 초청해 쇼 케이스를 열었다. 앞으로 미국과 유럽 각국에서 콘서트를 열고 음반을 알릴 계획이다. 지금은 다른 작업으로 바쁘다는 유니를 서울 대치동 마리아칼라스홀에서 만났다.

한국에 사는 그가 인터넷을 통해 만난 음악친구들을 통해 세계로 나간 과정은 요즘 젊은 세대들의 도전정신을 보여주는 듯했다. 그에게 그들과의 의사소통에 필요한 영어는 어떻게 익혔는지 물었다.

“어렸을 때부터 팝송을 따라 부르면서 영어 발음을 익혔어요. 팝송은 가사전달을 위해 비교적 정확하게 발음하니까요. 영어를 특별히 잘하는 것은 아니에요. 영국에서 리처드 나일스와 작업할 때도 관사를 잘못 말할 때마다 벌금을 내라며 놀림을 받았거든요. 중요한 것은 영어 실력이 아니라 얼마나 간절히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그들과 이야기하기 위해 할 말을 미리 써놓고 말하는 연습을 하기도 했지요.”

영어 실력보다 열정과 도전정신이 세계에서 통하더라는 이야기다. 그는 세계인이 공감하고, 위안을 받는 음악을 계속하고 싶다고 말한다.

사진 : 김선아
장소협찬 : 마리아칼라스홀
  • 2008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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