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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의 세계

수채화 타투와 반려동물 타투에서 독보적

감성적 타투이스트 이혜진

타투가 퇴폐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패션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 TV 속 연예인뿐만 아니라 주위에서도 흔히 어깨나 팔뚝, 발목에 타투를 새긴 이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패션 아이템으로 타투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며 타투이스트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수채화 타투와 반려동물 타투라는 독보적 스타일로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타투이스트 이혜진 씨를 만났다.
이혜진 씨는 수채화 타투를 통해 타투이스트로서 이름을 알렸다. 그는 특유의 입체감과 화려함이 가미된 한 폭의 수채화 작품을 사람의 몸에 새긴다.

“수채화 타투는 철저하게 고객의 요구에 맞춰요. 의뢰받은 디자인과 관련한 자료를 찾고, 이미지를 조합해 직접 드로잉도 하고 색감도 칠하죠. 완성된 작품은 고객에게 보내서 확인해요. 저는 작업에 들어가기 전 고객과 구체적인 대화를 많이 나눕니다. 두루뭉술한 디자인만 받고 작업을 하면 원하는 디자인이 안 나올 수도 있어서죠.”

그는 반려동물 타투이스트로도 유명하다. 반려동물 타투는 실물 사진을 모사(模寫·사물을형체 그대로 그림)해 작업한다. 반려동물 천만 시대라는 요즘의 세태를 반영하듯 그를 찾는 고객 중 절반 이상이 반려동물 타투를 요청한다고 한다.


“처음에는 제가 그린 디자인 도안으로 동물을 그렸어요. 그런데 도안을 본 고객이 자신의 강아지가 아닌 거 같다고 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나중에야 알게 된 건데 내가 직접 키우지 않는 이상 강아지의 형태를 구별할 수 없었던 거예요. 얘가 얘 같고 쟤가 얘 같고… 단순하게 작업하다 보면 다 비슷해 보이는 거예요. 제가 제일 잘하는 게 모사거든요. 그래서 고객에게 반려동물이 잘 나온 사진을 준비해오라 하고 사진을 그대로 따라 그려줬죠. 완전 똑같이 그려줬어요. 고객이 만족스러워했죠. 모사는 정말 제가 봐도 잘하는 것 같아요.”

타투의 가격은 작업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보통은 글씨 넣는 작업에 5만 원, 작은 사이즈는 3만 원대부터 시작하는데, 최근에는 외국처럼 시급으로 가격을 정하는 아티스트들도 늘고 있다고 한다. 그 또한 시급으로 타투 가격을 책정한다.

“작업 시간에 따라 돈을 받아요. 견적을 낼 때 어느 정도 소요될 것 같다 예상하고 시간으로 따지죠. 수채화 타투는 디자인 작업이 추가로 들어가 예약금을 따로 받아서 진행합니다. 디자인 도안만 받고 타투를 안 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럴 때를 대비해서 보증금 형태로 받는 거죠.”


미술 선생님에서 타투이스트로


이혜진 씨는 타투이스트가 되기 전까지 고등학교에서 미술을 가르치는 교사였다. 미술 선생님과 타투이스트. ‘그림’이란 공통분모를 빼면 너무나도 다른 성격의 두 직업이다. 미술 선생님의 길에 어떻게 들어섰는지 물었다.

“어려서부터 똑같이 따라 그리는 모사를 좋아했어요. 초·중학교 때 상도 많이 탔죠. 당연히 미대를 간다고 생각했어요. 미술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은 잠재적으로 있었고요. 엄마의 꿈이 제가 선생님이 되는 거였어요. 엄마는 제가 어릴 때부터 계속 얘기했죠. ‘엄마는 혜진이가 선생님이 됐으면 좋겠어’라고요. 대학에서 교직 이수를 하고 자연스럽게 미술 선생님이 됐어요.”

20대 중반에 타투는 그에게 우연한 기회에 찾아왔다.

“친구가 타투 일을 함께 해보자고 권했어요. 타투를 새기는 기계를 사서 시작하면 된다고요. 그때 타투이스트란 직업을 알게 됐죠. 평일에는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고 주말이나 방학을 이용해 타투 그리는 일을 배웠어요. 점점 흥미를 느껴 타투에 빠져들었고, 학교 선생님도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타투를 시작했습니다.”

그가 타투를 시작한 곳은 고향 춘천이었다.

“처음 가게를 차렸을 때 사람이 많이 왔어요. 싸이월드나 지역신문 등을 통해 홍보했죠. 그때는 타투 가게를 하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고객들이 많았어요. 춘천에서 활동하니까 강원도 사람들이 다 저한테 오는 거죠. 강릉에서도 오고. 돈도 많이 벌었어요. 그러다 얼마 못 가서 엄마한테 딱 걸렸어요. 작은 도시라 소문이 빨랐던 거죠. ‘혜진이가 타투한다더라’는 소문이 아주머니들 입으로 옮겨지며 ‘누구 집 딸 문신 그린다더라’가 된 거죠. 엄마의 실망과 반대가 컸어요. 그래서 하고 싶은 길을 가기 위해 집을 나왔습니다.”


그는 집을 나와 필리핀과 캐나다로 무작정 떠나 1년 반여를 떠돌다 한국에 돌아왔다.

“돌아와서 다시 기간제 교사로 미술을 가르치는 일을 했어요. 그런데 아무리 봐도 이 길이 제 길은 아닌 것 같았어요. 1년 만에 그만두고 서울로 상경했죠. 그때도 어머니께는 서울로 공부하러 간다고 했어요. 어머니는 제가 타투 일을 배우러 간다는 걸 눈치 채셨지만 모른 척하신 것 같아요. 부모는 자식 자랑이 인생의 낙이라잖아요. 자식이 선생님이라면 남들 앞에서 부모님 어깨도 으쓱 올라가고 했을 텐데… 그게 죄송하죠.”

부모와의 갈등은 9년이나 지나서야 풀렸다.

“한번 날을 잡고 어머니에게 제 SNS에 올라온 타투 사진과 인터뷰 기사, 강연한 걸 보여드렸어요. 그때부터 마음의 문을 여시더라고요. 그래도 제 몸에 타투를 새기는 건 아직도 싫어하세요. 흉물스럽다고. 예전에 제 가게에 모녀가 와서 커플 타투를 하고 갔는데, 그 모습이 부러워 눈물 날 뻔했어요. 난 언제 저래보나 하고요.”


아일랜드에서 접한 해외의 타투문화


영국이나 미국에는 비의료인들에게도 타투이스트 자격증이 주어진다. 그는 좀 더 자유롭게 타투문화를 접하기 위해 잠시 일을 접고 지난해 9월 아일랜드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아일랜드는 한국이랑 시스템이 달라요. 진짜 공장 같죠. 타투 가게가 있으면 매니저가 있고 아티스트를 몇 명 두는 식이죠. 처음 가니 매니저가 물어요. ‘너 일주일에 몇 번 나올거야’라고. 매니저가 작업을 주고 나는 작업하고. 손님이 많으니까 진짜 기계처럼 일했어요. 그곳에서 위생과 관련해 많이 배웠어요. 타투 세팅을 할 때 꼭 살균하죠. 작업 중 장비가 아닌 무언가를 만지면 무조건 살균 작업을 해야 해요. 정해진 패드 위에서만 작업해야 하고요. 철저한 위생 습관을 배웠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드로잉이나 기계 조작법만을 가르치지 위생과 관련해서는 알려주지 않아요. 아일랜드는 민감할 정도로 철저했죠.”

어느덧 타투이스트로 활동한 지 10년 차가 된 그에게 타투이스트로서 이루고 싶은 꿈을 물었다.

“나이 들어서도 타투를 계속하고 싶어요. 중년 넘어서 60까지도 할 수 있겠죠? 손 떨려서 못하나? 그때까지 작업을 열심히 해서 조금 더 유명해졌으면 좋겠고 조금 더 많은 손님을 만났으면 좋겠고 해외에서도 게스트로 초청받아서 작업하고 싶어요. 해외로 나가면 너무 힘들지만 재미있어요. 저 자신을 못살게 굴고 싶나 봐요.”
  • 2017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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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건의 글이 있습니다. 작성일순 | 찬성순 | 반대순
   김경아   ( 2017-11-29 ) 찬성 : 1 반대 : 0
샵이 어디있나요? 예약시 번호도 함께 알고싶어요
   꿍이맘   ( 2017-10-10 ) 찬성 : 6 반대 : 3
저도샵이어딘지궁금해요.예약할려면 전화번호도함께요~
   Dennis   ( 2017-10-09 ) 찬성 : 3 반대 : 3
저도 샵이 어딘지 궁금합니다. 연락처두요~
   지히   ( 2017-10-09 ) 찬성 : 12 반대 : 1
타투이스트 이혜진님의 샵은 어디에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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