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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인물|세계적 투자은행 제치고한국 시장 분석 1위

그는 외국계 투자은행보다 우위를 점하기 위해 획기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모든 리서치 자료를 한글과 영문으로 동시 발간하면서 외국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때까지 리서치 자료는 한글로 발간한 후 1주일 후에야 영어로 번역돼 제공됐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임춘수
삼성증권이 국내에 진출한 세계적 투자은행들을 제치고 한국시장에 대한 능력 평가 중 리서치 부문에서 토종 증권사로는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경제월간지 <아시아 머니>가 2,000여 명의 각국 펀드매니저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한국 시장에 대한 능력 평가에서 삼성증권은 9개 영역 중 전반적인 리서치, 증권 영업겦타흟체결겮?洲?등 7개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 기록의 중심에 임춘수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41세)이 있다.

그는 이번 결과에 대해 “유능한 직원들이 이룬 성과다. 나는 다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들었을 뿐”이라고 겸손해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제야 외국의 권위 있는 언론이나 기관들이 우리나라 증권사의 분석 능력을 알아주기 시작했습니다. 이전에는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하면 그저 그런 로컬 센터로 받아들였어요. 삼성이라는 기업은 대단하지만 리서치센터는 별 명성을 못 얻고 있었던 거죠. 하지만 이젠 다릅니다. ‘삼성증권의 기업분석이 세계적인 투자은행보다 낫더라’는 말들이 여기저기서 들리거든요.”

임춘수 센터장은 세계적인 투자은행 골드만 삭스 한국지사의 리서치 센터장 출신. 미국 버클리 대학에서 MBA(경영학 석사)학위를 딴 뒤 푸르덴셜 증권을 거쳐 골드만 삭스 홍콩지사와 한국지사에서 6년간 일했다. 삼성증권으로 옮긴 것은 2002년. 임춘수 센터장은 삼성증권에 부임한 이후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외국계 금융기관의 리서치센터는 100년 이상 쌓아 온 업력(業力)이 있습니다. 리서치 자료는 무형의 상품이어서 차별화되기 힘들기 때문에 명성이 중요합니다. ‘이건 모건 스탠리의 누가 작성한 자료구나’ 하면 ‘무조건 봐야겠다’는 식이죠. 하지만 국내에서 리서치 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10년이 채 안 되기 때문에 업력이 없습니다. 인프라나 소프트웨어 등에서도 외국계에 비해 많이 뒤처져 있었어요.”

그는 외국계 투자은행보다 우위를 점하기 위해 획기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모든 리서치 자료를 한글과 영문으로 동시 발간하면서 외국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때까지 리서치 자료는 한글로 발간한 후 1주일 후에야 영어로 번역돼 제공됐다.

또 하나,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의 상세한 데이터 제공에 주력했다. 외국계 리서치센터는 한국 중소기업의 심층 정보까지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외국 투자자들을 정기적으로 한국에 초청한 것도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 결과 2004년에는 5년 연속 1위를 차지한 UBS(스위스연방은행)에 이어 2위를 차지한 데 이어, 2005년에 드디어 1위에 오르게 된 것이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의 고객사는 300개가 넘는다. 피델리티, GIC(싱가포르 투자청), 얼라이언스 캐피털, AIG 등 굵직한 외국계 투자회사 대부분이 삼성증권의 고객사다. 리서치센터는 고객들에게 ‘투자에 유용한 정보’를 시의적절하게 제공하는 곳이다. 때문에 무엇보다 기업 정보를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들의 두뇌가 중요하다. 그러니 뺏고 뺏기는 인재 전쟁이 항상 진행 중이다. 이 과정에서 스타 애널리스트들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에는 30명의 애널리스트와 18명의 RA(리서치 어시스턴트)가 있다. 국내 리서치센터를 통틀어 최대 규모인 이곳에는 다른 곳에 없는 독특한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 있다. ‘도제식 교육’이 바로 그것. 유능한 애널리스트 밑에서 혹독한 수련 과정을 거치게 하는 이 시스템을 정착시킨 것이 임 센터장이다. 인재를 스카우트해 오는 것뿐 아니라 삼성증권맨을 최고의 인재로 키우기 위한 제도였다.

“리서치 어시스턴트는 한 명 혹은 두 명의 애널리스트 밑에서 3년 동안 하드 트레이닝 과정을 거치게 되어 있습니다. 하루 종일 같은 공간에서 고참 애널리스트들과 생활하면서 걸음마부터 배워 나가는 식이죠. 도자기의 장인(匠人)이 되려면 장인 아래에서 물 떠오는 것부터 배워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은 1년에 두 차례 엄격한 승급심사를 거쳐 정식 애널리스트가 됩니다.”


국내 최연소 공인회계사 합격


2005년 11월 22일 홍콩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임춘수 센터장(사진 왼쪽)이 〈아시아 머니〉 로부터 상패를 받고 있다
임 센터장에게는 따라다니는 수식어들이 많다. 검정고시 출신, 국내 최연소 공인회계사 합격, 외국계 증권사에서 근무한 한국계 애널리스트 1세대 등이다. 그는 고등학교에 입학한지 한 달 만에 자퇴했다. 원래 배정받은 고등학교에 다닐 생각이 없었는데 교련복을 입어 보고 싶어 한 달만 다녔단다. 검정고시로 1년 만에 고교 과정을 마치고 연세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대학 4학년 때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그는 우리나라와 미국에서 공인회계사로 활동했다. 그 후 외국계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애널리스트, 펀드 매니저를 거쳐 골드만 삭스 리서치센터장을 지냈다. 애널리스트로 주가를 올리던 그는 2000년 IT 열풍을 타고 교육벤처회사인 ‘배움닷컴’을 설립해 ‘외도’를 한 적도 있다.

“허파에 바람이 들었죠(하하). 허술해 보이는 IT회사도 시가총액이 2,000억~3,000억 원에 이르는 걸 보고 ‘이런 회사가 이 정도라면 나는 1조 원짜리 회사를 만들겠다’며 뛰어들었어요. 잘못 생각한 거죠.”

비싼 수업료를 치르고 다시 애널리스트 세계로 컴백하기까지 2년이 걸렸다. 임 센터장은 투자에 유용한 정보를 훤히 꿰뚫고 있지만 정작 본인은 주식 투자를 하지 않는다. 편견이 생기기 때문이란다.

만나는 사람마다 그에게 증시 전망과 특정 종목에 대한 투자 의견을 물어 오지만 그는 “특정 종목에 대한 짤막한 코멘트처럼 무책임한 말은 없다”고 한다. 주식거래에서 중요한 것은 ‘시기’이기 때문에 ‘언제 얼마나 사서 언제 팔 것인지’까지 알려 주지 않는 한 별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그에게 일반 투자자를 위한 조언을 부탁하자, 무엇보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는’ 식의 투자를 경계하라고 당부했다.

“철저하게 포트폴리오를 짜서 관리하세요. 주식, 채권, 부동산 등 여러 가지 투자수단 중 하나만 가지고 있는 건 위험합니다. 이제 주식도 투기가 아니라 투자 대안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과거에는 주식시장이 계속 오르락내리락했지만, 2004년 말부터 국내 주식시장이 안정화 궤도에 들어섰거든요.

개인투자자는 간접투자, 장기투자가 유리합니다. 우리나라 주식의 90%는 기관, 외국인, 기업이 쥐고 있습니다. 소위 선수들이죠. 개인은 선수들과 싸워서 이기기 힘듭니다. 밴텀급 선수가 안대를 하고 헤비급 선수와 권투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밴텀급 선수는 어쩌다가 한두 대 때릴 수 있지만 결국 KO 당하게 돼 있습니다.”■
글 김민희 TOP CLASS 기자 | 사진 이창주
  • 2006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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