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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금 보장과 고수익 두 마리 토끼를 잡는 ELS 상품을 아십니까?

원금을 보장받으면서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금융상품으로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모았던 상품이 ELS(Equity Linked Securities·주가연계증권)이다.

ELS는 투자자산의 대부분을 우량 채권에 투자하고 일부를 주식이나 파생상품에 투자해 원금 보장은 물론 ‘플러스 알파’의 수익을 제공하는 유가증권이다. ELS는 부동산 투기가 기승을 부렸던 2003년 부동자금의 증시 유인을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2005년 한 해만 11조 원어치 이상 팔릴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ELS가 이처럼 인기를 끈 것은 원금 보장 및 수익이 확실하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ELS는 투자자금을 일반인으로부터 공모하면서 일정한 조건이 되면 미리 정한 수익을 돌려준다고 약속한다. 문제는 그 조건이라는 게 상품마다 각양각색이라는 점이다. 가입 후 6개월마다 일정한 조건이 되면 원금과 이자를 주면서 조기 상환되는 만기 3년, 연 수익 12.5%의 ELS가 있다고 하자. 6개월마다, 즉 가입 후 6개월, 12개월, 18개월, 24개월, 30개월, 36개월이 됐을 때 미리 정한 조건이 달성되면 투자자들은 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

ELS는 특정 종목의 주식과 연계되어 있는 상품이 많다. ‘A종목과 B종목의 주가가 모두 가입 당시 가격의 85% 이상일 때 연 12.5%의 수익을 드립니다’라는 식이다. 만약 주가가 떨어졌다 해도 A나 B 종목 중 15% 이상 하락하지 않았다면 수익을 받아 갈 수 있다. 가입 6개월 후에 이 조건이 충족되지 않아도 만기 때까지 여섯 번의 기회가 있다. 24개월째 조건이 충족되면 12.5%×2년=25%의 이자를 받아 갈 수 있다. 만기 때까지 이 조건에 한 번도 맞지 않아도 원금 보장을 위한 안전장치가 마련되어 있는 경우도 많다. 두 종목 모두 40% 이상 하락한 적이 없으면 원금이 보장된다는 식이다.

그런데 주가가 급등한 요즘,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ELS들이 속출하고 있다. 여러 겹의 안전장치가 되어 있는 ELS에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기에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 한마디로 ELS 공모 당시엔 예상하기 어려웠던 주가 흐름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최근에 문제가 됐던 한 증권사의 ELS 상품을 보자.

3년 만기에 연 8%의 수익을 약속한 이 상품은 KOSPI 200지수(한국을 대표하는 주식 200개 종목의 시가총액을 지수화한 것)와 삼성전자 주가 상승률의 격차가 10% 포인트 이상 벌어지지 않을 때, 혹은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률이 KOSPI 200보다 높을 때 3년 만기라도 조기에 수익을 가져갈 수 있도록 되어 있다. 2004년 5월 이 ELS가 판매될 때는 삼성전자가 국내 증시의 주가 상승을 주도해 왔기 때문에 손실이 나기 어려운 상품으로 보였다.

그런데 최근 주가가 급등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 주가가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률이 KOSPI 200지수 상승률보다 크게 뒤지면서 현재 30% 가까운 손실을 기록 중이다. 물론 만기인 2007년 5월까지 삼성전자의 주가가 약진한다면 약속된 수익을 받을 수 있는 기회는 있다.

예측하지 못한 주가 흐름으로 손실을 보는 상품들이 생기자 삼성증권은 2005년 8월 어떤 조건에서도 원금을 보장하는 1년짜리 상품 ‘클리켓 ELS’를 선보여 ‘머니투데이’가 제정한 금융혁신상 대상을 수상했다. 이 상품은 매 분기 KOSPI 200의 수익률을 합산해 수익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KOSPI 200지수가 1분기에 4% 상승하고, 2분기 4% 상승, 3분기 1% 하락, 4분기에 2% 상승했다면 최종 수익률은 9%(4+4-1+2)가 된다. 미리 정해 놓은 수익만 가져가는 ELS 상품과 달리 상승장에서 주가 상승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최종 합산한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되더라도 수익률을 0으로 계산해 원금을 보장한다는 게 무엇보다 매력적이다.

2005년 2월 14일부터 16일까지 삼성증권 창구에서 판매된 ‘2 스타 배리어 6 챈스’는 기아차와 신한지주의 주가가 가입 당시와 비교할 때 85% 이상이거나(15%이상 하락하지 않거나) 투자기간 중 두 종목 종가가 10% 이상 함께 상승한 날이 하루라도 있을 때 연 11.0%의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상품이다. 같은 기간에 판매됐던 ‘KOSPI 200 배리어 12 챈스’는 3, 6, 9, 12개월 등 분기별로 KOSPI 200의 종가가 가입 당시와 같거나 상승한 경우 연 8%의 수익을 받을 수 있다. 만약 3년 만기가 될 때까지 한 번도 30% 이상 하락한 적이 없으면서 만기 주가가 30% 미만 하락했을경우 만기 때 연 5%(총 15%)의 수익을 가져갈 수 있게 해 놓았다. 주가가 하락했을 때도 일정한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안전장치를 해 놓은 것이다.

ELS 관련 상품으로 ELF(ELS펀드)와 ELD(Equity Linked Deposit겵斂×У옜묽? 등이 있다. ELF는 자산운용사가 증권사 발행 ELS를 사서 ELS와 비슷한 수익률 구조를 가지도록 만든 펀드다. ELD는 주가 변화에 따라 이자율이 달라지는 예금상품이다. 주가 흐름에 따라 이자율은 바뀌지만 기본적으로 예금상품이기 때문에 5,000만 원 한도 내에서 원금과 이자가 보장된다.

문제는 원금이 보장되는 ELD와 달리 ELF 역시 주가 흐름이 상품이 정해 놓은 조건과 달리 움직일 경우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다는 점이다. 펀드평가회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현재 운용되고 있는 390개의 ELF 중 102개(26.2%·2005년 11월 17일 현재)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2005년 들어 이미 상환된 ELF 중 30% 이상이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보다 저조한 수익을 냈다. 2004년에 나온 상품들은 대부분 주가가 일정한 범위 내에서 움직이거나 하락할 때 수익이 나도록 설계돼 있어 실제 주가가 급등해 정해 놓은 조건을 맞추지 못하면서 손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ELS 상품도 분산 투자해야

ELS나 ELF처럼 주가 흐름에 따라 다양한 수익구조를 갖는 상품은 과거 미국이나 홍콩에서도 크게 유행했다. 주식시장의 대세 상승은 확신할 수 없지만, 원금을 지키면서 고수익을 노리고 싶은 투자자들에게 인기였다. 그러나 ELS 관련 상품 역시 정해진 조건을 맞추지 못하면 원금 보장이 안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처럼 원금 보장의 범위가 넓으면 기대수익이 낮고, 기대수익이 높은 상품은 엄격하게 정해진 조건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도 높은 수익률에 현혹돼 조건을 정확히 따져 보지도 않고 덜컥 가입하는 투자자들이 많다. 제대로 조건을 보지도 않고 원금 보장이 되는 줄로 착각하는 것이다. 이를 중도 환매할 때에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말처럼 환매수수료가 수익보다 커질 경우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고수익·고위험ELS 상품에 들 경우엔 투자자금을 2등분하거나 3등분해서 두세 가지 상품에 나눠 투자하는 것도 위험을 분산시키는 방법이다. 예전에는 ELS 상품의 내용이 대동소이했다면 요즘은 투자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따른 맞춤형 상품이 많이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도 해외주가지수와 원유, 금 등 실물자산에 연계된 ELS 등 다양한 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만기를 더욱 다양화하고 투자 대상을 대폭 넓히면서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
글 한윤재 조선일보 기자
  • 2006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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