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선호하는 숫자가 한두 개 있다. 숫자 자체를 징크스와 행운수로 보는 인식 때문이다. 숫자에 울고 웃는 사람도 그만큼 적잖다. 일례로 골퍼는 1(홀인원)을 좋아한다. 중국인은 발음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8(자산축적)과 9(장기지속)를 선호한다. 한국인은 역시 3이다. 완성감과 균형감이 돋보인 덕분이다. 미국인은 어떨까. 5(균형)와 7(행운)이 단연 우세다. 숫자에 민감하기는 월가 고수도 마찬가지다. 숫자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일반인보다 더 중시하는 경향이 짙다. 그렇다면 주식 대가가 선호하는 숫자는 뭘까. 사람마다 달라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10’이 많다. ‘10% 룰’이다.">

[전설적 투자가에게서 배우는 성공 투자법] 주식 대가의 선호 숫자…‘10% 룰의 비밀’

사람은 선호하는 숫자가 한두 개 있다. 숫자 자체를 징크스와 행운수로 보는 인식 때문이다. 숫자에 울고 웃는 사람도 그만큼 적잖다. 일례로 골퍼는 1(홀인원)을 좋아한다. 중국인은 발음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8(자산축적)과 9(장기지속)를 선호한다. 한국인은 역시 3이다. 완성감과 균형감이 돋보인 덕분이다. 미국인은 어떨까. 5(균형)와 7(행운)이 단연 우세다. 숫자에 민감하기는 월가 고수도 마찬가지다. 숫자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일반인보다 더 중시하는 경향이 짙다. 그렇다면 주식 대가가 선호하는 숫자는 뭘까. 사람마다 달라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10’이 많다. ‘10% 룰’이다.
먼저 투자심리・자세와 관련된 10을 살펴보자. “이해하기 쉬울수록 완벽한 주식”이란 논리로 유명한 피터 린치는 “주식투자 때 필요한 수학 수준은 초등학교 4학년쯤에서 이미 습득된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그는 “투자에 능한 사람은 상위 3%와 하위 10% 사이 범인(凡人)”이라고 했다. 많은 펀드매니저・경제학자가 실패하는 건 이들이 이론적 사고에 빠져 오히려 바보스러운 행동을 하기 때문이듯, 하위 10%만 아니면 머리가 지나치게 좋은 사람보다 오히려 승률이 높다는 의미다. 요컨대 옥시모론(Oxymoron, 너무 똑똑해 바보행동을 하는 것)의 경고다. 그는 “보통사람이야말로 성공투자를 위한 기본자질을 갖췄다”고 했다.

시장분석 때도 10% 룰은 적용된다. 앙드레 코스툴라니가 “주가=심리+유동성”이라 규정했듯 주가 결정의 절대변수가 심리라는 얘기다. 즉 심리가 90% 이상이다. 반대로 10%가 차트분석으로 상징되는 기법과 기교다. 월가 고수의 주식투자 기본전제는 심리게임이다. 차트에 지나치게 의존해 실패하는 경우는 무수히 많다. 분석기준・해석능력은 없으면서 차트만 믿으니 무리수로 연결된다. 양날의 칼을 들고 본인을 베는 경우다. 차트분석은 10%면 족하다. 수익 확대를 위한 공격적인 무기보다는 손실보전을 위한 방어무기로 여기는 신중한 접근이 권유된다. 또 다른 심리대결인 포커게임과 비슷하다. 자기 패만 좋다고 이길 순 없다. 투자의사를 자청하는 마크 더글러스는 “주식시장은 심리가 90%”라며 “나머지 10%에 좌우되지 말라”고 했다.

주식을 고를 때도 숫자 10은 주요 근거다. 주식 선정 때 활용되는 투자지표는 EPS(주당순이익), PER(주가수익비율), PBR(주가순자산비율), ROE(자기자본이익률) 등이 있다. 모두 분자・분모로 얽히며 관련된 지표다. 10% 룰은 특히 EPS와 ROE의 바닥라인으로 쓰인다. 윌리엄 오닐은 “오직 EPS 증가율만 눈여겨볼 것”을 강조했다. EPS가 실적반영의 최소 지표이기 때문이다. 실제 가치투자자에게 EPS 10%는 우량주를 고르는 최소 기준이다. 최근 몇 년간 EPS증가율이 꾸준히 오른 기업이면 이구동성으로 합격점을 줬다. 고수마다 하한선은 달라도 3~5년간 연 10% 이상 EPS증가율이면 가시권에 뒀다. EPS 추세를 좀 길게 보는 건 속임수를 염려해서다. 회계장부의 일시적 조작에 따라 EPS수치는 바뀔 수 있다. 따라서 적어도 3년 이상 흐름을 추적하되, EPS를 결정짓는 매출 액수치까지 함께 보면 함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

ROE도 10% 룰이적용된다. ROE의 도식화는 ‘(당기순이익/자기자본)×100’이다. 10%면 1000원으로 연간 100원을 벌었다는 의미다. 기업의 이익창출 능력을 보여주는 상징지표다. 이게 높으면 그만큼 자본효율성이 좋다는 뜻이다. 결국 ROE는 주주가치를 측정하는 잣대로 최소한 시중금리보다 높아야 이익창출이 기대된다. 꾸준한 증가세는 지속적인 경쟁우위가 존재한다는 강력한 신호다. ROE가 높을수록 좋다지만 월가 고수는 그 기준점을 대략 10%로 제시한다. 로버트 모겐소는 “오락가락한 ROE보단 꾸준한 ROE가 중요하다”며 “과거 5년간 연평균 ROE가 10% 이상이고 변동 폭이 작다면 매입할 것”을 권했다. 일부에선 구닥다리라고 폄하하지만 ROE 1%야말로 가장 쓸모 있는 투자지표라는 생각이다. 물론 자본조정 등을 통한 분식회계 우려로 ROE 하나만 보면 안 되겠으나 이를 상쇄시키는 일관성이 확인되면 일단은 합격이다.

10%는 우량회사의 자사주 보유비율 한계점으로도 해석된다. CEO의 경영능력과 성장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지분비율이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드레먼은 “요즘엔 CEO의 경영능력이 우선 투자지표”라고 말했고, 존 템플턴은 “싸면서 시장지배력이 높고 기술혁신을 주도하되 무엇보다 뛰어난 경영진이 있다면 좋은 주식”이라고 했다. CEO 주가다. 랄프 웬저도 “작은 기업의 숨어 있는 매력에 눈을 뜰 것”을 강조했는데 이때 “소형주가 CEO의 상황대처 능력에서 비롯되는 성장조건을 두루 갖췄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물간 업종이라도 훌륭한 경영진이 이끌면 인기 업종의 그저 그런 CEO보다 백배는 낫다”는 입장이다. 그 결과물이 주주중시로 평가되는 자사주 매입여부다. 윌리엄 오닐은 “최고경영진이 자사주를 보유한 종목이면 투자해도 괜찮다”고 했다. 단순히 봐도 유동주식 감소로 주식가치는 올라갈 수밖에 없어서다. 가드너 형제는 “회사 내부자가 발행주식의 최소 10%를 보유했다면 자기이익과 회사이익이 일치해 주가상승에 유리하다”고 했다.

10% 룰의 압권은 손실을 끊는 손절매 때 발휘된다. 월가 고수들이 권하는 보편적인 손실한계가 10% 안팎이다. 이들의 경우 돌발적인 외부충격으로 10%까진 밀려도 그 이상은 판단미스로 보고 과감히 털어버린다. 매수 타이밍을 잘못 잡았거나 기업분석이 틀렸다는 반성이다. 설명하기 힘든 일이 일상다반사인 증시에서 건전한 자금관리 원칙준수는 필수다. 그 실천수단이 손절매다. 평균 매수단가를 낮추는 일(물타기)은 절대엄금이다. 거래규모를 일정하게 조절하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매도기준 10%를 넘어서면 차라리 쉬는 게 낫다. 한발 벗어나면 시장흐름을 더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서다. 일례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 제시 리버모어의 손절매 기준이 10%다. 그는 “10%의 증거금이 레버리지 효과를 낼 수도 있지만 반대로 10% 손실이 계좌를 빈털터리로 만들 수도 있다”고 했다. 손실을 작게 끊어야 살아남는다는 걸 몸소 배운 결과다. “이익은 스스로를 돌보지만 손실은 절대 그런 법이 없다”며 “손실은 더 커지기 전에 엄격히 관리하라”고 했다.

같은 맥락에서 분할매매 때도 10%는 활용된다. 한꺼번에 사고파는 집중매매의 한계극복을 위해선 나눠서 매매하는 게 유리해서다. 10%는 그 매매물량의 최소 기준이다. 추세확인 후라면 매매비중을 30% 이상으로 높여도 되지만 불확실할 땐 10%의 맛보기가 권유된다. 수수료 없는 펀드를 만들어 유명해진 독불장군 티 로우 프라이스가 이를 지킨 분할매매의 대가다. 그는 목표주가를 나름대로 평가한 뒤 매입 목표치를 설정하고 이를 나눠 조금씩 사들였다. 그 최소 기준이 10% 룰이다. 다만 매도 땐 룰이 둘로 나뉜다. 먼저 시장흐름이 상승국면일 때다. 처음 산 가격보다 30% 정도 주가가 오르면 그때부터 주가가 10%씩 오를 때마다 보유물량의 10%씩을 내다 팔았다. 작지만 확실하게 수익을 챙기겠다는 의도다. 한편 판단착오로 매수 후 하락국면이 펼쳐질 땐 폭락 및 악재발표 가능성이 있으면 일괄매각의 손절매를 지켰다.

10% 룰이 가장 광범위하게 지켜지는 분야는 목표수익이다. 수익은 높을수록 바람직하다. 문제는 과욕이다. 이게 투자를 망친다. 제시 리버모어는 성공투자 기본원칙으로 “공포는 사고 탐욕은 파는 것”을 꼽았다. 특히 중요한 게 탐욕을 파는 행위다. 과욕으로 ‘조금만 더’를 외치다 제때 팔지 못할 수도 있어서다. 대박을 여러 번 터뜨린 피터 린치는 “짧은 시간에 장타를 치겠다”는 욕심을 버리라고 했다. “연간 25~30%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건 지극히 비현실적인 꿈”이라며 “개인투자자라면 사실 연 10% 수익만 올려도 대단한 성적”이라고 말한다. 즉 길게 봐 전문가 집단에 맡기는 것도 괜찮지만 혼자 하겠다면 복리로 연 12~15%를 목표로 삼는 게 현실적이란 입장이다. 10% 수익이라도 인내심으로 쌓으면 훗날 큰 성과를 내주기 때문이다.

일러스트 : 배진성
  • 2011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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