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국가 부도(디폴트) 위기가 고조되면서 유로지역의 3, 4위 경제대국인 이탈리아와 스페인도 재정위기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현재 유럽에서는 EU-IMF의 구제금융 지원 보류 및 2차 구제금융 승인 불투명으로 그리스의 디폴트 우려가 증폭되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재정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여파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핫 이슈] 유럽 재정위기 향방과 세계경제

그리스의 국가 부도(디폴트) 위기가 고조되면서 유로지역의 3, 4위 경제대국인 이탈리아와 스페인도 재정위기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현재 유럽에서는 EU-IMF의 구제금융 지원 보류 및 2차 구제금융 승인 불투명으로 그리스의 디폴트 우려가 증폭되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재정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이러한 여파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현재 그리스는 두 가지 측면에서 부도위기 가능성에 노출되어 있다. 우선 2010년 5월에 합의한 1차 구제금융의 6차 지원분 집행이 지연되고 있다. EU-IMF의 구제금융을 받는 데 필요한 그리스의 재정적자 감축 목표 달성에 차질이 초래되어 2011년 재정적자 예상치(8.5%)가 목표치(7.5%)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현재 EU-IMF가 구제금융 집행(6차분)을 보류한 상태다. 10월 중 구제금융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그리스는 유동성 고갈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스 정부가 공공부문 인력 감축 및 복지혜택 축소, 50억 유로 규모의 민영화 가속 등 추가 긴축방안을 제시할 경우, EU-IMF가 구제금융 6차분(80억 유로)을 지원해 일단 급한 불은 끄게 된다.

두 번째는 지난 7월 21일 합의한 1090억 유로의 2차 구제금융 승인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독일・네덜란드・핀란드 등 재정 부담국의 여론악화와 의회 내 반대 기류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유로지역 16개국의 승인이 필요한데, 프랑스 의회는 2차 구제금융을 이미 승인했고, 독일 의회도 9월 29일 이를 승인, 위기 일발의 그리스는 한숨 놓게 되었다. 현재 그리스의 국가 부도위기가 최고조에 달해 있지만, 유럽 재정위기의 최대 위협은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이다. 이탈리아의 국가채무는 GDP 대비 119%로 1조 8430억 유로에 달할 정도로 재정이 취약하다. 이탈리아가 무너지면 또 다른 재정취약국인 스페인도 위기로부터 안심할 수 없다. 만약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신청할 경우, 예상 지원액(7910억 유로)은 EU-IMF의 구제금융 한도(4955억 유로)를 훨씬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위기에 대응하려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규모를 1조 유로 이상으로 확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만약 두 나라가 구제금융을 신청한다면 보유채권 가격의 급락으로 금융기관의 투자손실이 대폭 확대되어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를 보유한 은행들의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유럽발 금융위기가 또다시 세계경제 위기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독자적인 채무상환 능력과 유동성 확보가 가능한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두 나라 모두 수출경쟁력 약화와 정책수단의 상실로 당초 예상(1% 내외)을 밑도는 저성장이 예상된다. 따라서 채무상환에 필요한 충분한 세수 확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두 나라 모두 재정적자를 GDP 대비 3% 이하로 줄이기 위해 지출 억제, 부가가치세 인상, 부유층 소득세 강화 등 강도 높은 재정긴축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재정긴축의 핵심과제인 복지지출 삭감은 사회적 저항이 강해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어 재정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독자적인 채무상환능력이 취약하기 때문에 재정위기 가능성은 상존해 있다.

다음은 두 나라가 국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느냐가 구제금융 신청 상황을 피할 수 있는 관건이다.

금융불안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저금리의 국채 발행이 가능하려면 시장 안정을 위한 EU차원의 유동성 지원(국채 매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현재는 유럽중앙은행이 국채를 매입해주고 있으나, 앞으로는 EFSF가 국채 매입을 통해 시장 불안 심리를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4.5%의 금리(10년물)로 국채를 발행해 자금을 계속 조달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보다 많은 국채 매입이 필요할 경우 EFSF의 자금여력을 대폭 확충하거나 유로본드 발행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최근 중국 등 외환보유고가 넉넉한 신흥국들이 유럽 구하기에 나설 태세다).


유럽 재정위기의 세 가지 시나리오

앞으로 유럽 재정위기의 향방은 세 가지 시나리오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현재와 같은 불안 상황이 지속되는 시나리오로, 발생 가능성이 60%로 예상된다. 그리스는 매 분기 돌아오는 구제금융 지원에 필요한 재정목표 평가 시점에서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국채 만기 도래시점에서 위기 상황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최악의 위기 상황은 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스는 EU-IMF의 구제금융 지원으로 국가 부도사태를 모면하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EFSF가 국채 매입을 통해 시장불안심리를 선제적으로 차단함으로써 국채 발행이 가능해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상황을 피할 전망이다. 두 번째는 그리스가 국가 부도를 선언하지만,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EFSF의 적극적인 국채 매입과 국제사회의 참여로 구제금융을 신청하지 않는 경우다. 이 시나리오의 발생 가능성은 30%로 예상된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위기가 심화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발생 확률을 10%로 낮게 본다. 이는 그리스의 디폴트 선언과 함께 이탈리아와 스페인도 구제금융을 신청함으로써 재정위기가 프랑스・벨기에 등지로 확산되고 유럽發 금융위기가 초래되는 경우다. 이 경우 그리스 등 일부 국가의 유로화 탈퇴와 함께 유로화 해체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다.

유럽 재정위기는 세계경제의 최대 골칫거리다. 현재와 같이 불안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선진국 경제의 부진으로 세계경제의 성장률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에도 재정취약국의 국채만기 도래와 재정긴축 실적 부진 등이 발생할 때마다 금융불안이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유로지역 경제는 신용경색에 따른 투자와 소비 위축으로 내수가 침체되어 교역 위축을 통해 세계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미국 등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 경제도 유럽發 금융불안으로 투자와 소비가 위축되는 등 성장둔화가 예상된다.

그리스가 갑작스럽게 디폴트를 선언하고 유로화에서 탈퇴할 경우, 단기적으로 세계경제와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 그리스의 채무탕감 과정에서 유럽 금융시장의 불안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제거되는 만큼 금융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면 경기회복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그리스의 디폴트 선언에 이어 스페인과 이탈리아마저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경우 이들 국가와 강한 금융연계를 맺고 있는 프랑스・독일・영국 금융기관의 부실 확대로 유럽발 금융위기가 초래될 가능성이 높다.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유럽계 금융기관들이 해외자금 본격 회수에 나서면 유럽계 자금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동유럽, 중남미 등 신흥국들은 큰 타격을 받을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주가가 12.35% 하락하고, 실물경제의 타격도 불가피할 것이다. 그 결과 세계경제는 더블 딥에 빠져 성장률이 최소 1.5%p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충격의 강도는 재정위기 발생지역인 유로지역이 가장 클 것이고, 선진국・신흥국 순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달리 대부분의 선진국은 재정여력을 소진한 상태여서 위기 극복에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재정위기는 더 이상 유로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경제의 공동 현안으로 접근해야 할 만큼 긴급한 상황이다. 적기 대응에 실패하면 세계경제와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한국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현재 IMF를 필두로 전 세계가 유럽 재정위기의 해법을 모색하는 데 나서고 있다. 이 때문에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재정통합과 유로본드 도입 등 재정위기의 근본 해법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유럽 재정위기가 악화되면서 유럽계 자본이 대거 유출되어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1~7월 중 국내 주식시장에서 약 7조5000억원의 유럽계 자금이 빠져나갔으며, 8월 1~26일에도 3조2900억원이 유출되었다. 2011년 전체적으로는 무려 10조7900억원의 유럽계 자금이 빠져나간 셈이다. 국내 채권시장에서도 유럽계 자금의 유출이 이어졌다. 지난 1~7월에는 2조원가량 유럽계 자금이 채권시장에 유입되었지만, 재정위기가 악화된 8월에는 1조원 이상이 빠져나갔다. 유럽계 자금이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을 초래한 주범이었다. 유럽 재정위기는 근본 해법이 나오기 전까지 세계경제는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을 짓누르는 뇌관이자, 국내 금융시장의 최대 불안요인이 될 것이다.

일러스트 : 배진성
  • 2011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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