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브로 휴가시즌이다. 열심히 살았으니 휴가보상은 당연하다. 다만 주식투자자라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휴가를 줘도 못 떠나는 사람이 많다. 초보이고 무리한 베팅을 했을수록 특히 그렇다. 한시라도 눈을 떼면 손실로 연결될까 전전긍긍이다. 등쌀에 밀려 휴가를 가도 온종일 시세만 들여다보며 휴식의미를 퇴색시키는 경우가 흔하다. 관련업계도 거든다. 휴가지에서조차 주식을 하라며 매매서비스·상품을 쏟아낸다. 증권가는 여름휴가에 맞춰 이벤트까지 경쟁적으로 열며 매매를 독려한다. 편리한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든 주식매매 한계를 없앴다며 이를 부추긴다. 그렇다면 엄청난 노하우로 거액배팅이 일상적인 월가 고수는 휴가를 어떻게 쓸까. 결론부터 요약하면 ‘쉴 때는 쉬는 게 정답’이다.">

[전설적 투자가에게서 배우는 성공 투자법] 휴가 때는 쉬는 게 답… “떠날수록 잘 보여”

시나브로 휴가시즌이다. 열심히 살았으니 휴가보상은 당연하다. 다만 주식투자자라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휴가를 줘도 못 떠나는 사람이 많다. 초보이고 무리한 베팅을 했을수록 특히 그렇다. 한시라도 눈을 떼면 손실로 연결될까 전전긍긍이다. 등쌀에 밀려 휴가를 가도 온종일 시세만 들여다보며 휴식의미를 퇴색시키는 경우가 흔하다. 관련업계도 거든다. 휴가지에서조차 주식을 하라며 매매서비스·상품을 쏟아낸다. 증권가는 여름휴가에 맞춰 이벤트까지 경쟁적으로 열며 매매를 독려한다. 편리한 스마트폰은 언제 어디서든 주식매매 한계를 없앴다며 이를 부추긴다. 그렇다면 엄청난 노하우로 거액배팅이 일상적인 월가 고수는 휴가를 어떻게 쓸까. 결론부터 요약하면 ‘쉴 때는 쉬는 게 정답’이다.
월가 고수에 따르면 휴가는 즐겁고 가뿐하며 확실히 보낼수록 이득이다. 휴가 때는 마땅한 투자전략조차 없다. 비우고 떠나는 게 최선책이다. 휴가는 다분히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추세가 뚜렷이 확인되지 않을 때야말로 시장에서 한발 비켜나 생각을 정리하고 다음을 준비하는 게 효과적인 까닭에서다. 조바심 끝의 무리수란 패배로 직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 여름휴가를 잘 보내야 하는 이유다.

휴가는 ‘떠남’이다. 주식투자자에게 떠남은 꼭 지켜야 할 철칙이다. 떠남이란 군중심리로부터의 독립·견제를 의미한다. 시장에 발을 디뎠다면 안 보이는 객관적 사실·흐름을 알 수 있어서다. 주식투자란 일종의 감정싸움이다. 군중심리로 표현되는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외롭고 쓸쓸한 감정통제만이 승률을 올려준다. 시장흐름에 휩싸여 군중에 녹아들면 십중팔구 패퇴가 불가피하다. 그만큼 적절한 거리두기가 필수다. 주식과 결혼하지 말라는 격언도 휴가권장과 비슷하다. 자유롭게 연애는 하되 결혼으로 얽매여서는 곤란하다는 메시지다. 시장을 두고 버릴 때는 버리고, 떠날 때는 떠나자는 차원이다. 주식에 빠져 이성을 잃었을수록 더더욱 곱씹어봄직한 조언이다. 시장을 벗어날 때 비로소 객관적이고 균형적인 판단이 가능했다는 월가 고수의 경험담이 이를 뒷받침한다.

“사이렌의 노래를 듣고자 본인 몸을 돛대에 묶은 오디세우스처럼 행동할 필요가 있다”던 알렉산더 엘더는 투자자의 감정변화가 확인될 때면 시장을 떠나라고 권했다. 감정변화란 흥분과 공포를 뜻하는데 장세변동에 따라 언제든 자연스레 발생한다. 본인이 이를 느꼈다면 매매를 중단하고 발을 빼는 게 유리하다는 경험칙이다. 감정개입에 대한 경계다. 그는 매매실패자를 알코올중독자에 비유한다. 최악에 다다라서야 문제를 깨닫기 때문이다. 군중심리를 정복대상으로 본 그의 말이다.

“시장은 매수세와 매도세가 싸우는 전쟁터예요. 베테랑은 이 힘의 균형을 발견해 유리한 곳을 찾습니다. 힘이 비슷하면 옆으로 비켜서는 게 현명하죠. 누가 승자인지 이성적으로 확신이 설 때만 매매하세요. 주가는 회사가치를 중심으로 연결된 고무줄입니다.” 지금처럼 두 힘이 팽팽할 때는 시장관망을 위한 휴가기회가 더 바람직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제시 리버모어는 주기적인 ‘쉬는 투자’를 우선강령으로 삼은 월가 고수다. 스스로 거액수업료를 내고 배운 교훈이다. 그에겐 쉬는 게 투자였다. 한발 벗어난 휴가를 통해 시장흐름을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곤 했다. 실제 그는 매매가 끝난 후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일부러 떠났다. 쉬는 투자로 심리를 다스리기 위한 조치다. 그렇지 않고서는 군중심리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 결과물이 리버모어 투자법이다. ‘손실은 짧게, 수익은 길게’다. 쉴 때는 관심을 끊고자 계좌마저 정리해뒀다. 현금을 확보한 후 매매규모를 다시 조절했다. 계좌규모가 투자원금의 2배가 되면 무조건 차익을 쟁여뒀다. 그는 “아마추어는 실수할 때까지 거래를 계속한다”며 “그 끝은 깡통계좌뿐”이라고 했다. 그의 코멘트다.

“건전한 투자원칙이 없으면 승률이 90%라도 단방에 날아갑니다. 감정통제의 실패가 그렇죠. 이럴 땐 잠시 시장을 떠나는 게 방법입니다. 그러면 시장이 중립적으로 보이죠. 시장에 맞서면 곤란해요. 절대 이길 수 없습니다. 대신 자기를 이기는 게 지름길이에요.” 마티 슈발츠도 “큰 이익·손실을 본 뒤엔 반드시 쉬는 게 좋다”고 했다.

2000선 잔치마당에서 소외됐다면 여름휴가는 더욱 소중한 기회다. 떠난 여자와 버스는 보내주듯 미련을 버릴 절호의 찬스여서다. 고심 끝에 투자했는데 성적이 실망스런 경우는 수두룩하다. 돈을 더 쏟아(물타기) 만회하겠다는 건 ‘깨진 독에 물 붓기’다. 이럴 땐 훌훌 털어버리는 게 상책이다. 찬스를 놓쳤다면 다음에 만회하면 된다. 잊을 건 잊어야 다음에 악영향이 적다. 잘 잊으려면 시장에서 잠시 떠나는 게 최고다. 후회와 미련은 시각을 좁히거나 판단미스를 유도하는 바이러스와 같다.

뭘 살까 고민일 때도 잠시 쉬는 건 큰 도움이 된다. 기다림의 미학이다. 투자활동은 심리전이다. 판단미스의 핵심이유는 심리 탓이다. 현금을 들고 타석에 오르면 배트를 휘두를 수(매수) 밖에 없다. 게다가 이런 주식은 팔기도 힘들다. 골칫덩이란 얘기다. 팔기 힘든 주식보다는 현금이 더 좋다. 증시 격언 중 ‘잠 못 자게 하는 주식은 필요 없다’는 게 있다. 심리가 위축되면 다음이 더 큰 문제다. 시장에 빠지지 말고 즐기려면 기다리는 게 좋다. 쉬는 투자다. 존 네프는 이렇게 말한다. “눈에 띄는 종목이 없으면 팔짱 끼고 기다립시다. 굳이 살 게 없는데 차선책으로 다른 걸 사면 후회합니다. 차라리 현금인 편이 훨씬 효과적이에요. 일정부분 현금으로 비축하는 것이죠. 현금은 포트폴리오를 지탱해주는 훌륭한 닻입니다. 결국 쉬는 게 가장 효과적인 투자일 수 있죠.” 그가 선호하는 저PER주만 해도 살 게 없으면 과감히 쉬었다. 싸게 사서 제값에 파는 게 가치투자라면 그 전제조건인 저가매입을 위해 기다림을 실천한 셈이다. 존 로브도 자신이 정한 기준에 맞는 종목이 없으면 푹 쉬는 편을 택했다.

경기·매기순환 차원에서도 쉬는 건 필요하다. 사이클을 놓쳤다면 과감히 다음 국면까지 기다리는 전략이다. 이종자산을 포함해 월가 고수들은 늘 ‘순환’이란 단어를 염두에 뒀다. 경기나 금리변동에 발맞춰 그때그때 보유자산을 바꾸는 게 승률을 높이는 비법이기 때문이다. 순환투자다. 때문에 이들의 포트폴리오는 늘 변신한다. 종합적인 시황변화에 따라 편입비율을 일상적으로 줄이거나 늘렸다. 이종자산으로의 갈아타기 전략이다. 순환투자의 대가는 사와카미 아쓰토다. 경제에도 사계절이 있다며 불황에서조차 투자기회를 확보하라고 역설한 그는 경기곡선에 따른 자산 전환전략을 기본으로 삼았다. 보유자산을 갈아타는 징후는 금리변화다. 존 네프도 “살 만한 종목이 없다면 차라리 현금이나 채권으로 기회를 노리는 게 좋다”고 권유한다. 지금처럼 금리상승기면 채권비중을 늘리는 형태다. 쉬는 게 투자라지만 그냥 쉬긴 애매할 때 채권처럼 이종자산을 노리는 것이 방법이기 때문이다.

여름휴가처럼 특정시즌의 쉬는 투자만으로 부족하다는 의견도 많다. 시장과의 거리두기를 효과적으로 실천하자면 일상적인 휴식이 필요해서다. 감정통제를 위해 월가 고수 중 몇몇은 스스로 귀머거리와 벙어리가 되는 길을 택했다. 앙드레 코스툴라니는 “미친 군중과 컴퓨터로부터 떨어져 사색하는 투자자가 돼라”며 “하루 종일 쳐다보며 기계적인 프로그램 매매는 파산뿐”이라고 경고한다. “힘들면 차라리 증시를 떠나 여행을 떠나라”고 했다. 워렌 버핏도 마찬가지다. 그의 사무실엔 컴퓨터가 없다. 계산기도 잘 쓰지 않는다. “장 마감 전엔 주가를 확인할 필요조차 없다”는 입장 때문이다. 파트타임 비서와 전화기 한 대로 매매하는 필립 피셔도 비슷하다. “대중에게서 벗어나야 최고의 기회를 잡는다”고 본 존 템플턴은 이를 위해 월가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그는 1968년 월가를 떠나 지금껏 바하마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가를 떠날 때는 유명한 말도 남겼다. “시장에 무슨 일이 있으면 꼭 알려주되 전화 대신 편지로 부탁한다”고 했다. 시장변동과 루머로부터 시차를 갖고 초연해지기 위해서다. 그는 “시장에서의 독립은 뉴욕에선 어렵다”며 “바하마라면 한결 손쉽게 세계의 매력적인 종목을 탐색하고 뉴욕보다 아름다운 날씨도 즐길 수 있다”고 했다.

일러스트 : 배진성

▣ 월가 고수 코멘트

◎ 알렉산더 엘더(Alexander Elder)
시장은 매수세와 매도세가 싸우는 전쟁터. 베테랑은 이 힘의 균형을 발견해 유리한 곳을 찾아. 힘이 비슷하면 옆으로 비켜서는 게 현명

◎ 제시 리버모어(Jesse Livermore)
감정통제가 어려울 때는 잠시 시장을 떠나는 게 방법. 그러면 시장이 중립적으로 보여. 시장에 맞서면 곤란하며 절대 이길 수도 없어

◎ 마티 슈발츠(Marty Schwartz)
큰 이익과 손실을 본 뒤엔 반드시 쉬는 게 좋아

◎ 존 네프(John Neff)
눈에 띄는 종목이 없으면 팔짱 끼고 기다려야. 차선책은 곧 후회. 현금이 더 좋아. 결국 쉬는 게 가장 효과적인 투자

◎ 앙드레 코스툴라니(Andre Kostolany)
하루 종일 쳐다보며 기계적인 프로그램 매매는 파산뿐. 힘들면 차라리 여행을 떠나야
  • 2011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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