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세계에 입문하자면 종잣돈이 필수다. 머니게임을 펼치기 위한 일종의 입장료다. 재테크란 게 종잣돈을 모아 그것을 불리고 굴리는 과정임을 감안하면 많든 적든 총알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쌈짓돈 없이 돈을 불리기란 애초부터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주식투자를 시작할 땐 얼마의 종잣돈이 필요할까. 결론부터 말해 많으면 좋겠지만 적어도 상관없다. 더 정확히 정리하면 넉넉한 것보다는 차라리 부족한 편이 낫다. 경험・노하우가 없는 아마추어라면 특히 그렇다. 주체하지도 못할 큰돈으로 판을 벌여놓고 결국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경우가 허다해서다. 계좌잔고가 많을수록 평정심을 찾기 힘든데다 유혹과 대중심리에 넘어가기도 좋다. 더구나 그 돈이 잃어도 그만인 여유자금이 아니면 열에 아홉은 무리수로 연결되는 법이다.">

[전설적 투자가에게서 배우는 성공 투자법] 종잣돈과 투자시간의 경제학

투자세계에 입문하자면 종잣돈이 필수다. 머니게임을 펼치기 위한 일종의 입장료다. 재테크란 게 종잣돈을 모아 그것을 불리고 굴리는 과정임을 감안하면 많든 적든 총알이 필요한 게 사실이다. 쌈짓돈 없이 돈을 불리기란 애초부터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주식투자를 시작할 땐 얼마의 종잣돈이 필요할까. 결론부터 말해 많으면 좋겠지만 적어도 상관없다. 더 정확히 정리하면 넉넉한 것보다는 차라리 부족한 편이 낫다. 경험・노하우가 없는 아마추어라면 특히 그렇다. 주체하지도 못할 큰돈으로 판을 벌여놓고 결국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경우가 허다해서다. 계좌잔고가 많을수록 평정심을 찾기 힘든데다 유혹과 대중심리에 넘어가기도 좋다. 더구나 그 돈이 잃어도 그만인 여유자금이 아니면 열에 아홉은 무리수로 연결되는 법이다.
주식은 위험자산이다. 원금 보존이 되는 안전자산이 아니다. 때문에 처음부터 거액의 종잣돈을 들일 필요는 없다. 적은 돈으로 시작해도 충분하다. 때문에 종잣돈의 크기는 의미가 없다. 중요한 건 의지와 마음자세다. 1만 원이건 10만 원이건 100만 원이건 준비자금으론 손색이 없다. 워렌 버핏도 종잣돈은 100달러에 불과했다. 종잣돈의 크기보다 중요한 건 데뷔 타임이다. 월가 고수의 절대 다수는 일찍부터 주식세계에 눈을 떴다. 워렌 버핏은 8세 때 부친의 주식 서적을 읽었고, 11세 땐 직접 주식투자에 나섰다. 본격적인 투자자로서의 공식 입문은 25세였지만, 어려서부터 주식을 배우고 경험한 덕분에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

그는 “돈을 모으는 건 눈덩이를 언덕 아래로 굴리는 것과 같다”며 “작은 눈뭉치라도 긴 언덕에서 굴리면 순식간에 커진다”고 했다.

개인 투자자 중 가장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 제시 리버모어는 15세 때 단돈 5달러로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이게 밑천이 돼 1929년 대공황 때 1억 달러의 거금을 벌어들였다. 1907년생인 필립 피셔는 1920년대 중반 이미 적잖은 투자수익률로 월가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30년 이상 ‘투자론’을 가르쳐 월가의 학장으로 불리는 벤저민 그레이엄은 약관(25세)에 천재적인 투자거물로 우뚝 섰다. 적은 종잣돈이라도 빨리 시작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월가 고수들이 한목소리로 강조하는 ‘복리 효과’ 때문이다. 이들은 ‘적은 돈을 오래 굴리는 게’ 많은 돈을 짧게 운용하는 것보다 효과적이란 사실을 예외 없이 경험했다. 버핏은 “복리 효과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며 “시간이야말로 투자자의 포트폴리오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라고 했다.

복리는 버핏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씹긴 나빠도 몸에 좋은 베이글을 먹듯 투자하라고 권하는 존 보글은 “수학의 가장 위대한 발견인 복리가 수익과 만날 때 그 위력은 상상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수익을 결정짓는 시간이야말로 투자의 알파와 오메가란 입장을 견지했다. 때문에 단기 위험을 중화해주는 시간의 힘에 올라탈 것을 권했다. 투자업계의 성인인 존 템플턴도 장기투자의 최대 매력으로 복리 효과를 꼽았다. 그는 “연 10%씩만 올라도 다우존스 지수는 21세기 안에 100만 포인트를 돌파할 것”이라며 “가능한 일찍 투자해 남은 생애에 복리 수익의 혜택을 누려야 한다”고 전했다.

일본 증권가의 거물인 사와카미 아쓰토가 주장한 ‘농경형 투자’도 실은 복리 효과를 염두에 둔 개념이다. 수렵보다 농사짓듯 투자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가 장기투자를 통한 복리 효과를 누리기 위함이다. 그는 “봄에 씨 뿌리듯 좋은 종목을 미리 산 뒤 가을에 크게 자란 것을 확인하고 팔아야 한다”며 “수확 시즌이 다가올수록 자라는 속도는 훨씬 더 빠르다”고 평가했다. 요컨대 복리 효과다.

‘CANSLIM’ 모델을 만든 윌리엄 오닐은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에게 늘 다음처럼 조언한다. “제대로 투자하는 법만 배우면 누구든 백만장자가 될 수 있다. 작은 도토리 한 알이 거대한 참나무로 성장하듯 첫 출발이 중요하다. 기회는 많다. 출발은 미약해도 열심히 노력하면 뭐든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서둘러 투자세계에 입문하길 권한다.” 월가 고수들의 조언을 요약하면 종잣돈의 크기와 승률은 비례하지 않는다. 따라서 처음부터 거액으로 시작할 필요는 없다. 본인의 주머니 사정에 맞게 적으면 적은 대로 시작하되, 하루라도 빨리 주식을 아는 게 관건이다.

피터 린치는 ‘투자원금=여유자금’이란 등식까지 만들어냈다. 손실이 나도 가까운 장래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지 않을 정도로 시작하란 메시지다. “자녀 학비로 투자하는 것만큼 형편없는 멍청이도 없다”며 “주식에 손대기 전에 반드시 집부터 장만해야 심리적인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잃어선 안되는 소중한 돈일수록 주식투자 땐 잃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에 따르면 종잣돈만큼 중요한 게 나이다. 젊고 고정수입이 있으면 경험을 쌓는다는 차원에서 뛰어드는 게 바람직하지만, 노후자금으로 주식에 뛰어든 고령투자자는 절대 시장을 이길 수 없다고 단언했다..

앙드레 코스툴라니는 “비전(?)이 없다면 어쩔 수 없이 투자는 하되 빌리지는 말고 다른 일로 종잣돈을 마련하라”고 조언한다. 일본 증시의 신 고레카와 긴조가 말한 ‘거북이 3원칙’에도 빚내서 주식투자하는 것을 경계했다. 세번째 원칙이 바로 ‘과욕은 기대하지 말고 수중의 자금 안에서 행동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의 얘기다. “본인의 커버리지 안에서 투자하라. 신용거래는 절대 금물이다. 오를 때는 레버리지로 추가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떨어질 땐 충격이 더 크다. 하락 때 재빨리 판다는 건 환상에 불과하며 물타기는 원금뿐 아니라 가족・친척돈까지 잃는 행위다.” 빚을 내서라도 해보겠다면 윌리엄 오닐의 조언이 소중하다. 그는 “주식투자에 익숙하려면 최소 2~3년이 필요하다”며 “이때까진 자기 돈으로 매매할 것”을 강조했다. 신용거래는 경험이 쌓이고 강세장 초기 등 특정 시기를 구분해낼 수 있는 업력을 쌓은 후에 나서도 늦지 않다는 가르침이다.

월가 고수 중 몇몇은 종잣돈의 최소 단위는 한정짓지 않았지만 거꾸로 최대 금액은 제시했다. 투자자마다 다르겠지만 늘 그렇듯 잃어도 그만인 정도가 적정상한선이다. 최고의 기술적 분석가인 알렉산더 엘더는 2만 달러를 적정 규모로 권고했다. “증시에선 살아남는 게 우선인데 살아남자면 손실을 관리하는 게 필수”라며 “작은 계좌에서 작은 손실을 통해 배우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또 종잣돈은 한꺼번에 모두 투자하지 말고 조금씩 나눠 매매할 필요가 있다. 분할매매법이다. 일정 수준의 현금 보유를 통해 투자원금을 지키면서 동시에 또 다른 투자기회를 노리기 위함이다. 실제로 가치 투자자에게 현금보유는 가장 기본적이고 훌륭한 투자전술 중 하나다. 평소 사고 싶었던 우량주 값이 폭락했을 때 현금이 있으면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수익을 좀 냈다고 투자금액을 늘리는 건 더더욱 금물이다. 투자원금이 불어나면 소신투자가 불가능해져서다. 더 안타까운 건 시장에 빠져들어 판단력을 잃는다는 점이다. 금융 역사상 전무후무한 수익률을 거둔 개인 투자자 리버모어는 늘 일정한 잔고관리를 강조했다. 수익 때마다 돈을 인출해 거래규모를 일정하게 유지하라는 조언이다. 그는 잔고가 투자원금의 두 배가 되면 안전한 예금에 따로 모아뒀다. 직접 돈을 세어봐야 소중함을 느끼지 그렇지 않으면 무형적인 숫자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차익실현 없는 투자를 반복할 경우 언젠가는 몇 번의 실수 때문에 그나마 벌어들인 모든 걸 잃을 수밖에 없어서다.

저금리・저성장・저투자・고실업 등 경제상황이 녹록지 않다. 와중에 푼돈 이자에 만족하며 저축만 바라보고 살 수도 없다. 저축에서 투자로의 패러다임 전환은 이제 일종의 대세다. 투자세계에의 입문이 선택이 아닌 필수란 의미다.

아마추어라면 서둘러 시작해 현명한 투자법을 익히는 게 좋다. 종잣돈의 크기는 중대 변수가 아니다. 끊임없는 관심과 노력, 그리고 긍정적인 사고가 오히려 더 큰 변수다. 월가 고수들의 조언처럼 수익률은 전적으로 ‘적은 돈’과 ‘오랜 시간’에 달렸기 때문이다.

일러스트 : 배진성
▣ 월가 고수의 코멘트

◎ 워렌 버핏(Warren Edward Buffet)
돈을 모으는 건 눈덩이를 언덕 아래로 굴리는 것. 작은 눈뭉치라도 긴 언덕에서 굴리면 순식간에 커져. 복리 효과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 시간이야말로 투자자의 포트폴리오에 가장 큰 영향 미쳐

◎ 존 보글(John Bogle)
수학의 가장 위대한 발견인 복리가 수익과 만날 때 그 위력은 상상 이상. 수익을 결정짓는 시간이야말로 투자의 알파와 오메가. 단기위험 중화해주는 시간의 힘에 올라타야

◎ 사와카미 아쓰토(澤上篤人)
봄에 씨 뿌리듯 좋은 종목을 미리 산 뒤 가을에 크게 자란 것을 확인하고 팔아야. 수확 시즌이 다가올수록 자라는 속도는 훨씬 더 빨라

◎ 윌리엄 오닐(William J. O’Neil)
제대로 투자하는 법만 배우면 누구든 백만장자 될 수 있어. 작은 도토리 한 알이 거대한 참나무로 성장하듯 첫 출발이 중요. 서둘러 투자세계에 입문하길

◎ 피터 린치(Peter Lynch)
자녀 학비로 투자하는 것만큼 형편없는 멍청이도 없어. 주식에 손대기 전에 반드시 집부터 장만해야 심리적인 불안감에서 벗어나. 소중한 돈일수록 잃을 확률 높아
  • 2010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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