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가파르게 하락하던 원/달러 환율이 5월 들어 급반등하고 있다. 2009년 1270원(연간 평균)을 넘었던 원/달러 환율은 올해 4월에는 1104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리먼 브라더스 사태 직전인 2008년 9월 12일(1109.1원) 수준이다. 그러던 것이 그리스 재정위기 우려가 남유럽 등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 이후 한반도 안보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급반등하였다."> 올 들어 가파르게 하락하던 원/달러 환율이 5월 들어 급반등하고 있다. 2009년 1270원(연간 평균)을 넘었던 원/달러 환율은 올해 4월에는 1104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리먼 브라더스 사태 직전인 2008년 9월 12일(1109.1원) 수준이다. 그러던 것이 그리스 재정위기 우려가 남유럽 등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 이후 한반도 안보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급반등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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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 이슈] 환율과 한국 경제

올 들어 가파르게 하락하던 원/달러 환율이 5월 들어 급반등하고 있다. 2009년 1270원(연간 평균)을 넘었던 원/달러 환율은 올해 4월에는 1104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리먼 브라더스 사태 직전인 2008년 9월 12일(1109.1원) 수준이다. 그러던 것이 그리스 재정위기 우려가 남유럽 등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 이후 한반도 안보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급반등하였다.
급등락을 보이고 있는 원/달러 환율

6월 8일 원/달러 환율은 1234원까지 상승했다. 한 달 만에 달러당 100원 이상 상승한 것이다. 당분간 환율은 이러한 불안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남유럽 재정위기, 한반도 안보 리스크가 당장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말로 갈수록 원/달러 환율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유럽 재정위기와 한반도 안보 리스크가 파국으로 전개되기보다 진정 국면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한국의 무역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위안화 절상 가능성이 고조된다는 점도 원/달러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환율과 한국 경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경제가 침체했음에도 한국 경제가 빠른 회복세를 보인데는 고환율의 역할이 컸다. 2009년 4/4분기 GDP 성장률이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6.0%를 기록(전년 동기 대비)한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한국 경제는 대외의존도(GDP 대비 수출입 규모)가 높기 때문에 환율에 크게 영향을 받는 구조. 고환율은 수출은 증대시키고 수입을 둔화시켜 무역수지를 개선시키고, 수출기업의 수익성도 개선시킨다.

2009년 무역수지 흑자는 404.5억 달러로 종전 최대치인 390.3억 달러(1998년)를 상회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한국 기업이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에서도 일본 기업보다 양호한 실적을 유지한 비결 중 하나도 바로 높은 원화 환율 때문이다. 2009년 2월 현재를 기준으로 보면 리먼 브라더스 사태 직전과 대비해 원화는 달러 대비 27.8% 절하된 반면, 엔화는 역으로 달러 대비 10.5% 절상됐다. 이는 원/엔 환율이 크게 상승함으로써 세계시장에서 일본과 경쟁을 벌이는 한국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이 크게 좋아졌음을 의미한다. 2009년 수출 증가율 기준으로 한국이 -13.8%, 일본 -26.1%로 일본에 비해 나은 실적을 기록하고, 한국 제조업의 매출액 증가율과 영업이익률이 각각 0.1%, 6.8%로 일본의 각각 -21.6%, 0.1%에 비해 훨씬 양호한 모습을 보인 것도 알고 보면 고환율 덕분이다.


환율이 다시 하락한다면?

원화 환율이 다시 하락할 경우 환율은 이제 한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이 아닌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원/달러 환율이 1000원 이하로 떨어진 2005, 2007년 원화 강세기에 비하면 환율은 높은 수준이지만, 선진국의 저성장 기조, 한국의 추가 경기부양을 위한 정책수단 제한, 고유가 등 대내외 여건이 당시에 비해 불리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원화 강세의 부정적 영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도 원화가치 상승의 악영향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원화강세는 무역수지뿐 아니라 국내 경제에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이 연평균 1276원(2009년)에서 1100원(2010년 전망치)으로 하락할 경우 경제성장률은 약 1%p 하락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그만큼 우리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높다는 것을 방증한다. 한국의 대외의존도는 2000, 2007년 중 평균 62.5% 수준이었으나 2008년과 2009년에는 각각 92.1%와 82.4%로 크게 상승했다.

환율이 하락한다면 민간소비 증가율도 0.38%p 하락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환율 하락에 따라 수출이 감소하고 성장이 둔화되면서 소비가 감소하는 효과가 수입재 가격 하락과 물가가 떨어져 소비가 증가하는 효과를 상회하기 때문이다. 다만, 원화 강세가 물가를 하락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예상되는 소비자물가 하락폭은 0.97%p 정도다.


환율 하락의 영향

환율이 하락한다면 우리의 주력 수출산업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이 2010년 평균 1100원으로 떨어질 경우 주요 업종 중 정밀기기, 가전, 정보통신 등의 수출 증가율이 각각 21.4%p, 17.1%p, 10.5%p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업종은 일본과의 경합 정도가 상대적으로 낮으면서 수출 비중과 외화가득률(수출액에서 수출을 위해 들어간 수입 원자재분을 차감한 것)이 높기 때문이다. 반면, 반도체, 자동차의 경우에는 원/달러 환율보다는 수출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의 엔/달러 환율 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산업의 경우 원/달러 환율 변동에 대한 수출 민감도는 0.1인 반면, 엔/달러 환율의 수출 민감도는 -0.6으로 6배나 높다.

이 같은 저환율은 수출기업의 영업수지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수출 비중 50% 이상인 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2009년 4/4분기 이전에 영업수지 개선요인으로 작용하던 원/달러 환율이 4/4분기에는 이미 영업수지 악화요인으로 반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출물량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원/달러 환율이 더 빨리 떨어져 수출기업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화학, 운수장비, 기계 등 4대 수출 업종의 경우 영업수지에 미치는 환율 효과가 2009년 4/4분기에 일제히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즉, 환율이 영업수지를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뜻이다. 환율 변동으로 인한 영향의 크기는 운수장비, 전기전자, 화학, 기계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외화가득률, 즉 환율 노출도가 운수장비(71.3%), 화학(55.8%), 전기전자(40.0%), 기계(31.7%) 순으로 높은 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한편 전기전자가 화학보다 영업수지 변동폭이 더 큰 이유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의 글로벌 수요 증대로 수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2010년 연평균 환율이 2009년 1276원에서 1100원으로 하락하는 경우 환율 효과만으로 분석 대상 91개 수출기업의 영업이익이 2009년 25.4조 원에 비해 91.7% 감소(23.3조 원)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입기업과 외화부채 많은 기업, 해외여행과 송금은 유리

환율 하락이 한국 경제에 유리한 영향을 미치는 부분도 있다. 환율 하락 시 수입 기업과 외화부채가 많은 기업은 유리하다. 원자재나 해외 물품을 수입할 때 원화로 환산한 수입 대금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외화부채가 많은 기업은 원화로 지급하는 외화부채가 줄어들어 환율 하락 혜택을 본다. 해외여행을 하거나 해외에 송금하는 경우에도 유리하다. 최근 해외여행객이 다시 크게 늘면서 서비스 수지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도 환율 하락의 효과 때문이다.

한편 환율 하락기에 해외펀드에 투자할 경우 환 헤지를 하는 것이 유리하다. 환율 하락기에 환 헤지를 하지 않을 경우 그만큼 투자수익률이 하락할 수 있다. 이렇게 환율은 거시경제, 수출입 기업, 해외여행과 송금, 해외펀드 투자 등에 다양하게 영향을 미친다.


정부 대책 필요

결론적으로 원화의 추가적인 강세는 전반적으로 한국 경제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이 2005, 2007년과 같이 900원대까지 하락하지 않더라도 국내외의 불리한 여건을 감안하면 우리 경제와 수출기업은 일정한 충격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과거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이하로 하락한 2005년부터 경상수지 흑자 축소, 수출기업의 수익성 악화가 가시적으로 나타난 사실은 그런 예측에 더욱 힘을 실어준다. 환율이 1100원을 상회했던 2004년 경상수지와 수출기업 영업이익률이 각각 281.7억 달러, 8.23%에서 2006년에는 53.9억 달러, 4.90%로 크게 떨어졌다.

결국 환율 하락으로 거시경제 운용, 주력산업 수출, 기업경영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 당국은 원화 환율의 가파른 하락세를 진정시키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적절한 외환 수급관리와 외환 건전성 강화로 과도한 원화강세를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

한편 수출기업도 외환 당국만 바라보고 있지 말고 추가적인 환율 하락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원가절감, 시장 다변화, 사업구조 고도화, 브랜드력 제고 등 근원적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 기업들이 이번 금융위기를 빨리 극복할 수 있었던 것도 고환율 효과와 함께 과거 원화 강세기에 취했던 비가격 경쟁력 제고 덕분이라는 점은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 2010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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