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적 투자가에게서 배우는 성공투자법 | 분할매수의 경제학

단번에 살까, 나눠서 살까

좋은 종목이 있어도 단번에 다 사는 습관은 잊는 게 좋다. 고수들의 지적처럼 살 땐 분할매수가 바람직하다. 적어도 3회 이상 나눠 매수하는 게 권유된다. 3분의 1씩 분할매수하면 그 자체로 일정수익을 확정지을 수 있고, 위험관리까지 가능해서다. 투자고수들은 100% 확신이 들어도 웬만하면 한꺼번에 사들이지 않는다. 판단근거는 주관적인 확신에 불과해서다. 내로라하는 고수들조차 이렇게 신중하게 매수하는데, 아마추어가 단 1회에 전량을 매수하는 건 극도로 위험하다.
느리지만 우직하고 힘센, 부의 상징인 소의 해(己丑年)가 밝았다. 그래서일까. 단단한 뿔로 지수를 들이받아 위(↑)로 집어던지는 강세장(Bull Market) 이미지를 떠올리는 이도 적잖다. 2008년은 어딜 가나 매서운 곰의 위세(Bear Market)뿐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곰의 린치는 소를 당분간 압도할 모습이다. 불황과 침체라는 악령이 이제 실물경제에까지 짙게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어서다.

하지만 필요이상 비관론에 얽매일 건 없다. 바닥이 깊을수록 천장이 높듯 현명한 투자자라면 위기보다는 기회를 논하는 게 옳다. 대중이 공포에 떨때야말로 사실은 절정의 매수 호기다. 실제로 최근 주식매수 타진신호가 잦아졌다. 이 정도면 많이 떨어진데다 더 이상 나빠질 게 없다는 인식변화가 한몫했다.


이쯤에서 ‘처음처럼’의 초심 마인드를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신중한 전략수립은 2008년의 절망을 2009년의 희망으로 대체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예전처럼 함부로 사지 말고 조심스럽게 배팅해 승률을 높이자는 얘기다. 그러자면 단번에 전부 사기보다는 쫀쫀하게 나눠서 사는 게 좋다. 분할매수의 기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분할매수는 유혹에 빠지기 십상인 투자심리를 컨트롤하는 중요한 안전장치다. 떼돈을 단번에 벌겠다며 클릭(매수주문) 한 번에 자금 전부를 거는 것만큼 무모한 행위도 없다. 분할매수는 위험을 피하면서 조금씩 수익을 누적적으로 쌓는 효과가 있다. 핸디캡 천지인 개인투자자에게 썩 어울리는 전략이다. 월가 고수들조차 통 크게 지르는 이는 거의 없다.

제시 리버모어란 개인투자자가 있다. 1900년대를 전후해 단돈 5달러를 1억 달러(현재기준 약20억 달러)로 불린 전설적인 투자자다. ‘월가의 늑대’란 별명처럼 늘 혼자서 외롭게 매매했지만, 시장을 쥐락펴락한 몇 안 되는 재야 고수 중 하나다. 그는 오직 실전을 통해 자신만의 투자전략을 세웠다.
그의 트레이드마크는 시험과 피라미딩(Probing &Pyramiding) 전략이다. 매매계획을 세운 뒤 자신의 판단이 적절한지 몇 번에 걸쳐 시험((Probing)하고, 이후 단계적으로 매수단가를 높이는 과정(Pyramiding)을 반복한 것이다. 신중한 분할매수다. 손실은 짧지만 수익은 길게 가져감으로써 그는 전대미문의 금자탑을 쌓았다. 그는 “확실할 때까지 움직이지 말라”며 “옳든 그르든 조금 늦게 매매하는 건 보험에 든 것과 같다”고도 했다. 추세에 올라타 상승흐름은 즐기되, 꺾여 버린 추세에서는 재빨리 도망칠 것을 강조했다. 4~5회의 분할매수로 위험을 최대한 줄이면서 손절매는 철저히 지켰다.

“더 이상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애써 자기합리화에 나서는 아마추어들과의 차별성이다.

나눠서 사는 건 월가고수들의 공통된 투자습관이다. 현존하는 최고의 월가고수라는 워렌 버핏만 해도 분할매수의 대가다. 주가가 쌀 때 저평가 종목을 장기에 걸쳐 나눠 사는 방식을 고집해 왔다. 정통이론가이자 실전투자가인 피터 번스타인은 “확률 50%의 확실치도 않은 상황에 모든 돈을 걸어서는 곤란하다”며 “늘 위험관리를 떠올리는 대신 무모한 배팅은 절대로 삼갈 것”을 권한다. 천천히 확인하고 대응해도 늦지 않는다는 메시지다.

본인이 정한 투자원칙 이외엔 어떤 것과도 타협하지 않아 ‘독불장군’으로 불렸던 티 로 프라이스는 분할매매 덕분에 고수반열에 오른 주인공이다. 그는 매수 때 목표주가를 나름대로 평가한 뒤 매입 목표치를 설정해 조금씩 사들였다. 워렌 버핏의 스승인 필립 피셔도 비관론이 판칠 때 조금씩 주식을 사들이는 전략으로 성공했다. 그는 “전쟁이 터질 것 같은 두려움이 엄습해 오면 이때는 역으로 매수할 때”라며 “천천히 나눠 매입하면 시간이 지나 희망이 싹틀 때 큰 수익을 낼 수 있다”고도 했다.

매매타이밍을 기가 막히게 잡아낸 윌리엄 오닐 역시 리버모어와 같은 생각이다. 이 둘은 상대방의 머릿속에 들어갔다 나온 것처럼 투자조언을 똑같이 반복한다. 오닐은 “주가가 2~3%씩 오를 때마다 추가매수에 나서되 소량씩 사들이는 게 효과적”이라고 가르친다. 피터 린치도 “찔끔찔끔 매매할 것”을 권유한다. 그는 “확신이 설 때 주식을 전량 매수하고, 확신이 서지 않을 때 전부 파는 것보다는 일정한 계획표를 세워 놓고 나눠 매매하는 게 훨씬 나은 수익률을 올려 준다”고 거든다.


매수는 유연하게 나눠서, 매도는 한 번에 신속하게

일본증시의 신으로 추앙받는 고레카와 긴조도 ‘매수는 유연하게, 매도는 신속하게’를 모토로 삼았다. 특히 그는 3분할 매수법을 권장한다. 그는 “자금을 한 번에 써 버리지 말고 천천히 3회 정도 나누는 게 효과적”이라며 “가능하면 1주일에 2~3회 정도로 나누라”고 했다. 사와카미 아쓰토 역시 3~4회에 걸친 분할매수로 상당한 수익을 내고 있다. 적립식투자다. 그는 “정액매입(Dollar Cost Average)은 자금을 몇 등분해 평균 매입가를 평균주가보다 낮추는 비법”이라고 했다.

좋은 종목이 있어도 단번에 다 사는 습관은 잊는 게 좋다. 적어도 3회 이상 나눠 매수하는 게 권유된다. 3분의 1씩 분할매수하면 그 자체로 일정수익을 확정지을 수 있고, 위험관리까지 가능해서다.


투자고수들은 100% 확신이 들어도 웬만하면 한꺼번에 사들이지 않는다. 판단근거는 주관적인 확신에 불과해서다. 내로라하는 고수들조차 이렇게 신중하게 매수하는데, 아마추어가 단 1회에 전량을 매수하는 건 극도로 위험하다. 순종투자자로 일컬어지는 거대세력인 기관·외국인 투자자도 분할매수를 즐긴다. 이들은 특정가격에서 원하는 물량을 전부 매입하지 않는다. 짧게는 1~2주, 길게는 1년 이상에 걸쳐 조금씩 끈기 있게 사들인다. 단일가격에 주식을 모두 샀을 때의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이들이 오늘 샀다면 내일은 물론 그 다음 날도 살 확률이 높다.

반면 한 번에 원하는 물량 모두를 사는 건 위험할 뿐 아니라 정확성도 떨어진다. 냉정한 시각과 차분한 대응마련도 힘들어진다. 결국 분할매수로 최소 1주일 이상 지켜보며 대응책을 준비하는 게 합리적이다. 흔히 분산투자하면 ‘위험↓·수익↑’을 떠올린다. 그런데 분할매수도 크게 보면 분산투자에 속한다. 여러 자산·종목에 돈을 나눠 담는 것만 분산투자가 아니다. 매수타이밍을 나누는 것도 분산투자다. 이를 통해 위험은 줄이는 한편, 수익은 늘릴 수 있어서다.

다만 팔 땐 과감한 게 좋다. 살 때와는 달리 한꺼번에 보유한 모든 물량을 팔아 버리라는 의미다.
특히 사자마자 떨어지는 주식은 미련 없이 단번에 버리는 게 경험상 유리하다. 조금 내렸다 다시 오르는 경우가 없지는 않지만, 이는 일부분에 불과하다. 매도 순간을 놓치면 손실은 늘어나고, 수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원가에 집착해 계산기를 두드려 봐야 아무 소용없다.

한편 분할매수는 바꿔 얘기해 현금 보유기간을 최대한 늘리는 전략이다. 한꺼번에 지불하지 말고 조금씩 나눠 줌으로써 현금을 최대한 오랫동안 갖고 있자는 차원에서다. 실제로 현금은 중요한 포트폴리오 구성 자산 가운데 하나다. 수익확보와는 무관하지만, 현금보유로 심리적 안정감과 추가적인 수익모색 기회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박종목이 보여도 현금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증권사 계좌엔 주식만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도 잘못된 편견이다. 계좌엔 현금과 주식이 섞여 있는 게 좋다. 정말 좋은 기회가 아니면 현금보유로 다음 기회를 노리는 게 낫다. 현금보유 기간이 길수록 생존율도 높아지게 마련이다.

일러스트 : 배진성
  • 2009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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