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재테크 | 만능엔터테이너 유채영

새내기 주부의 새내기 재테크

“유채영 씨는 겁이 많고 신중한 스타일이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를 한 번에 확 변경하면 안 됩니다.
결과가 좋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새로운 방법의 재테크에 대해 아예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리거든요. 하나하나씩 배워 가는 게 중요합니다.”


자산 컨설팅 : 정복기 삼성증권 PB연구소 소장
이 정도일 줄 몰랐다. TV에서의 모습이 아무리 설정이라 해도 내 앞의 그녀와 브라운관의 그녀는 완전히 극과 극이다. 가수로, 방송인으로, MC로, 뮤지컬 배우로 종횡무진 누비며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는 만능 엔터테이너 유채영. 그는 수줍음 많고 조용조용한 새색시였다. 동행한 사진기자는 “그동안 만나 본 스타 중 가장 연예인 같지 않은 연예인”이라고 표현했다.

요즘 유채영은 MBC <오늘밤만 재워줘> <묻지마 선수단>, SBS <스타킹> <연애시대> 등에 고정출연 중이고, 작년 말부터 <뮤지컬 색즉시공>에 출연해 100분 동안 무대를 누비며 열창하고 있다.
수시로 TV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해 “TV를 틀기만 하면 유채영이 나온다”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같은 소속사에 있는 현영 씨보다 스케줄이 더 많다고 한다.

“신기해요. 가수로 활동할 때에는 중・고등학생 팬만 있었는데, 요즘엔 남녀노소 다 알아보세요. 얼마 전엔 백발 할머니가 ‘어, 유채영이네’ 하시는데 감격해서 눈물 날 뻔했어요.”

그가 대중에게 알려진 건 1994년 가수 ‘쿨’의 멤버로 활동하면서지만 데뷔는 1989년이었다. 여학생 잡지 편집장 출신 서점 아저씨가 중학생이던 유채영을 잡지 표지모델로 추천했고, <하이틴> 표지모델로 등장한 것. 이후 여자 넷, 남자 한 명의 혼성 그룹 ‘푼수들’로 가수 활동을 시작했지만 빛을 못 봤다.

방송에 나오는 그의 모습은 ‘오버 연기’에 ‘비호감 캐릭터’다. 큰 눈을 부라리고 입을 크게 벌려 과장된 표정을 짓는가 하면, 괴상한 동작을 보여 한순간에 빵빵 터지는 웃음을 선사한다. 신기한 것은 비호감 캐릭터인데도 안티 팬이 거의 없다는 것.

“예쁘게 보이고 싶지 않으냐고요? 그런 역할은 저 말고도 할 분들이 많잖아요. 저는 아주 예쁜 얼굴은 아닌데다 이목구비가 코믹한 구석이 있어서 코미디가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제 한 몸 망가져서 시청자들이 호탕하게 웃으시면 더 바랄 게 없죠. 시청자들이 제 노력을 가상하게 여겨 주시는 것 같아요.”

결혼 3개월째인 그는 결혼 후 인기가 더욱 고공행진 중이다. 10년지기이자 한 살 연하인 그의 남편은 유채영에게 남편 이상의 존재다. 무남독녀 외동딸로 아버지 없이 어머니와 단둘이 오랜 세월 산 그에게 남편은 아버지이자 연인이자 동생 같은 존재다. 지금의 유채영 캐릭터를 만들어 준 것도 그의 남편이다.

“제가 수줍음이 많은데다 걱정이 많아서 버라이어티 쇼 촬영 전날 밤엔 잠을 거의 못 자요. 남편 앞에서 이것저것 해 보면서 뭐가 가장 재미있느냐고 묻기도 하고, 남편이 새로운 동작을 제안하기도 하죠. 지금의 제 과도한 손동작도 솔로 때 안무를 변형해 보면 어떻겠느냐는 남편의 제안으로 탄생한 거예요.”

겁 많은 유채영의 재테크 스타일은 어떨까.
성격대로였다. 결혼 전에는 그의 어머니가 자산관리를 해 줬는데, 수입이 생기면 예금통장에 차곡차곡 쌓아 두다가 어느 정도 모이면 적금통장에 넣어 두는 게 자산관리의 전부였다. 금융상품이나 부동산은 근처에도 안 가 봤다고 한다. 결혼 후에도 달라진 게 없었다. 부부는 각자 자산관리를 하면서 서로의 자산 내역에 전혀 간섭하지 않는다. 배우자의 소득도 모른다.


재테크 첫걸음은 CMA 통장 만드는 것부터

유채영의 재테크는 무조건 안 쓰고 모으기. 중학교 때 홍콩배우 장국영이나 왕조현 사진을 코팅해서 팔아 용돈벌이를 하고, 청바지를 사다가 벽돌로 쓱쓱 문질러 빈티지 스타일로 리폼해 팔면서 경제관념이 생긴 그는 ‘꼭 필요하지 않으면 안 산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물건을 사면서 고민을 많이 해요. 정말 필요한지, 사고 후회하지 않을지, 사면 얼마나 오랫동안 쓸 수 있을지를 따지다 안 사는 경우가 많죠. 쓸데 없는 물건을 충동구매할까 봐 카드도 없앴어요. 50만 원, 60만 원짜리도 현금으로 구매하죠. 현금영수증은 꼭 받고요.”


결혼하면서 재테크에 부쩍 관심이 많아진 그는 은행에 가서 상담을 자주 받는다. 하지만 실행에 옮긴 건 하나도 없단다. 그저 어머니가 하던 방식대로 출연료가 생기면 꼬박꼬박 모았다가 목돈이 되면 적금통장에 옮길 뿐. 재테크 왕초보 유채영 씨는 어떻게 걸음마를 떼야 할까. 정복기 소장의 조언이다.

“유채영 씨는 겁이 많고 신중한 스타일이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를 한 번에 확 변경하면 안 됩니다. 결과가 좋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새로운 방법의 재테크에 대해 아예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리거든요. 하나하나씩 배워 가는 게 중요합니다. 먼저 CMA 통장을 만드십시오. 입출금이 자유로우면서도 5% 이상의 금리가 나옵니다. 적금의 경우 장점은 있지만 3년 후, 5년 후 효용가치를 따져 보면 돈을 묶어 놓는 가치밖에 없습니다. 그 다음 단계는 적금을 변화시키는 겁니다. 적립식 펀드에 가입하되, 주식보다 채권의 비중이 많은 상품이 유채영 씨에게 적합합니다.”

유채영은 “저한테 딱 맞는 말씀을 해 주시네요. 하나하나 배우면서 해 가고 싶었는데”라고 말했다. 시어머니와 함께 사는데 생활비는 남편이 모두 해결하고, 유채영 씨가 버는 수입에 대해서는 간섭하지 않는다고 한다. 지금은 부부가 각자 자산관리를 하지만 4년 후, 유채영이 마흔 살이 되면 통장을 합치기로 했단다. 그때 노후 대책을 함께 세우면서 미래의 꿈을 공유하기로 했다는 것.

지금은 시험기간이라고 했다. 정 소장의 조언.

“노후 대책은 지금 시작해도 빠른 게 아닙니다. 가족계획까지 합쳐서 세워야 합니다. 막연히 돈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건 노후대책이 아니에요. 어떤 노후를 꿈꾸고, 그 삶을 위해서는 얼마가 필요하고, 그 돈을 벌기 위해서는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는 식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나이가 들면서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먹고 살 돈은 비축해 둬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돈을 벌기 위해 원치 않는 삶을 살아야 하는 일이 생깁니다.”

정복기 소장은 최근 《경제야 놀자 정복기PB의 재테크 정석》이라는 책을 펴냈다. 단순히 금융상품이나 돈 버는 테크닉이 아니라 올바른 자산관리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이 책은 최근 금융위기시대를 맞아 ‘거품을 빼고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투자 철학과 맞물리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정복기 소장은 이 책을 유채영 씨에게 선물하면서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부터라도 재테크 분야에 마음을 열고 귀동냥을 하시면 4년 후 많이 달라질 겁니다”라고 말했다.

사진 : 문지민
  • 2009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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