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모든 분석가들의 예상이 어디서부터 잘못됐고, 금융시장이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특별한 경고가 없었던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을 가정하기에는 필자를 비롯한 분석가들 대부분이 가졌던 금융시스템의 ‘자기 균형’ 기능에 대한 신뢰가 너무 강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금융위기의 출발점이었던 미국시장에 비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시장의 분석가들은 1년여 간의 랠리를 더 즐길 수 있었기에 버블 붕괴 뒤에 다가온 숙취는 더 컸을 것이다."> 대체 모든 분석가들의 예상이 어디서부터 잘못됐고, 금융시장이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특별한 경고가 없었던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을 가정하기에는 필자를 비롯한 분석가들 대부분이 가졌던 금융시스템의 ‘자기 균형’ 기능에 대한 신뢰가 너무 강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금융위기의 출발점이었던 미국시장에 비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시장의 분석가들은 1년여 간의 랠리를 더 즐길 수 있었기에 버블 붕괴 뒤에 다가온 숙취는 더 컸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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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완의 투자 키워드 | 탐욕에 잘려 나간 ‘보이지 않는 손’

대체 모든 분석가들의 예상이 어디서부터 잘못됐고, 금융시장이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특별한 경고가 없었던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해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지금과 같은 상황을 가정하기에는 필자를 비롯한 분석가들 대부분이 가졌던 금융시스템의 ‘자기 균형’ 기능에 대한 신뢰가 너무 강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금융위기의 출발점이었던 미국시장에 비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시장의 분석가들은 1년여 간의 랠리를 더 즐길 수 있었기에 버블 붕괴 뒤에 다가온 숙취는 더 컸을 것이다.
외환위기 이후 우리에게 던져진 선진 금융기관에 대한 고정관념은 궁극적으로 금융시장의 단기 전망에 대한 시각에 큰 악영향을 미쳤다. 이번 위기 이전 우리가 봐 왔던 선진국들의 금융기관, 특히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부실한 리스크 관리로 외환위기를 초래했던’ 국내 금융기관들과는 차마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선진 노하우’를 보유한 투자의 신과 같은 존재였다. 헐값에 시장에 나온 국내기업들과 금융기관들을 싼값에 사들여 단기간에 큰 이익을 내고 사라지는 그들의 투자기법 앞에 국내 금융기관들은 감탄사만 연발하지 않았는가.

그러나 우리에게 다가온 현실은 매우 냉정했다. 세계 금융기관의 큰형님으로 나섰던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부적절한 신용등급을 가진 채권들을 유동화시키는 데 앞장섰으며, 단기간의 수익을 위해 잠재위험이 큰 파생상품을 발행하는 행위도 사양하지 않았다. 사태 초기였던 2007년, 우리는 글로벌 투자은행이 리스크 관리의 기초를 무시한 행동들을 아무런 생각 없이 저질렀다는 점을 납득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혹은, 최소한 금융기관과 투자자들에게 ‘최적의 리스크와 수익의 조합을 제공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고 있어 항상 투자자들을 균형의 길로 인도될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리먼브러더스와 AIG가 스스로 자초한 어리석은 행동으로 지급불능 상황에 빠질 수 있다고 고백했을 때 우리는 그제야 눈치챌 수 있었다. 월가에서 ‘보이지 않는 손’은 이미 잘려 나갔고 그 자리를 ‘탐욕의 혓바닥’이 대신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지난 수년 간 ‘금융기관과 투자자들은 정책당국보다 똑똑하며 투자의 기회와 범위를 넓히는 것만이 모두를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는 가정에 근거해 금융시장을 분석해 왔다. 모든 정보는 모든 투자자들에게 즉시 공개되고 자산 가격에 즉각 반영된다는 효율적 시장가설을 신봉하고 있던 분석가들에게 ‘대체 누가 얼마나 큰 손실을 입었는지 지금 집계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라는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고백은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지난 1개월간 글로벌 주식시장이 급변동한 이면에는 지난 수년간 모든 투자전략의 중심에 서 있던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한 신뢰의 상실이 자리 잡고 있다.
글쓴이 정영완님은 1995년부터 삼성증권에 근무하고 있다. 35세 때 최연소 지점장으로 발탁됐고, 삼성증권 영업지원파트장을 거쳐 현재는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을 맡고 있다. 2001년 매경 증권인상을 수상했다.
  • 2008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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