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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 투자가에게서 배우는 성공투자법 | 장기투자냐, 단기투자냐?

우량주 사는 게 무엇보다 중요

불황이나 디플레라는 게 5년이고 10년이고 계속될 리는 없다”며 “회복시기가 빗나가긴 해도 회복 자체는 분명한 사실이며, 이때 80% 이상은 주가가 오를 수밖에 없다”고 전한다. 장기투자자에게 리스크란 참지 못하고 중도에 팔아 버리는 게 유일하다. 그에게 장기투자란 종목이 아닌 시간을 사는 것이다.
주식은 ‘잘 파는 게임’이다. 적시에 샀어도 잘못 팔면 이익실현은 ‘그림의 떡’이다. 그렇다면 얼마나 보유한 뒤 내다 파는 게 좋을까. 많은 이들의 궁금증이다. 정답은 없다. 어떤 월가 고수는 “평생 들고 갈 것”을 권하지만, 또 다른 투자 대가는 “사자마자 팔 때를 정하라”고 조언한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헷갈릴 수밖에 없다. 실제로 증권가엔 시간의 힘에 기대는 장기투자자만큼 치고 빠지기로 수익을 낸 사람도 많다. 어떤 게 좋다고 잘라 말하긴 어렵다. 중요한 건 본인의 투자 스타일에 맞춘 전략을 찾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BLASH’전략이란 게 있다. ‘Buy Low And Sell High’의 약자로 싸게 사서 비싸게 팔라는 의미다. 저점매수 및 고점매도다. 다만 문제가 있다. 이 전략은 말이 쉽지, 실천하기가 아주 까다롭고 어렵다. 실전에서 매매 타이밍을 적시에 잡아 투자수익을 극대화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수많은 월가 고수들도 ‘BLASH’ 전략을 추구해 봤지만, 실패했다. 그나마 ‘BLASH’ 확률을 높이는 경우의 수를 발견한 게 다행이면 다행이다. 장기보유다. 오래 보유할수록 ‘BLASH’ 확률이 높다는 걸 깨달은 것이다. 그래서 나온 세부전술이 ‘Buy & Hold(매수 후 보유)’다. 매입 후 장기보유(Buy & Hold)함으로써 저가매수·고가매도(BLASH)를 실천할 수 있다는 논리다.

먼저 장기보유를 주장하는 고수들의 조언을 들어 보자. 먼저 워렌 버핏이다. 버핏은 투자호흡이 길기로 소문난 장타고수 중 한 명이다. 그는 “단기수익에 현혹되는 건 어리석다”며 “자주 매매할수록 수익은 더 악화되는 법”이라고 했다. “주식은 자주 사고파는 게 아니라 소수종목을 잘 골라 장기간 보유해 그 기업의 성장을 지켜볼 때 만족할 만한 수익을 올려 준다”는 지론이다. 실제로 그는 우량주를 사서 참을성 있게 기다리는 전략만으로 세계 최고의 부를 일궈 냈다. 그의 투자기간은 무한대다. 투자자가 할 일은 좋은 기업을 내재가치보다 싸게 사는 것뿐이다. 보유기간이 길수록 수익기회도 많아진다고 본다. 복리의 힘 때문이다. 적은 수익도 쌓이면 급증하는 반면, 데이트레이딩은 장기적으로 잃는 게임이라는 입장이다.

‘주식보유 3년론’을 주장했던 성장주 개념의 창시자 필립 피셔도 버핏 못잖은 장기보유자다. 피셔는 몇몇 소수종목에 집중투자한 뒤 수십 년을 보유해 여러 번 대승을 거뒀다. 그는 늘 ‘Buy & Hold’를 강조했다. “장기보유하면 비록 고점에서 떨어져도 엄청난 수익이 난다”며 “주식투자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큰 손해는 훌륭한 회사를 너무 일찍 파는 것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오래 보유했으면 수백, 수천%의 경이로운 수익을 안겨 줄 회사를 수십% 정도 올랐을 때 빨리 팔아 버리는 게 장기적으로 보면 제일 큰 손실이란 얘기다. 따라서 제대로 투자대상을 선정해 샀다면 영원히 매도기회는 오지 않는다고 본다. 대신 잘못된 선택이라면 즉각적인 매도만이 살 길이다.

투자업계의 성인 존 템플턴의 평균 보유기간은 5년 정도다. 한때 1만5000개 이상의 글로벌기업을 조사하며 분산투자의 극치를 달렸던 그였지만, 보유기간만큼은 장기호흡을 고집했다. 그가 주식을 파는 이유는 단 두 가지다. ‘주가가 많이 올라 더 이상 싸지 않을 때’와 ‘현재 보유주식보다 50% 이상 싼 다른 주식을 발견했을 때’뿐이다. 그는 장기투자의 최대 메리트로 복리효과를 꼽는다. 시간이 날 때마다 복리수익의 사례를 강조하며 가능한 일찍 투자할 것을 권한다. 그래야 남은 생애에 복리수익의 혜택을 제대로 누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피터 린치는 “개인적으로 주식을 산 뒤 3~4년째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기 시작했다”며 “그 이상 걸린 경우도 많지만, 적어도 이 정도는 보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그는 “주가등락에 관계없이 장기보유하는 게 리스크를 줄이는 최적의 방법”이라고 덧붙인다. 매년 20~30%의 고수익을 거둔 마젤란펀드 역시 보유와 환매에 따른 수익률 격차가 현격한 걸로 분석된다. 이는 아무리 좋은 펀드라도 사고팔기를 반복하면 수익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걸 보여 준다. 그는 장기투자의 성공조건으로 대단한 용기와 인내심을 든다. “장기투자는 참으로 어려운 투자전략이지만 실천할 수만 있다면 그 열매는 아주 달다”며 “더 이상 참기 어렵다고 포기하는 순간 잔치가 벌어지곤 하는 곳이 바로 증권가”라고 설명한다.

수렵보다는 농경투자를 강조했던 사와카미 아쓰토도 장기보유를 통한 ‘Buy & Hold’ 전략을 실천했다. 그는 시간이 갈수록 한층 강화되는 인간욕망과 경제발전을 근거로 내일은 어제보다 나아질 수밖에 없다는 지론을 편다. 주가란 뛸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불황에 힘겨워하기보단 호황을 기다리며 꿋꿋이 버텨 내는 게 최고의 무기라고 여긴다. 그는 “하락장 때 태연한 얼굴로 살 수 있다면 장기투자자 자격이 충분하다”며 “가치 있는 걸 싸게 사 두면 결코 실패는 없다”고 했다. 그러곤 더 높은 값에 팔 때까지 느긋하게 갖고 있는 게 장기투자의 전부다. “불황이나 디플레라는 게 5년이고 10년이고 계속될 리는 없다”며 “회복시기가 빗나가긴 해도 회복 자체는 분명한 사실이며, 이때 80% 이상은 주가가 오를 수밖에 없다”고 전한다. 장기투자자에게 리스크란 참지 못하고 중도에 팔아 버리는 게 유일하다. 그에게 장기투자란 종목이 아닌 시간을 사는 것이다.

이 밖에도 장기보유의 투자효율을 강조한 월가 고수는 수두룩하다. 앙드레 코스툴라니는 “장기투자야말로 모든 거래방법 중 가장 최고의 결과를 낳는다”고 강조했다. 필립 피셔의 아들인 케네스 피셔는 “바람직한 주식이면 자신 있게 보유하라”며 “영원히는 아니라도 적어도 5~10년은 보유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했다. 일본식 가치투자의 장을 연 고레카와 긴조도 ‘넝마주 비법’과 ‘거북이 3원칙’을 통해 가치가 주가에 반영될 때까지 지긋이 기다릴 것을 설파했다. 가치투자 창시자인 벤저민 그레이엄은 평균 보유기간을 2년 정도로 봤다. 단타매매의 달인이었던 니콜라스 다비스조차 “당장 수익이 안 나도 적어도 3주는 보유하라”고 추천한다.

반면 단타 추종자도 있다. 장기보유가 능사는 아니란 이유에서다. 장기투자의 대전제인 보유종목의 우량성이나 건전성이 훼손될 경우 무조건적인 장기보유는 포트폴리오를 왕왕 종합병원 신세로 전락시킨다. 변동성이 높은 종목도 마찬가지다. 고수들은 하나같이 우량주를 근거로 장기보유를 권한다. 하락 리스크를 지닌 투자대상일 경우 장기보유는 맞지 않을 수 있어서다. 보유기간 최장 6개월을 원칙으로 삼은 포스터 프리스는 “주식을 살 땐 언제든 작별인사할 준비를 하라”며 “어떤 기업의 앞날이 창창하다는 식의 전망을 절대 믿지 말라”고 했다. 수익모델이 아무리 좋아도 경영에 실패하거나 악재에 휘둘릴 경우 말짱 도루묵이기 때문이다.

신흥국가 투자에 탁월한 선구안을 지닌 마크 파버도 장기보유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그는 “영원히 보유하겠다는 생각으로 주식을 사라는 얘기가 있는데, 개인적으로 이런 어처구니 없는 투자법칙에 전혀 동조할 수 없다”고 했다. 무조건 오래 갖겠다는 생각 대신 주가가 적정가격을 훌쩍 넘기면 판다는 생각으로 주식을 사라고 조언한다. 특히 고성장 국가ㆍ업종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업황쇠퇴의 흐름이 훨씬 격렬하기 때문이다. 그는 “매수 후 보유는 최악의 전략”이라며 “과감하고 잦은 재배치가 필요할 뿐”이라고 강조한다.

포트폴리오엔 잡초 대신 꽃만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윌리엄 오닐도 호흡이 짧은 고수 중 하나다. 그는 “보유기간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며 원칙고수와 시장 움직임이 더 중요하다”고 가르친다. 때문에 최선의 매도 타이밍은 주가가 오를 때다. “상승세를 타며 아주 강하게 보일 때 팔되 천장에서 팔려는 욕심은 버리라”고 한다. 그에게 투자목적이란 흥분이나 희열보다는 이익확보이기 때문이다. 즉 이익을 내려면 현금화가 필수다. 그는 “오래 보유하면 더 큰 이익은 가능해도 폭락 때 빠져나오지 못할 수 있다”며 “상승세가 아주 강한 예외종목이 아니면 개인적으로 20% 이익이 나면 내다 팔았다”고 했다. 단 매수가보다 최대 8% 이상 떨어지면 무조건 털었다. 그는 “패배는 일찍 인정할수록 좋다”며 “늦어도 3개월 안에 손해난 주식은 팔 것”을 권유한다.

일러스트 : 배진성
  • 2008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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