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이 함께 쓰는 가계부 ⑥ 왜 용돈을 아껴 저축해야 해요?

소득이 늘어도 그만큼 돈을 쓸 일이 많은 세상이다. 수없이 우리의 소비 욕구를 자극하는 광고와 소비재의 화려한 유혹에 많은 사람들이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아무리 소득이 높다 한들 욕구대로 돈을 쓴다면 늘 부족할 수밖에 없다. 2000년대 들어서 우리가 겪었던 신용대란의 아픔 또한 소득수준을 뛰어넘는 카드의 사용으로 그때그때 욕구를 충족시키면서 생긴 아픔이다.


아이들도 항상 과소비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광고를 통해서, 혹은 등ㆍ하교 시간에 자주 들르는 문방구에는 아이들을 유혹하는 것들이 적지 않다. 이렇게 욕구를 자극하는 환경에서 어떻게 지혜롭게 소비하는가, 그 습관을 길러 주는 것이 용돈교육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다. 어떻게 하면 아이에게 좀 더 효과적으로 용돈을 잘 쓰고 저축을 잘하게끔 이야기해 줄 수 있을까? 그것은 미래 지향적일 때 효과가 있다. 즉, 무조건 돈을 쓰지 말라든가 돈을 쌓아 두는 것만이 좋은 것처럼 강조하는 것에서 벗어나 미래에 꼭 필요할 때 쓰기 위해 지금 소비를 잘해야 한다고 가르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어느 날 딸에게 용돈을 잘 써서 저축을 해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이야기해 주었다.

“엄마 아빠가 우리 딸이 원하는 것을 맘껏 사주거나 혹은 우리 딸이 직접 맘껏 쓰고 살 만큼 많은 용돈을 주지 못하는 데는 이유가 있어. 그건 말이야, 그냥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야.

앞으로 우리 딸이 중학교에도 가고 고등학교에도 가겠지? 그러면 대학에도 가야 하고. 그때마다 점점 필요한 돈이 많아지거든. 그런데 엄마 아빠는 나이가 들잖아. 나이가 들면 들수록 버는 돈이 적어질 수도 있어. 우리 딸이 대학에 가야 해서 대학 등록금을 내야 하는데 정작 그동안 번 돈은 다 쓰고 등록금 줄 돈이 없으면 어떡하지? 예진이는 대학생 되고 싶지 않니?”

“음… 대학생 되고 싶어.”

“근데 그때 엄마 아빠가 돈이 없어서 등록금을 못 주면 네가 직접 벌어서 다녀야 하는데 괜찮겠어?”

“등록금이 얼만데?”

“아마 일 년에 1000만 원 이상은 학교에 학비로 내야 할 걸? 근데 그때 엄마 아빠가 돈을 제대로 못 벌고 모아 놓은 돈도 없으면 엄마 아빠는 우리 딸을 대학에 보낼 수가 없잖아. 그러니까 지금 버는 돈을 우리는 다 쓰고 살 수가 없어. 나중에 돈이 필요한데 제대로 돈을 벌지 못할 때를 대비해서 지금부터 많이 모아 두어야 해. 동화 중에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 있잖아. 그거랑 똑같은 거지. 겨울이 올지 모르고 여름 동안 일해서 거둔 음식을 다 먹어 치워 버리면 겨울 내내 굶어야 하잖아. 살다 보면 우리의 미래에는 음식을 거둘 수 없는 겨울 같은 시간이 있을 수도 있어. 사람은 늘 그때를 대비해야 하는 거지. 너 엄마 아빠가 베짱이처럼 여기저기 먹을 음식 구걸하러 다니길 바라지 않지?”

“네게 준 용돈도 마찬가지야. 엄마 아빠가 용돈을 줬는데 문방구에서 스티커와 예쁜 머리핀 사는 데 돈을 다 써버리면 정작 학교 준비물 사야 할 때 돈이 없어서 준비물을 살 수 없을지도 모르잖아. 그러니까 돈을 쓸 때는 늘 필요한 지출을 생각해 보고 그때 쓸 돈은 남겨 두고 나머지에서 갖고 싶고 하고 싶은 것에 돈을 써야겠지. 그래야 엄마하고 처음 약속한 대로 용돈으로 학용품도 사고 준비물도 사고 간식도 사먹고 저축도 하지. 네 맘대로 쓰는 돈이 용돈이지만 네 맘대로 쓴다는 것은 네가 네게 필요한 것도 스스로 알아서 챙긴다는 의미라는 것 알지?”

사진 : 이창주
글쓴이 제윤경님은《아버지의 가계부》,《불행한 재테크 행복한 재무설계》,《부자들의 행복한 가계부》등의 저자이며 현재는 어린이 경제교육을 하는 (주)에듀머니 대표로 있다.
  • 2008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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