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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완의 투자 키워드 | 주식과 부동산 이제 그만 갈라설 때가 왔다

부동산이 하락한다면 주식시장의 운명은?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가 세간의 주목을 끌면서, 우리나라의 부동산시장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주택시장이 조정을 받을 경우, 모처럼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주식시장도 그 악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지 않을까, 우려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필자는 오히려 그 반대로 생각하고 있는데, 즉 지금부터는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주택가격 상승이 오히려 주식시장의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으며, 주택가격의 건전한 조정은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이 일정 기간 갈라서야 하는 운명의 시간이 지금인 것이다.

전통적으로 주식시장과 부동산은 같이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주식과 부동산의 중기추세는 금슬 좋은 부부처럼 같이 움직여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의 동반상승추세가 그만 갈라설 때가 왔다고 말하는 근거는 아래 3가지다.

단기적인 이유

부동산 가격의 상승은 한국은행이 경기침체와 신용경색 가능성에 대응할 수 있는 여지를 축소시키고 있으며, 특히 조금만 경기가 좋아져도 물가불안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이것은 주식시장의 입장에서 보면 매우 불리한 일이다.

중기적인 이유

주택가격의 상승은 도시근로자들의 저축 여력을 크게 저하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즉, 도시근로자로 하여금 자신의 소득에 걸맞지 않는 수준의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을 지게 만들어 노후설계를 위한 금융자산 투자를 소홀히 할 수밖에 없도록 강요하는 것이다.

장기적인 이유

어떤 경우에도 자산가격의 버블은 언젠가 붕괴될 수밖에 없다. 만일 주택가격에 버블이 생기고, 이 버블의 붕괴를 주택담보대출을 한 도시 근로자들이 뒤집어쓸 경우,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큰 재앙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위에 제시한 3가지 이유 중 필자가 가장 우려하는 일은 주택가격 상승으로 인한 근로자들의 저축여력 하락 가능성이다. 그들의 저축여력은 장기적인 증시의 수급기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990년대 주택가격 상승은 높은 임금상승률이 뒷받침한 반면, 2000년대 주택가격 상승은 임금상승률이나 취업환경이 받쳐주지 못한 상태였다.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대출로 집을 사는 사람이 많아 가계부채가 많아진 상태다. 따라서 지난해와 같은 주택가격 급등현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날 때 도시근로자들의 금융자산 축적 여력은 크게 줄어들 것이다.

반면, 지금과 같이 주택가격이 견조하게 조정을 받아 준다면 오히려 주식시장은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할 것이다. 연초 이후 주식시장의 움직임은 이러한 가정을 뒷받침하고 있다. 우선 주택시장이 연착륙에 성공하면 한국은행의 관심은 다시 경기부양 쪽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대내외 변수의 변화에 대해 중앙은행의 대응 여지가 늘어나는 셈인데, 한국은행이 유동성을 공급할 여지가 생겼다는 사실은 주식시장에 항상 호재로 받아들여졌다.

주택가격의 하락은 중장기적으로도 근로자들의 저축여력이 늘어나고 대출부담이 줄어드는 것이므로 주식시장이 부정적으로 해석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물론 주택가격이 폭락한다면 주식시장에 매우 큰 악재가 될 것이기 때문에 경착륙의 가능성은 논외로 했을 때다.
글쓴이 정영완님은 1995년부터 삼성증권에 근무하고 있다. 35세 때 최연소 지점장으로 발탁됐고, 삼성증권 영업지원파트장을 거쳐 현재는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을 맡고 있다. 2001년 매경 증권인상을 수상했다.
  • 2007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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