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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재테크 | 피자집으로 성공한 개그맨ㆍ연극배우 이원승

자산 컨설팅 정복기 삼성증권 PB연구소 소장
참나무 장작으로 불을 지핀 가마 2개와 잘생긴 이탈리안 요리사가 손님을 맞는 곳. 대학로 ‘디마떼오’는 입구부터 눈길을 끈다. 이탈리아 정통 피자를 만드는 곳이라는 것을 확실히 각인시키는 장치다. 이탈리아 나폴리식 수제 피자를 고집하는 이곳의 주인은 개그맨 겸 연극배우 출신의 이원승 씨(47세, 본명 이성규). 그는 피자 업계에서 벤치마킹 대상이 될 정도로 사업가로서도 능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탈리아 나폴리에 본거지를 둔 ‘디마떼오’는 빌 클린턴 대통령도 다녀갔을 만큼 유명한 피자 전문 레스토랑. 그는 1997년 KBS <도전 지구탐험대>에 출연, 나폴리에서 피자 만들기 체험을 한 직후 ‘디마떼오’를 한국에 들여왔다. 촬영 한 달 후 나폴리로 다시 날아가 개그맨 특유의 익살과 재치로 로열티 한 푼 없이 계약을 성사시켰고, 6개월 동안의 준비 기간을 거쳐 지금 자리에 문을 열었다. 하지만 곧 IMF 외환위기가 닥쳐 그의 표현대로라면 ‘인생에서 편집하고 싶을 만큼 지독한 고생’을 했지만 특유의 낙천성과 바지런함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연매출 15억 원이 넘는 피자집으로 키워 냈다.

나폴리에서 직수입한 식자재를 쓰고, 현지 요리사를 스카우트한 후 이탈리아식 전통 가마에 굽는 등 미국식 피자와 철저히 차별화한 것이 성공 포인트. 참나무 숯 열기로 구워 기름기는 적으면서 맛이 담백하고 고소하다는 것이 ‘디마떼오’ 피자의 특징이다.

2005년 압구정동에 2호 점을 내며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그가 최근 대학로 본점 안에 45석짜리 소극장을 마련하고 연극무대로 복귀했다. 지난 6월부터 공연에 들어간 그의 무대 복귀작은 모노드라마<빠알간 피터의 고백>이다. 오태석 선생의 연출로 무대에 오른 이 작품은 현재 <이원승이 원숭이>라는 제목으로 매주 금ㆍ토ㆍ일ㆍ월요일 밤 8시에 관객과 만나고 있다. 공연이 없는 수요일 오후, ‘디마떼오’ 본점에서 열심히 피자를 굽고 있는 그를 정복기 삼성증권 PB연구소 소장과 함께 만났다. 짧게 깎은 머리가 인상적이었는데 “초심을 유지하기 위해 열흘에 한 번씩 삭발하고 있다”고 한다.

“남의 돈을 절반이나 빌려 가게를 열었는데 외환위기 때문에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잔금을 못 받은 인테리어 업자가 날마다 가게 앞에서 시위를 할 정도였지요. 그때는 유서를 써놓을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그때부터 휴대전화도 끊고, ‘연예인 이원승은 없다’는 생각으로 4년 동안 죽어라 일만 했다. 손님이 오면 항상 무릎을 꿇고 주문을 받았고, 지인이 와있어도 그 자리에 앉지 않았다. 당시 그의 목표는 오직 하나, 빚을 갚는 것이었다.

“4년 동안 정말 단 한 번도 이 공간을 벗어난 적이 없어요. 그렇게 죽자 사자 일했더니 거짓말처럼 빚이 없어지데요. 그런데 빚을 다 갚고 나니 앞으로 뭘 해야 할지 막막하더군요. 목표가 사라지면서 방향감각을 잃어버린 겁니다.”

또 다른 목표가 필요하던 그 즈음, 먹고사느라 가슴속에 묻어 두었던 꿈이 꿈틀댔다. 죽을 각오로 일했으니 앞으로의 인생은 덤이라는 생각으로 무대 복귀를 준비했다. 그렇다고 사업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일. 그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연극을 위해서는 사업을 해야 하고, 사업을 위해서는 연극을 해야 한다’는 식의 자기논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소극장 만들기는 야외 홀에 있던 인공폭포를 철거하고 나무를 뽑아내는 등 5년 전부터 서서히 준비했어요. 사장인 제가 연극을 하려면 직원들의 절대적인 협조가 필요하니 그들의 복지에 먼저 신경 썼죠.”


시대를 앞서간 재테크 감각

2004년, 4층짜리 빌라 한 동을 은행 융자를 끼고 매입해 직원들의 숙소로 만들었다. 가족이 있는 직원은 한 층을 쓰고, 나머지 직원은 1인 1실씩 사용하게 했다. 아르바이트생을 빼고도 직원이 30명에 달해 그 후 직원 숙소용으로 몇 채를 더 구입했다고 한다. 대학로가 문화특구로 지정될 즈음, 그는 주차 대란이 올 것에 대비해 승용차 10대를 댈 수 있는 주차장도 확보했다. 그런데 필요에 따라 구입한 부동산이 효자가 됐다. 이후 대학로 일대 부동산 값이 치솟은 것.

그가 살아온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던 정복기 소장은 “더 이상의 조언이 필요 없을 정도로 투자를 잘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융자를 받아 건물을 사고 이자와 원금을 갚아 나가는 동안 부동산 가치가 두세 배 오른 셈이네요. 남의 돈으로 재산 가치를 만들어 가는 것을 보통 레버리지 효과라고 하지요. 빚에 대한 부담 때문에 보통 사람들은 시도하기 어려운데, 대단하십니다. 스스로에 대한 신념이 강해서 성공하실 수 있었던 것 같네요.”

‘디마떼오’ 대학로점과 압구정점은 물론 이탈리아 식자재를 수입-공급하기 위해 만든 ‘디마떼오SAP’까지도 각각의 법인체로 운영해 세제 혜택을 받는 것이나, 3년 전부터 직원들의 퇴직금을 주식관련 상품에 투자해 퇴직연금 형태로 관리하는 것 등 시대를 한발 앞서가는 투자 감각에 정 소장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퇴직연금 제도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지 1년밖에 안 되었는데, 벌써 3년 전부터 실천하고 계셨다니 놀랍습니다. 더구나 3년 전이면 주가가 오르기 전인데, 타이밍 또한 절묘하네요.


이원승 씨는 직원들에게 “한 달 월급의 절반 이상을 저축하지 않으면 인사고과에 반영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10년 후에는 나도 사장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살라”고 격려하는 등 직원들의 재테크에도 세심하게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도 자문을 구할 것이 있다고 했다. 2년 전부터 테이크 아웃 피자 체인점을 구상하고 있는데, 어떻게 사업성을 따질지 물었다. ‘디마떼오’ 피자를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길이라는 생각에 구상 중이라는 말에 정 소장은 이렇게 조언했다.

“우선 사람들이 디마떼오 피자를 찾는 이유들을 한번 순위를 매겨 나열해 보십시오. 이탈리아 식자재를 쓴다, 현지 요리사들이 피자 전용 가마에서 굽는다, 연예인 이원승 씨가 한다는 식으로. 단가를 맞추기 위해 이 요소들이 빠져야 한다면 그 사업은 신중히 고려해야 합니다.”

“막연했던 것들이 확실히 정리되는 것 같다”며 고개를 끄덕이던 이원승 씨는 “디마떼오 브랜드 파워를 키워 이탈리아 식자재를 수입-공급하고 있는 디마떼오SPA 규모를 늘리면 어떻겠느냐”는 정 소장의 제안에 “고려해 보겠다”며 활짝 웃었다.

“3개월째 연극을 하고 있는데, 관객 대부분이 이곳에서 식사까지 겸하더군요. 그런 분들에게 뭔가 특별한 문화 체험을 주는 게 제 목표입니다. ‘디마떼오’에 가면 아주 특별한 것이 있다고 느끼도록 말이죠.”

연극하랴, 피자 구우랴 바쁜 와중에 그는 좋은 일도 많이 한다. 1년에 한 번씩 자신이 졸업한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다. 또 매달 9일을 ‘피자 데이’로 정해 35명의 고아들을 초청해 함께 저녁을 먹고, 컬투, 갈갈이 패밀리 등 후배 개그맨들의 공연도 관람하게 한다는 것. 그는 “그 아이들에게 꿈을 주는 것이 가장 보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사진 : 김선아
  • 2007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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