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재테크 | 이혜원 리안 대표

버는 것만큼 자금 관리가 중요한 때

자산 컨설팅 정복기 삼성증권 PB연구소 소장
‘반지의 제왕’ 안정환 선수의 부인 이혜원 씨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 미스코리아 출신에다 고액 연봉의 스포츠 스타 부인, 얼마 전 비키니를 입은 환상적인 몸매가 인터넷에 공개되면서 그가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 ‘리안(www. liahn.co.kr)’이 주목을 받았다. ‘직접 운영하는 게 아니라 다른 연예인들처럼 이미지만 빌려주는 거겠지’ 하는 섣부른 편견을 떨칠 수 없었다.

청담동에 있는 ‘리안’ 사무실에 들어선 순간 눈이 번쩍 뜨였다. 레드와 화이트 컬러를 세련되게 접목한 콘셉트의 카페 같은 그곳에 이혜원 대표가 있었다. 쭉 뻗은 다리에 시원시원한 이목구비, 황미나의 순정만화에 나오는 이오니아의 공주 같았다. 자산 상담을 맡은 정복기 삼성증권 소장은 “실제로 뵈니 훨씬 더 미인이시네요”라며 인사를 건넸다.

‘리안’은 이 대표 자신과 남편의 성을 따서 만든 상호. 유럽풍의 로고나 사무실 인테리어가 모두 이 대표의 작품이란다. 그와 대화를 나누면서 섣부른 예측이 하나 둘 깨져 나갔다. 그는 ‘리안’ 운영의 구석구석을 관여하고 있었다. 수원대 산업디자인과를 졸업한 그는 전공을 살려 옷과 구두 등을 직접 디자인하고, 원단을 고르고, 모델에 판매, 재정 관리까지 한다. 수시로 동대문과 백화점 등을 돌아다니며 시장조사를 하고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오는 고객의 반응 하나하나에 관심을 쏟는단다. 그의 널찍한 책상엔 디자인할 때 쓴다는 커다란 매킨토시가 놓여 있었다. ‘리안’에 올라 있는 옷의 70%가 그의 작품이다. 주 고객층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여성으로, 이혜원 대표처럼 젊고 스타일리시한 미시족들에게 특히 인기라고 한다.

리안의 여자 모델은 이혜원 대표고, 남자 모델은 안정환 선수다. 이렇다 보니 고객들은 착각을 일으킨다. 자기가 입어도 저렇게 예쁘고 멋지리라는. 그런 심리가 구매욕을 자극하는 것은 물론이다.

리안 오픈 9개월째, 혼자 시작해 직원이 13명으로 늘었다. 월평균 매출액은 5억 원 정도. 뿐만 아니다. 이 대표는 경기도 의왕시 백운호수에 있는 1호점에 이어 청담동에 2호점을 낸 퓨전 한정식 ‘토브’도 운영한다. 어머니가 70% 정도, 자신은 30% 정도 관여한다고. 메뉴 개발은 거의 이혜원 대표의 몫이다. ‘토브’ 역시 맛깔스러운 한정식집으로 소문나 있다. 이 대표는 안정환 씨를 따라 독일, 이탈리아, 일본 등지로 다니면서 독일에서는 디자인을, 이탈리아와 일본에서는 요리를 배워 사업의 기반을 다져 뒀다. 외식업에 이어 의류 쇼핑몰 사업도 대박을 터뜨렸으니 안정환 씨보다 돈을 더 많이 벌겠다고 하자, “그렇게 됐어요” 하며 웃는다.

정복기 소장은 MBC TV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경제야 놀자’ 코너에 1년 가까이 고정출연하다 보니 연예인들과 친분이 두텁다. 연예인들이 그에게 말 못할 사업상의 고충을 털어놓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정 소장은 “사람들이 연예인의 이름만 비즈니스에 이용하려 해 순탄치 않은 경우를 많이 봤다”며 이혜원 대표에게 다른 연예인이 하는 사업과 차별화된 점을 물었다.


‘반지의 제왕’ 안정환 씨, “나는 복 받은 남자”라고 고백

아직은 사업 초창기라 이혜원 대표는 짜임새 있는 자금 관리를 할 여력이 없는 듯했다. 자신과 남편은 CMA 계좌를 이용하지만 고객이 입금하는 온라인 계좌는 일반 은행 예금통장을 이용하고 있었다. 정복기 소장은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금 관리도 중요한 시기”라면서 이렇게 조언했다.

“한 달 매출이 4억~5억 원이면 은행 평잔이 1억~1억5000만 원 정도 될 겁니다. 이 돈을 일반 은행에 넣어 두시면 CMA 계좌에 넣어두는 것과 이자가 3% 정도 차이가 나요. 이 정도면 매달 전 직원이 분위기 있는 곳에서 회식을 할 수 있는 돈입니다. 은행과 연계된 CMA 계좌를 이용하시면 고객이 온라인으로 입금하는 데에도 차질이 없습니다.”

이혜원 대표는 부동산 투자를 선호한다. 안정환 씨는 최근 주식에 직접투자해 수익을 올렸지만 이 대표는 주식에 대해서는 까막눈이라고. 자금이 모이면 호재가 있는 부동산을 매입했다가 적절한 타이밍에 되파는 매매를 해왔다. 정 소장은 부동산 투자에 있어 신중할 것을 권했다.

“부동산은 조심하셔야 해요. 안정환 씨는 나중에 지도자의 길로 가실 가능성이 큰데, 유명인의 부동산 소유는 본의 아니게 리스크로 다가오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유명인들께는 부동산 투자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아직도 리더 그룹에서는 부동산 투자를 죄악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걸 명심하실 필요가 있어요.”

아울러 정복기 소장은 1, 3, 6, 12개월 단위로 끊어서 자금을 관리할 것을 권했다. 자금을 땅에 묻어두다 보면 아무리 부동자산이 많아도 갑자기 현금 흐름이 막혀 곤란해질 수 있다는 것. 심한 경우 ‘파산’까지 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하자, 이 대표가 “맞아요. 저도 그런 경우 봤어요”라며 맞장구를 친다.

또한 정 소장은 네 살배기 딸 리원이를 위한 준비도 미리 해둘 것을 권했다. 리원이 앞으로 적립식 펀드를 가입한다든지 미리 증여를 해 둬서 성인이 됐을 때 스스로 무엇이든 시작할 수 있는 자금을 마련해 두라는 것. 소시민의 경우야 별 문제 없지만 공인의 경우 자식 증여는 예민한 이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소장의 조언을 경청하는 이혜원 대표의 표정은 시험을 앞둔 학생처럼 진지했다.

“예전엔 재테크니 자금 관리니 이런 건 남의 나라 얘기였는데, 요즘엔 이런 얘기 나오면 눈을 반짝거리면서 들어요. 버는 것 못지않게 나가는 것도 많다 보니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자금 관리를 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아직 20대인 이혜원 대표. 스물 셋에 결혼해 결혼 7년차 주부인 그는 나이에 비해 조숙해보였다. 청춘이라는 이름으로 자유와 실수가 허용되는 나이에 그는 유명인의 아내로서, 한 아이의 엄마로서 살아야 했다. 이런 얘길 꺼내자 역시 성숙한 대답을 한다.

“힘든 거 이야기하자면 밤을 새도 모자랄 거예요.(웃음) 저 여기까지 공짜로 온 것 아니거든요. 처음엔 후회도 했어요. 저라고 왜 청춘답게 놀고 싶지 않았겠어요. 그런 마음 다 꾹꾹 접고 살았죠.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잘한 것 같아요. 아이도 빨리 낳고 일도 빨리 시작해서 일찌감치 자리 잡았으니까 어렸을 때 못 논 걸 일로 보상받은 셈이죠.”

하지만 일보다 가정이 우선이라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단다.

“남편이 해외 팀으로 발탁되면 주저 없이 따라갈 거예요. 가정과 일의 비중을 6대 4로 정했어요. 직원들 불러 놓고도 그렇게 말했거든요. ‘너희들이 섭섭해 해도 어쩔 수 없다. 이해해 달라. 내겐 일도 중요하지만 가정이 최우선이다’라고요.”

안정환 씨는 그의 든든한 후원자다. 훈련으로 바쁜 와중에도 짬을 내 모델을 해주고, 집안 일과 딸 리원이 육아에도 적극적이라고 한다. 부부는 요즘 밤마다 와인 한 잔씩 마시는 게 취미다. 와인잔을 기울이며 안정환 씨는 가끔 이런 고백을 한단다. “나는 복 받은 남자야.”

사진 : 신규철
  • 2007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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