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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재테크 | 안도일 (주)일마레 대표

외식 사업도 프로, 주식 투자도 프로

자산 컨설팅 정복기 삼성증권 PB연구소 소장
키 186cm의 모델 출신 안도일 사장을 그가 운영하는 한식당 ‘하녹’에서 만났다. 검은 정장 바지에 하얀 운동화. 상식적으로는 ‘깨는’ 코디일 텐데 그가 입으니 ‘스타일’이 됐다. 야외 골프장에 자주 나가 가무잡잡하게 그을린 피부가 스타일을 더욱 살렸다. 자산관리 상담을 위해 만난 정복기 삼성증권 PB연구소 소장은 안 사장에게 “직접 뵙게 되어 영광”이라며 “실제로 뵈니 훨씬 더 키가 크시다”고 인사를 건넸다.

마흔 줄에 접어든 안도일 사장이 걸어온 길은 예사롭지 않다.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한 그는 모델라인 10기 출신으로 나이키 CF 모델 등을 지냈고, 건축 공부를 위해 이탈리아로 유학을 갔다가 이탈리아 음식에 소위 ‘필’을 받아 귀국, 이탈리아 음식점 ‘일마레’를 오픈했다.

일마레는 국내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이탈리아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1호로 꼽힌다. 현재 테이크 아웃 매장인 ‘일마레 미니’를 포함 20개의 매장을 두고 있다. 올해 초엔 청담동에 고급 한식당 ‘하녹’을 오픈했다. ‘청담동 스타일의 한식당’으로 인기몰이 중.

하녹은 안 사장의 이력이 고스란히 살아 있는 공간이다. 건축디자인 전공을 살려 실내 인테리어 디자인을 진두지휘했고, 일마레의 경영 노하우를 옮겨와 초기부터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다양한 일을 하면서 넓힌 인맥을 통해서 입소문을 타게 했다.

음식점 이름 ‘하녹’은 ‘한옥’을 발음대로 표기한 것. 나무 창살 느낌을 살린 창문, 수묵화의 붓 터치감을 살린 벽화, 한지의 은은한 느낌을 살린 간이 벽 등 우리네 전통 한옥 콘셉트를 충실히 따랐다. 전체적으로는 ‘젠 스타일’로 꾸며 고풍스러우면서도 모던한 느낌이 어우러지게 했다.

이날 자산관리 상담의 화제는 단연 ‘주식’이었다. 하루가 다르게 무서운 속도로 주가가 오르면서 코스피 지수 1700을 찍은 지 불과 11일 만에 1800포인트를 돌파한 최근 주식시장. 정복기 소장은 “요즘은 어딜 가도 주식이 화제”라며 “칠순이 넘으신 저희 어머니까지 주식 얘기를 하신다”고 말한다.

안도일 사장은 최근 회사 수익금의 투자 스타일을 바꾸었다. 지난해까지는 수익을 회사에 재투자해 회사 규모를 확장하는 데 힘을 쏟았는데, 서너 달 전부터는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거래 은행에 담당 PB가 있지만 PB에게 맡기지 않고 직접 투자한다. M&A주나 호재가 있는 주식을 사두었다가 단기간에 매매하는 투자를 선호한다. “재미 좀 보셨어요?”라는 정 소장의 질문에 “좀 봤어요”라며 “수익률은 비밀”이란다.

“회사 경영을 프리하게 하는 스타일이에요. 사장으로서의 제 역할은 일주일 이상 비워도 매장이 별 무리 없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 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매니저에게 80% 전권을 주고 직원 채용에도 관여하지 않아요.”

이런 경영 스타일 때문인지 그의 표정에선 자유인 같은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다른 외식업계 사장에 비해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그는 틈틈이 투자에 필요한 실무 경제 지식을 쌓는다. 재테크 관련 서적을 독파하고, 부동산 시세도 체크한다. 특히 벼룩시장의 매물 정보는 거품 없는 생생한 정보이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눈여겨본다고. 주식에 투자할 때에도 지인들의 정보를 기반으로 움직이되, 끌려 다니지 않고 주체적으로 판단한다. 해당 기업의 주식 차트를 보면서 그래프 모양이 괜찮다 싶으면 왜 오르는지, 앞으로의 전망은 어떤지 꼼꼼히 살핀다.

정 소장은 M&A주를 선호하는 안 사장의 투자 스타일에 다소 우려를 표했다. “시기를 잘못 타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게 그 이유.

“그런 주식은 손을 타는 주식들이죠. 손을 탈 때 같이 타면 좋은데 남이 털 때 들어갈 수도 있기 때문에 리스크가 크거든요. 직접투자를 하시는데, 해외 출장을 가셔서 시기를 놓쳐 버리면 불과 며칠 만에 몇 달 동안 번 수익을 잃을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하셔야 합니다.”


이 상승세가 언제까지 갈지, 이런 분위기에서는 어떤 주식을 골라야 할지에 대한 대화가 오갔다. 안도일 사장은 “최근 시총 규모가 너무 커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며 “올해 시총 규모가 GDP를 넘어설 거라는 기사도 봤다”고 하자 정복기 소장은 이렇게 조언했다.

“앞으로도 계속 주식시장은 좋을 겁니다. 최근 전체적으로 경기가 안 좋아졌는데도 주식은 계속 오르잖아요. 돈이 갈 데가 없기 때문이거든요. 특히 부동산을 잡겠다고 정부에서 제시한 신도시 개발정책으로 생긴 어마어마한 보상금들이 다 주식으로 몰리고 있어요. 부동산 시장이 불안하니까. 금리를 대폭 올려서 통화량을 흡수한다면 모를까 그게 아니라면 주식시장의 상승세는 계속 갈 겁니다.”

게다가 펀드에 돈이 몰리는 현상은 주식 시장에서 대단히 고무적인 현상이라며 이렇게 덧붙였다.

“전체 펀드 시장이 260조 원, 주식형 펀드만 40조 원에 달하거든요. 과거엔 주식을 사고파는 것만 있어서 불안한 감이 없지 않았는데, 요즘은 펀드 상품에 유입된 자금이 주식시장의 베이스를 든든하게 받치고 있기 때문에 큰 흔들림이 없을 겁니다.”

다만 정 소장은 “앞으로는 상승세가 지금처럼 가파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종목 선정에 신중할 것을 권했다. 이제까지는 종목들이 거의 다 올랐지만 상승세가 완만한 장에서는 주식의 옥석이 가려지기 때문에 오르고 내리는 종목이 나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텀을 짧게 두고 의사결정을 하라”고 조언했다.

주식 투자 스타일에 있어서는 합일점을 못 찾은 두 사람은 최근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에서는 의견이 일치했다. 당분간 부동산은 투자의 가치가 별로 없을 것이라는 게 그 의견. 정부 정책이 바뀌어서 부동산 시장이 좋아지더라도 돈이 묶이는 기회비용과 세금 등을 감안하면 큰 수익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란 예측이다.

안도일 사장은 말에 군더더기가 없다. 과장이나 치장 없이 요점만 담백하게 말하는 스타일이다. 그에게 (주)일마레의 청사진을 묻자 머릿속에 선명하게 박혀 있는 듯한 비전을 내놓는다.

“하녹은 해외 진출의 교두보입니다. 머지않아 LA와 유럽에 진출할 겁니다. 외국 어디에 내놔도 자랑스러운 우리 음식을 선보이기 위해 최상의 식재료를 엄선해서 쓰고 있어요. 전라도 광주에서 기른 암소만 사용하고 조미료를 거의 안 쓰죠. 일마레는 일마레 미니까지 포함해 3년 내에 100호점 오픈이 목표입니다. 시스템은 다 만들어 놨으니 체인점 개설만 남았습니다.”

인터뷰 내내 여유로운 미소를 잃지 않는 안도일 사장. 그와 대화를 나누고 있자니 호수 위에 고고하게 떠있는 백조가 떠올랐다. 수면 위로 품위 있게 떠있기 위해 물속에서 쉴 틈 없이 발을 움직이는 백조. 그는 여전히 모델 같았다. 시간에 쫓기면서도 여유로운 미소를 잃지 않으려 애쓰는 현대인의 롤모델 말이다.

사진 : 장성용
  • 2007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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