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CLASS 건강| 음주 30분 전에 감, 꿀을 드세요

글 여에스더 에스더클리닉 원장

글쓴이 여에스더님은 서울의대 출신으로 가정의학 전문의이자 국제 골다공증 전문의다. 현재 서울의대 가정의학과 초빙교수, 대한임상건강의학회 학술이사,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 상임이사, 대한의사협회 보완의학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건강을 지키며 술 마시는 방법은 없을까. 술자리가 잦은 연말이면 누구나 고민하는 문제다. 적절한 음주는 심장병 예방 등 건강에 도움이 된다. 특히 심장에 좋은 고밀도 콜레스테롤의 수치가 낮은 사람은 일부러라도 소량의 술을 마시는 것이 좋다. 고밀도 콜레스테롤수치를 올리기 위해서는 소량의 술과 운동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하루 석 잔 이상 마시는 술은 더 이상 약주(藥酒)가 아니다. 과음은 남성의 성(性) 기능을 떨어뜨린다. 술을 오랫동안 마시면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줄어 성욕이 떨어지고 발기부전이 생긴다. 상대적으로 여성호르몬이 많아지면서 턱수염이 줄고 젖가슴이 커지는 등 여성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과음은 또 노화를 촉진한다. 특히 뇌의 노화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정상적인 상태에서 뇌세포는 하루에 10만 개씩 죽어 가며, 술을 마시면 훨씬 빠른 속도로 파괴된다. 오랜 기간 술을 먹으면 알코올성 치매까지 생길 수 있다. 그 밖에 영양 결핍, 근육량 감소, 골다공증, 면역기능 감소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무엇보다 과음은 복부 비만의 원인과 간질환의 주범이다.

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전적으로 알코올의 양에 좌우되며, 술의 종류나 혼합방식과 무관하다. 술의 종류나 혼합방식은 숙취와 관련된 문제다. 술은 주종에 관계없이 한잔에 대략 10g의 알코올이 들어 있다. 독한 술일수록 잔의 크기가 작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알코올 농도를 따지는 등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하루 석 잔까지 마시면 좋다. 단 여성의 경우는 하루 한두 잔 정도가 적당하다.

건강한 성인의 간은 한 시간에 약 8g의 알코올을 분해할 수 있다. 소주 한 병의 알코올 양이 대략 90g이므로 이를 분해하는 데 10시간 이상 걸린다. 여기서 현명한 음주법에 대해 생각해 보자.

첫째, 술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간을 통과한 알코올의 총량에 비례한다. 예컨대 자신의 주량이 소주 두 병이라면 차라리 한꺼번에 두 병을 마시고 취하는 것이 세 차례에 걸쳐 한 병씩 나눠 마시면서 취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

둘째, 빈속에 마시지 말아야 한다. 공복에 술을 마시면 빨리 취하고 위장 점막에 손상이 생기기 때문. 술을 마시기 전에 저지방 우유, 두부, 살코기 등 저지방 고단백 식사를 하면 알코올의 흡수가 줄어 간의 부담도 덜고 위장벽도 보호할 수 있다. 술을 마시기 30분쯤 전에 감을 먹으면 감의 떫은 성분인 탄닌이 알코올의 흡수를 막아 간의 부담을 덜어 준다.

셋째, 이왕 마실 거라면 한 가지 종류만 마시는 것이 좋다. 발효주와 증류주를 섞게 되면 술을 만드는 과정에 들어가는 여러 가지 첨가물이 서로 반응해서 숙취가 오래가고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폭탄주도 피하는 것이 좋다. 맥주와 양주를 섞은 폭탄주의 알코올 도수는 20도로 위와 소장에서 가장 잘 흡수되는 알코올 농도다. 여기에다 맥주의 탄산가스가 소장에서 알코올 흡수를 촉진시킨다.

넷째, 술을 마시면서 흡연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담배에는 간에 손상을 주는 물질이 있어 술과 함께 들어가면 간의 손상이 더욱 증가한다. 술을 마시면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식도암의 위험이 100배 이상 증가한다.

그렇다면 이미 마셔 버린 술을 빨리 깨는 방법은? 우선 술을 마시는 중간에 물을 충분히 마시면서 알코올을 희석시키는 것이 좋다. 이왕이면 가만히 앉아 술을 마시는 것보다는 노래 부르고 춤도 추면서 몸을 많이 움직이는 것이 알코올의 대사산물을 몸 밖으로 잘 배출시키는 방법이다. 또 아스파라긴과 타우린 성분이 숙취의 원인이 되는 아세트알데히드를 빨리 몸 밖으로 배출시킨다. 아스파라긴산은 콩나물에, 타우린은 북어에 많이 들어 있어 콩나물국이나 북엇국은 술 먹기 전후에 먹으면 좋다.

술은 체내 포도당 제조 능력을 현저하게 떨어뜨린다. 따라서 포도당을 보충해 주는 과일이나 죽도 추천하고픈 음식이다. 특히 꿀은 최근 미국 국립두통재단에서 음주 전후 먹을 것을 권장할 정도로 유용한 식품이다. 꿀에 들어 있는 과당은 설탕과 달리 알코올을 빨리 분해시켜 숙취를 예방한다. 마지막으로 술을 마신 후 해장술이나 사우나는 피해야 한다. 해장술은 밤사이 손상된 간세포를 두 번 죽이는 일이며 사우나는 탈수를 악화시킨다. ■
  • 2005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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