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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주열 테이스티나인 대표

“이젠 데우기만 하세요!” 월 매출 50억… 차세대 밀키트 ‘레디밀’ 시대를 열다

글 : 최선희 객원기자  / 사진 : 서경리 기자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밀키트 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최근에는 보다 진화한 형태의 레디밀이 뜨고 있다. 직접 조리해야 하는 밀키트와 달리 이미 조리된 음식을 배송 받아 조리 준비 시간을 대폭 줄인 것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국·탕, 밑반찬은 물론 중식·일식·스테이크까지 거의 모든 일상식을 포장·판매함으로써 레디밀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테이스티나인의 홍주열 대표를 만났다.
최근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레디밀(Ready-meal)’은 완제품을 받아 데워 먹거나, 배송 용기에 담긴 음식을 냄비에 그대로 옮겨 담아 끓이기만 하면 된다. 조리 시간이 짧고 간편해 1인 가구를 중심으로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레디잇(Ready-eat)’이라는 브랜드를 출시, 우리나라 레디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홍주열 테이스티나인 대표는 “한 끼를 준비하기까지 10분이면 충분하다”며 “고객의 주방에 칼이 없다는 전제하에 상품을 기획한다”고 말했다.

“조리 준비 시간이 비교적 많이 걸리는 밀키트는 진정한 의미에서 ‘가정간편식(Home Meal Replacement·HMR)’이라고 하기엔 좀 부족해 보였어요. 그래서 음식의 원재료와 신선도에 각별히 신경 쓰되, 보다 편리하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됐습니다. 레디밀과 밀키트의 차이는 분명해요. 파스타를 예로 들면 밀키트는 그 안에 건면이 들어 있어 고객이 직접 삶아 건진 후 소스를 뿌려 볶습니다. 그런데 레디밀은 면까지 다 익혀서 갑니다. 모든 재료를 한꺼번에 팬에 넣고 볶기만 하면 되는 것이죠. ‘면이 붇지 않을까’라는 걱정은 기술로 해결했습니다. 단순히 식재료만 제공하는 밀키트보다 까다로운 기술력을 요하지만, 앞으로의 소비 트렌드는 분명 이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확신했어요.”

그의 예측은 시장의 수요와 일치했다. 2014년 창업한 테이스티나인은 해마다 100% 이상씩 성장하며 2020년 9월에는 월 매출 50억 원을 달성했다. 또한 최근까지 총 1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해 업계에 화제가 됐다. 식품 관련 스타트업이 손익분기점을 넘기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테이스티나인의 약진은 일종의 ‘신화’와 같다.

“장기간에 걸쳐 회사가 발전하리라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이렇게 급성장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1년 전만 해도 직원 수가 20~30명 정도였는데 지금 100명이 넘어요. 회사 가치가 2년 전에 40억 원 정도로 평가됐는데, 지금은 820억 원으로 무려 22배나 성장했습니다. 트렌디한 메뉴들을 발 빠르게 레디밀 형태로 제공한 것이 성공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경래·최현석 셰프와 협업

테이스티나인 안에는 레디잇 외에도 탐나는 밥상·오늘저녁반찬·신신고깃간·온기원·테이스티 반점·부처스나인 등 전문점 형태의 다양한 스몰 브랜드들이 있다. 이 중 테이스티 반점은 중식의 대가인 여경래 셰프와 협업해 제품을 출시하고 있고, 부처스나인은 최현석 셰프와 함께 만드는 스테이크 전문 브랜드다. 출시 이후 현재까지 홈쇼핑에서 연속 9회 매진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작은 브랜드 단위로 움직이다 보니 대기업과 달리 빠르고 유연하게 시장 변화에 대처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기획과 제조, 유통을 자체적으로 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홍 대표는 “이것이 테이스티나인의 강력한 경쟁력”이라며 “우리는 패션 업계로 치면, 패스트 패션을 지향하는 자라(ZARA) 같은 회사”라고 설명했다.

식품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주목받고 있지만 홍주열 대표는 식품과는 무관한 분야에서 일했다. 첫 직장이었던 한국타이어에서 8년간 유럽 주재원 생활을 했고, 귀국해 삼일회계법인으로 자리를 옮겨 주로 해외 컨설팅 업무를 맡았다. 롯데쇼핑이 하이마트를 인수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면서 유통과 브랜드 파워의 중요성을 절감했고, 창업을 결심하기에 이르렀다.


ⓒ 테이스티나인
2대째 김치 공장… 100년 기업을 꿈꿨지만

“우리 집이 김치 공장을 해요. 할아버지의 가업을 물려받아 아버지가 2대째 운영하고 있는데, 대기업에 OEM 생산 방식으로 납품하고 있습니다. 창업 전에 아버지를 찾아가 ‘100년 기업을 만들려면 자체 브랜드가 있어야 한다’고 권했어요. 물론 단칼에 거절하셨지만요. 그래서 혼자서라도 브랜드를 만드는 작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아버지는 제가 사업하는 걸 반대하셨기 때문에 경제적 지원은 얘기도 꺼낼 수 없었어요. 대신 보통 60일인 대금 결제일을 90일로 한 달만 늦춰달라는 부탁은 들어주시더라고요. 그렇게 2014년에 창업해 테이스티나인이라는 이름으로 김치를 팔게 됐습니다.”

당시 그의 나이 만 38세였다. 모아둔 돈도 없었고, 둘째를 낳은 지 한 달 만에 창업 전선에 뛰어드는 그를 주변에서는 모두 말렸다. 다행히 만 39세를 넘기지 않아 가까스로 청년창업지원자금 3000만 원을 받아 시작할 수 있었다.

처음 김치 판매를 시작한 곳은 이마트 에스컬레이터 옆 구석 자리였다. 하루 임대료를 내면 장사할 수 있었다. 양복 대신 앞치마를 두르고 온종일 김치를 팔았지만 매장 수수료에 교통비를 빼면 손에 쥐는 돈이 거의 없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한번은 삼일회계법인 근무 당시 상사가 찾아와 “이제 그만 회사로 돌아와라”고 했지만 “좀 더 해보고 싶다”며 거절했다.



코스트코·쿠팡·마켓컬리 등에 납품

생각만큼 일이 잘 풀리지 않아 실의에 빠져 지내던 어느 날, 코스트코에서 딱 하루만 로드쇼 형식의 행사를 진행해봐라는 연락을 받았다. 하루가 멀다 하고 이메일을 보내고, 직접 방문도 했지만 담당자도 만나지 못하고 있던 터라 세상을 다 얻은 기분이었다. 덕분에 다른 대형 매장들 입점도 수월해졌고, 백화점에도 입성했다. 쿠팡, 마켓컬리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연락을 해오고, 홈쇼핑에도 진출했다. 대치동에 100평(330㎡) 규모의 매장을 내면서 테이스티나인은 국내 온·오프 라인의 유통 채널을 모두 확보한 독보적인 식품 회사로 자리매김했다.

그 노하우를 바탕으로 테이스티 랩을 만들었다. 온라인으로 판매 영역을 넓히고 싶어 하는 노포 맛집이나 식품 판매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지만 실제로 어떻게 구현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이곳 문을 두드린다. 일종의 컨설팅을 진행하는데, 시제품 생산에서 패킹·디자인·유통까지 전 과정에 걸쳐 지원하고 로열티를 받는다.

“창업 당시 꿈이 식품업계 대기업들과 한 테이블에 앉는 것”이었다는 홍주열 대표. 지금은 ‘CJ 블로썸 파크 같은 세계적 규모의 R&D 센터 건립’이라는 목표가 더해졌다.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는 테이스티나인을 이끌며, 그는 그 꿈에 바짝 다가서고 있다.
  • 2021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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