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널 브랜딩 관련 서적 열 권 낸 조연심 작가

‘뻘짓’은 힘이 세다

글 : 이근미 객원기자  / 사진 : 서경리 기자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유망 직종에는 ‘혼자 하는 창의적인 일’이 많이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지난 4월 출간된 《퍼스널 브랜딩에도 공식이 있다》가 자기계발 분야 베스트셀러에 오르더니 SNS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인스타그램 클립이 600개를 돌파했는데 “이 책의 공식대로 실행하는 중” “꼭꼭 씹어가며 읽고 있다” “퍼스널 브랜딩 교과서”라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이 책을 함께 읽고 연구한다”는 독서모임 포스팅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국내 1위 온라인 강의 서비스 ‘클래스 101’은 조연심 작가의 ‘성공적인 직장 독립을 위한 퍼스널 브랜드 공식’이라는 강의를 개설했다.
조연심 작가는 2009년 첫 책을 낸 이래 11년 동안 열 권의 책을 출간했다. 마흔을 앞두고 퍼스널 브랜딩 분야에 뛰어들어 이룬 성과다. 인하대 영어교육과 90학번인 그는 졸업과 동시에 결혼해 두 딸을 낳고 서른에서야 YBM 영어학습지 교사 일을 시작했다. 입사 첫해 가장 많은 회원을 확보해 연말 대상을 받고 최연소 국장, 본부장으로 ‘폭풍 승진’ 했다.

“전국을 돌며 실적이 저조한 지국에서 강의를 많이 했어요. 현장에서 리더십과 조직 관리, 성과 관리, 목표 관리를 몸으로 익히는 기간이었죠.”

8년 만에 큰마음 먹고 교육컨설팅 회사로 이직했지만, 몇 달 후 문을 닫고 말았다.

“회사에서 강의를 하려면 저서가 있어야 한다고 해서 원고를 쓰던 중이었어요. 여성 리더십을 담은 《여자, 아름다움을 넘어 세상의 중심에 서라》를 출간했죠.”

현장에서 체득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관련 서적 200권을 읽은 후 얻은 결실이었다. 책을 내면 인생이 바뀔 것을 기대했지만 달라진 건 별로 없었다. 작가라는 호칭 덕에 개인 브랜드와 홀로서기에 관심을 갖게 된 게 소득이라면 소득이었다. 대학원 진학도 타진해봤지만 개설 학과가 없어 포기했고, 관련 서적도 블로그 운영법을 기술한 신병철 박사의 《개인 브랜드 성공 전략》 외에 참고할 만한 게 없었다.

스스로 ‘마이너리티 탈출법’ 연구에 나선 그는 그 과정을 기록해나갔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책이 《나의 경쟁력》(공저, 2010). 부제는 ‘자신의 가치를 결정짓는 개인브랜드의 힘’이었다. 또 책을 읽으며 역사 속 대가를 자신의 분야별 멘토로 삼았다. 찰스 핸디(포트폴리오), 톰 피터스(프로젝트), 필립 코틀러(브랜드), 히데요시 야마모토(퍼스널 브랜딩), 린다 그래튼(인적자원관리)이 그들이다.


디지털에 포트폴리오를 기록하라

그는 《나의 경쟁력》을 쓰면서 퍼스널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한 자신만의 결론을 얻었다. ‘자신의 분야를 정하고, 그 분야와 관련해 끊임없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그 과정을 디지털에 기록해 포트폴리오를 만들면서 최고가 될 때까지 지속해야 한다’는 것.

“책도 두 권 냈고, 개인 브랜드 구축을 돕는 엠유라는 회사도 설립하고, 강의도 하느라 무척 바빴지만 기록할 만한 포트폴리오가 별로 없었어요. 그래서 ‘뻘짓 프로젝트’를 구상했죠. 제 기준의 뻘짓은 ‘당장은 돈이 안 되는 일이지만, 마치 돈 받은 것처럼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는 일’입니다.”

그는 다음(Daum) ‘T스토리’에 블로그를 개설하고, 칼럼과 전문가 인터뷰를 계속 업데이트했다. 마흔을 앞둔 나이지만 토크쇼 진행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 쇼를 기획하기도 했다.

“뜻 맞는 친구들과 인터넷 방송 〈북TV365〉를 개설하고 매달 전문가를 초대해 ‘조연심의 브랜드쇼’를 진행했어요. 커뮤니티 모임 때면 자진해서 사회를 보고, 신입회원을 앞자리에 모셔 토크쇼도 하고요.”

뻘짓에 들이는 시간이 90%를 차지할 정도로 일의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 시절에 대해 “돈은 안 줘도 밥을 사주니 굶지는 않았다”며 즐겁게 회고했다.


뻘짓, 사업으로 연결되다


취업 고민에 빠진 대학생들을 위해 기획한 뻘짓이 ‘300프로젝트’다. 자신처럼 대학생들도 ‘100권의 책 읽기, 100개의 칼럼 쓰기, 100번의 인터뷰하기’로 포트폴리오를 채우면 취업이 쉬울 거라 생각한 것이다. 인터넷에 ‘300프로젝트’ 모집 공고를 내자 120명이 모였고, 프로젝트 역시 호응이 뜨거웠다. 그 결과를 담아 2014년 《300 PROJECT》를 펴냈다. 300프로젝트를 ‘30프로젝트’로 축소한 기획안이 2014년 대통령직속청년위원회 공모사업에 채택됐고, 지원금을 받아 15개 대학교 학생들과 함께 ‘10권의 책, 10명의 인터뷰, 10개의 칼럼’ 프로젝트를 실행했다.

“저의 뻘짓으로 다른 사람도 돕고, 사업으로도 연결되는 게 신기했어요. 뻘짓의 강점은 좋은 일을 하면서 경험을 쌓는 데다 마음껏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거예요. 뻘짓을 하되 자신의 브랜드와 관련 있는 방향으로 나가는 게 좋겠죠.”

뻘짓의 축적은 힘이 셌다. 예상치도 못한 일이 연이어 들어왔다. 토크쇼 영상을 블로그에 계속 올리다 보니 여기저기서 사회를 부탁해 왔다.

“파주북소리축제 홍보를 맡았을 때 초대 작가 토크쇼를 기획해 사회를 맡았고, 채선당에서 아침드라마 PPL을 계기로 주부 대상 ‘미스 변신 프로젝트’를 할 때도 토크쇼 진행을 맡았어요.”

그뿐만 아니라 여성가족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여성 전문가 4인 토크쇼, 출판기념회 토크쇼 등으로 일이 계속 이어졌다. 2015년에는 한국직업방송 〈슈퍼맘 리턴즈〉에서 ‘퍼스널브랜드 여성 멘토’ 코너를 맡아 1년 4개월간 토크쇼를 진행했다.

다양한 일을 하면서 그는 “7년 고생하면 7년의 전성기가 오고 7년간 서서히 저문다”는 ‘21년 법칙’을 깨달았다는데, 실제로 엠유는 출발 7년 차인 2016년부터 사이즈가 커졌다.

“배우면서 일하고, 그 과정에서 점점 발전해나갔죠. 처음에는 퍼스널 브랜드를 구축해주는 선에서 일이 끝났어요. 그런데 실력이 쌓이자 클라이언트들이 먼저 알아보고 월 단위, 연 단위로 매니지먼트를 맡기더군요.”

한국야쿠르트 ‘하루야채’ 출시 바이럴 마케팅, 영화 〈안중근〉 홍보 프로모션을 비롯해 스타트업의 CEO 브랜딩과 포지셔닝 브랜딩까지 다양한 일을 수주했다. 올 1월부터는 사단법인 출산육아교육협회 매니지먼트를 시작했다.

“협회에서 엄마들을 만나자 ‘뻘짓 유전자’가 스멀스멀 기어 나왔고 결국 엄마마켓연구소를 개설했어요. 엄마들을 크리에이터로 훈련시켜 출근하지 않고도 수입을 올릴 수 있는 ‘고스트 마케터’로 양성하는 일인데 지금 2기가 훈련받는 중입니다.”


함께 노력한 사원들의 비상

조연심 작가는 엠유와 함께 커나가면서 같이 뻘짓한 직원들 역시 결과가 좋다고 소개했다.

“스펙 좋은 친구들은 다른 사람 돕는 일을 잘 못하는 데다 조금 배우면 바로 독립하려고 해요. 제가 처음 시작할 때처럼 좀 어설프지만 열정 있는 친구들과 함께 일했습니다. 일단 콘텐츠 100개를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야 인턴 딱지를 떼어줬어요.”

포토샵도 못 했던 최유정 사원은 실력 있는 웹디자이너가 됐고, 네이버 포스트에 열심히 기록물을 올린 장근우 씨는 《콘텐츠의 정석》이라는 책을 내고 유망 스타트업에 스카우트됐다. 대학교 1학년 때 엠유에 합류한 허옥엽 씨는 NHN에 취업했고, 스타트업 ‘꿀빠는 시간’의 이혜미 대표도 순항 중이다.

조연심 작가는 10년 전 결심을 지금도 실천하고 있다. 다음 책 준비를 위해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쓰며, 만나는 사람들을 인터뷰해 T스토리에 올리고, 네이버TV와 오디오클립에 ‘조연심의 브랜드쇼’를 운영 중이다. 부산 이사벨중학교 학생들과 함께하는 6·25 참전 유엔 장병 추모 비석 닦기 플레시몹 ‘Thanks UN2300’도 7년째 이어오고 있다. 요즘도 하루의 반을 뻘짓에 할애한다는 조연심 작가는 “즐겁고 보람도 있는 데다 의도하지 않아도 어느 순간 사업과 연결되는 게 신기하다”라고 말한다.
  • 2020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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