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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베토벤을 선물합니다》 펴낸 피아니스트 임현정

“베토벤 탐구는 나 자신을 만나는 여정이었어요”

글 : 이선주 객원기자  / 사진제공 : 씨즈온 

베토벤의 음악만 나를 사로잡는 게 아니에요. 베토벤이라는 인간 자체가 저의 롤모델입니다.
살면서 문제에 부딪힐 때마다 ‘베토벤이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생각합니다. 베토벤이 지금 살아 있다면 저는 열성팬 정도가 아니라 스토커가 됐을지도 몰라요.”
EMI클래식에서 데뷔 음반으로 발표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집〉(2012)이 빌보드 차트(클래식 부문)와 아이튠즈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세계를 놀라게 했던 피아니스트 임현정. 그가 이번에는 베토벤을 소개하는 책 《당신에게 베토벤을 선물합니다》를 펴냈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을 맞이하는 2020년, 사람들에게 건네는 선물 같은 책이다.

“학자나 음악평론가가 베토벤을 연구해서 펴낸 책이나 전기는 많지만, 연주자가 그의 곡을 직접 연주하면서 느낀 점을 풀어낸 책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냈어요.”

처음엔 그도 베토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없었다. 베토벤 작품은 입시나 콩쿠르 지정곡으로 자주 등장해 부담스럽기만 했다. 괴팍해 보이는 베토벤 초상화를 보면 아버지가 생각났다.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자수성가한 아버지는 어려서부터 그에게 무서운 존재였다. 숨 막히는 집에서 벗어나 훨훨 날아오르고 싶었다.

“열두 살 때 부모님을 졸라 프랑스 유학길에 올랐습니다. 서양 음악의 본고장에서 공부하고 싶었거든요. 프랑스어 한마디도 못 하고 떠났으니 따돌림도 당하고 이방인으로 설움도 많이 겪었습니다. 한국을 떠날 때부터 목표였던 파리국립고등음악원에 최연소로 입학해 공부하고 있을 때였어요. 아버지가 심장수술을 받는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아버지가 이렇게 연약한 분이셨다니’ 충격을 받았고, ‘아무에게도 털어놓지 못하는 고통을 안고 사느라 얼마나 힘드셨을까’ 모든 게 이해됐습니다. 신기하게도 그때부터 베토벤이 더는 멀리 있는 존재로 생각되지 않았어요. 숭배해야 할 존재가 아니라 가까운 친구처럼 느껴졌습니다.”

“월광’ 1악장에서는
홀로 괴로워하는 베토벤의 독백,
2악장에서는
여인과 베토벤의 초상,
3악장에서는
베토벤의 격렬한 갈등이 느껴져요.

마지막으로 작곡한
교향곡 ‘합창’에서는
모든 인간은 평등하고
자유로워야 한다’는
베토벤의 신념을 읽을 수 있습니다.”


운명에 맞선 베토벤에 빠져들어

열일곱 살이던 그때부터 베토벤에게 빠져들었다. 베토벤의 편지와 일기, 가까운 사람들의 증언까지 베토벤과 관련된 자료라면 닥치는 대로 찾아 읽으며 베토벤이라는 사람과 그의 작품을 함께 탐구했다. 시시때때로 격렬한 감정이나 분노를 분출하던 베토벤, “자연의 아름다움에서만 평온을 느낄 수 있다”라고 말할 정도로 자연을 사랑했던 베토벤, 무례하게 행동하는 귀족에게 “귀족은 많지만, 베토벤은 세상에 나 하나”라고 당당하게 말하던 베토벤,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소나타를 작곡하던 베토벤,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라는 신념을 가졌던 베토벤, 청각장애로 고통당하면서 더욱 위대한 음악가로 거듭났던 베토벤이 작품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자살을 생각할 정도로 절망했던 베토벤은 “내게 맡겨진 사명을 다하기 전에는 세상을 버릴 수 없다”라고 결심한다. 친구와 ‘불멸의 연인’에게 보낸 편지에서 “운명의 멱살을 움켜쥐고 말 거야” “고통을 통해서도 기쁨을 건져낼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 구절은 그가 운명에 맞서 싸우면서 어떻게 성숙해갔는지를 보여준다.

“베토벤을 탐구하는 과정은 나 자신과 만나는 여정이었어요. 베토벤의 고통과 기쁨, 갈망을 내 안에서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으니까요. 내 심장을 베토벤의 심장처럼 뛰게 하면서 그의 곡을 연주하고 싶었습니다.”

2010년, 스물네 살 때 그는 파리에서 베토벤 소나타 전곡을 8일 동안 연주했다. 30개의 소나타가 치열했던 베토벤의 삶을 압축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연주를 통해 베토벤 정신의 근본, 본질을 되살리고 싶었다. 2011년, EMI가 라벨과 스크랴빈 작품으로 음반을 발표하자고 했을 때 그는 베토벤 소나타 전곡을 녹음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그렇게 발표한 데뷔 음반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음반과 함께 내놓은 베토벤에 관한 에세이, 해설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뉴욕타임스》는 “지적인 분석과 감동적인 연주로 베토벤 작품을 새롭고 강렬하게 재해석했다”라고 평했다. 이제 베토벤 책을 들고 나타난 임현정은 “베토벤과 함께 나이 들어가면서 더욱 가까워지는 느낌”이라고 말한다.

“‘베토벤은 이 나이에 어떻게 살았지?’라고 자꾸 의식하게 돼요. 베토벤은 그때그때의 희로애락과 생각을 일기장처럼 작품으로 남겼어요. 30대 초반이던 1801년에는 결혼하고 싶을 정도로 사랑하는 여인을 만났습니다. 그에게 바친 작품이 ‘월광’ 소나타죠. 하지만 신분 차이 때문에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었습니다. ‘월광’ 1악장에서는 홀로 괴로워하는 베토벤의 독백, 2악장에서는 여인과 베토벤의 초상, 3악장에서는 베토벤의 격렬한 갈등이 느껴져요. 마지막으로 작곡한 교향곡 ‘합창’에서는 ‘모든 인간은 평등하고 자유로워야 한다’는 베토벤의 신념을 읽을 수 있습니다.”


인종 차별 극복 위해 토크콘서트 개최


그는 불의와 타협하지 않으려는 베토벤의 정신, 옳다고 믿는 신념을 아무 조건 없이 실천하려는 태도에서 가장 매력을 느낀다고 말한다. 베토벤이 신분 차별에 저항했듯이 임현정은 유럽에서 살면서 느꼈던 인종 차별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공을 인정받아 2018년에는 스위스 뇌샤텔 국제문화상을 받았다.

“세계 곳곳에서 연주하려면 유럽에서 사는 게 편하지만, 내 나라를 완전히 떠나고 싶지는 않았어요. 1년의 절반은 스위스, 절반은 한국에서 지냅니다. 한국에 돌아와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생김새도 비슷한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그렇게 편안하고 좋을 수가 없어요. 처음 프랑스에 갔을 때 아이들이 내 생김새를 가지고 놀렸어요. 프랑스어를 못 하니 맞대응할 수도 없었죠. 그런데 음악시간에 선생님이 저보고 피아노를 연주해보라는 거예요. 쇼팽의 곡을 연주하자 아이들의 태도가 달라졌어요. 열렬히 손뼉을 치더니 놀렸던 일을 부끄러워하더라고요. 음악은 언어 장벽을 뛰어넘는 ‘보편적인 언어’이기 때문이죠.”

그는 음악학교에 다닐 때도 ‘동양인이 우리 음악을 얼마나 이해하겠어?’라는 편견 어린 시선을 느꼈다. ‘내가 당신들보다 더 잘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겠어’라는 오기로 버텼다. 유럽의 여러 학교에서 ‘토크콘서트’를 열면서 연주와 함께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들려주기도 했다. 인종 차별이 얼마나 나쁘고 해로운지 알려주기 위해서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흑인이나 아랍 아이들이 울면서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발이 묶인 요즘, 그는 한국에서 지낸다. 계획했던 연주회가 대부분 취소됐기 때문이다. 베토벤 탄생 250주년과 책 출간을 기념해 열릴 예정이던 순회공연도 취소돼 유튜브 콘서트로 대체할 계획이다.

어릴 때 유학을 떠나 엄마 품이 그리웠다는 그는 요즘 엄마 옆에 딱 붙어 지낸다. 그는 “면역력이 강하면 코로나도 이겨낼 수 있대요”라면서 건강음료를 내밀더니 열정적인 연주처럼 빠른 속도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8월 19일에는 롯데콘서트홀에서 부천시향과 함께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4번’을 연주할 계획이다.
  • 2020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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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건의 글이 있습니다. 작성일순 | 찬성순 | 반대순
  임현정팬   ( 2021-05-03 )    수정   삭제 찬성 : 1 반대 : 0
임현정은 프로 피아니스트인데
 느닷없이 손열음이란 피아니스트와 비교를 하는 정신나간 인간이 있네
 
 손열음은 손열음이고 임현정은 임현정인데.
 손열음 누가 싫어한다고 했나?
 나도 손열음 좋아한다.
 유투브로 연주하는 것 풀영상 들어보았고 손열음은 그 다운 매력이 있다.
 임현정은 이미 서양에서 인정을 한 피아니스트인데 주제도 모르고 깝을 치는 인간이 있으니
 김 일 용
 이 사람이 왜 피아니스트를 건드리고 있어.
 
 싫으면 관심 끊어.
  지용빈   ( 2021-05-03 )    수정   삭제 찬성 : 0 반대 : 0
피아니스트 임현정
 개인적으로 최고의 기교와 뛰어난 해석능력을 갖춘 피아니스트라고 평가합니다.
 그저 피아노를 고속으로 연주하는 실력때문이 아니에요.
 
 프랑스어를 전혀 못하는 상태로 프랑스 유학가서 빠른 적응으로 학습하고 음악을
 공부한 이야기를 보고 임현정이란 사람이야말로 콩쿨에 입상해야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입시위주의 성적만 보는 한심한 우리나라 교육제도를 깨버린
 왜 임현정인지 당신을 절대적으로 지지하니
 왠 인간의 악플 따윈 신경쓰지 마세요.
 
 당신의 연주 유투브로 볼 때 마다 위로가 됩니다.
  김수권   ( 2020-10-21 )    수정   삭제 찬성 : 3 반대 : 1
김일용이라는 사람의 기가 막힌 악플을 보며 남긴다. 그냥 본인은 싫다는 이야기를 무슨 객관적인 근거가 있는 것처럼 주저리주저리 긴 이야기를 늘어놓았는지 모를 일이다. 무언가 배알이 꼴려서 흠집을 내고는 싶은데 자신의 그런 심사가 마치 들어줄 만한 이야기인 것처럼 열심히 치장하고 있는 꼴을 보고 있자니 우스운 한편 역겹다.
 
 단언하건대 당신의 배알이 이토록 꼴린 것은 그저 정치적 이유 때문이라 본다. 임현정 피아니스트가 김어준, 황교익 같은 "좌익"들과 어울리는 것을 보니 딴에는 용서가 안되어서 너저분한 말들을 늘어놓은 것이다. 당신의 정치적 성향은 자유이니 왈가왈부하지 않겠지만, 그 성향을 예술에까지 함부로 확장한 것은 대단히 경솔한 일이다.
 
 베토벤 당대에도 그의 피아노 연주를 듣고 열광한 사람들이 있었지만, 조잡하고 귀에 거슬린다며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베토벤의 교향곡을 듣고서도 그 파격에 환희를 느끼고 환호하던 사람들이 있었던 반면, 그건 교향곡도 아니고 예술도 아니라며 한껏 비난했던 사람들이 있었다. 과거에도 당신 같은 자들은 수없이 많았으나 그런 자들이 뭐라고 하건 베토벤은 위대한 베토벤이다.
 
 당신이 남긴 악플이 모두 당신의 허물이 되는 데에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도 않다. 내뱉는 그 순간이다. 傷人之語還是自傷 含血噴人先汚其口라 했다. 남을 해치는 말은 도리어 자기 자신을 해치는 것이니, 피를 머금고 다른 사람에게 뿜으면 먼저 그 입부터 더러워지는 법이다. 명심보감에 있는 말이니 명심 좀 하기 바란다.
 
 아울러 악플을 남길 때에는 부디 처벌 대상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고 또 조심하여, 남긴 후에도 혹시 실수하여 처벌받지 않을까를 잠자리에 누워서까지 계속해서 염려하고 걱정해야만 한다. 본래 악플이란 그런 것이고, 이는 악플러가 계속해서 악플을 남기기 위해 갖추어야 할 기초 소양이다. 당신이 아래에 남긴 악플만 하더라도 이미 명예훼손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보여 걱정되어 해주는 말이다.
 
 당신이 아직 처벌받지 않았다면 그것은 아직 피해자가 발견하지 못했거나, 발견했더라도 대자대비의 관대함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악플러의 삶이란 항상 관대함이 있을 것이라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이어서 악플을 지속하려거든 뱉어놓은 말들에 대해 항상 마음졸여야 할 것이다. 그것이 악플러의 숙명이니 부디 마음을 졸이다 못해 타들어 가도 다시 한번 마음을 졸여 조심하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당신은 듣는 귀는 있으되 지금까지 음악을 들은 적도 없었고 앞으로도 들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보인다. 백날 들어보아라. 그것이 음악인가.
  꼰대싫어   ( 2020-09-29 )    수정   삭제 찬성 : 2 반대 : 0
어딜가나 꼰대는 참 싫다... 피아노 못치는 책팔이에 음반팔이정도로 만들어버리네 ㅎㅎㅎ
  이지호   ( 2020-04-12 )    수정   삭제 찬성 : 4 반대 : 2
흠... 예술에 등수매기기가 의미가 있을까 싶네요. 실제로 연주를 들어보시면 생경한 느낌이 다르게 나쁘지만 않게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전 생동감이랑 현대적 해석이 좋던데 타건은 진짜 넘 놀라웠고 ㅎㅎ 임현정은 임현정 답고 손열음은 손열음 다워서 좋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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