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 플랫폼 ‘클래스 101’ 고지연 대표

“당신이 원하는 취미, 온라인에 다 모았습니다”

글 : 이선주 객원기자  / 사진 : 김선아 

개설 강좌 300개, 회원 수 40만 명, 직원 70명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에서 120억 원 투자 유치
방송인 홍석천, 사진작가 시현, 웹툰 작가 김규삼 강좌도
온라인으로 취미를 배우는 플랫폼 ‘클래스 101’이 얼마 전 소프트뱅크벤처스, 미래에셋벤처투자, KT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120억 원의 대규모 투자를 받으며 화제가 됐다. 무료 동영상 강좌가 널린 시대, 유료 플랫폼 ‘클래스 101’은 어떻게 사업성과 장래성을 인정받았을까? 클래스 101을 이끌고 있는 고지연 대표를 만났다.

“우리가 분석한 데이터를 보여주면서 설득했습니다. 주52시간 근무제가 정착하면서 ‘퇴근 후나 주말을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 새로운 취미 생활을 시작하고 싶다’는 욕구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사회 초년생인 25세부터 34세까지 여성들의 욕구를 집중 분석했죠. 그들은 소중한 경험을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문화 소비층입니다. 그들이 언제 어디서든 취미 생활을 시작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서비스를 만들었더니 금방 반응이 나타났습니다.”

클래스 101에는 인물화 그리기, 일러스트레이션, 가죽공예, 종이공예, 사진 촬영, 동영상 제작, 나만의 향수 만들기, 디저트 만들기, 작곡, 필라테스 등 300여 개의 다양한 강좌가 개설돼 있다. 강좌와 함께 준비물까지 신청이 가능해 번거로운 준비 과정 없이 곧바로 시작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2018년 3월, 2개 강좌로 첫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클래스 101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은 이용자는 40만 명에 이른다. 이용자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몇 개월 만에 1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강좌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여덟 명으로 시작한 직원도 1년여 만에 70명이 넘었다. 무서운 성장세다.


과외 매칭 서비스 ‘페달링’으로 시작


고지연 씨는 급성장 중인 스타트업의 대표지만, 2년 전만 해도 미래를 고민하던 대학생이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울산과학기술원에 대해 알게 됐고, 그때부터 이 학교에 진학할 거라고 마음먹었습니다. 연구 중심 대학이라는 점, 자신의 적성을 마음껏 탐색하다 두 가지를 복수 전공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인간과 기술을 접목하는 인간공학 그리고 재무회계를 함께 전공했고, 둘 다 재미있었습니다. 재무회계가 적성에 맞는 것 같아 3학년을 마친 후 1년 동안 휴학하면서 공인회계사 시험을 준비했어요. 그런데 막상 공부해보니 제 적성이 아니라는 걸 알았습니다.”

2017년 봄, 그는 4학년 1학기로 복학했다.

“대학 입학 후 꾸준히 수학 과외를 해왔기 때문에 다시 과외를 시작할 생각이었습니다. 제가 맡은 학생들은 어김없이 성적이 올라서 가르치는 데는 자신이 있었거든요. ‘대학 졸업 후에도 과외 교사를 하면서 울산에서 살아야지’라고 생각하던 참이었어요.”


그는 울산과학기술원 학생들이 만든 과외 매칭 서비스 기업 ‘페달링’을 통해 과외 자리를 알아보려고 했다. 그런데 그곳에서 만난 선배가 엉뚱하게도 “우리와 함께 일해보지 않겠니?”라고 제안했다.

“별 생각 없이 페달링 사무실에 찾아갔다가 함께 일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일이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너무 몰입하는 바람에 수업 시간에도 일 생각만 했어요. 똑똑하고 재미있는 사람들과 함께 일하면서 세상에 없던 서비스를 만들어낸다는 게 정말 좋았습니다.”

하지만 페달링은 2017년 가을, 과외 매칭 서비스로는 성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찾아 사업 방향을 돌리기로 했다.

“과외는 오프라인 시장의 뿌리가 깊어서 온라인 서비스를 확장하는 데 무리가 있었어요. 학부모를 상대하기도 어려웠고요. 우리 팀에 문제가 있는지 아니면 시장을 잘못 선택했는지 확인해보고 싶었습니다. 우리 모두 ‘이런 팀을 다시 만들기는 어렵다’고 확신했기 때문에 팀을 해체하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선별된 콘텐츠에는 지갑 연다


그들은 10여 가지 시범 서비스를 만들어 시장에서 시험해봤다. 그중 아이 돌봄 서비스도 반응이 좋았지만, “우리가 가장 잘 아는 서비스부터 시도해보자”면서 온라인 취미 강좌에 주력했다.

“처음에는 유튜브에서 골라낸 취미 강좌들로 무료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었습니다. 유튜브에서 볼 수 있는데도 우리 앱을 다운 받더군요. 사람들이 선별된 콘텐츠를 원한다는 수요를 확인할 수 있었죠. 하지만 무료라 부담이 없어서인지 다운 받은 후 이용하지 않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유료 강좌면 어떨까?’ 시험해보고 싶었습니다. 단골 커피집 사장님을 설득해 커피 강좌를 촬영한 후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텀블벅’을 통해 수강생을 모집했습니다. 사흘 만에 목표 금액을 채웠고, 유료 강좌 서비스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죠.”


그다음엔 인스타그램 팔로어가 19만 명이 넘는 인기 사진작가 시현을 설득해 사진 강좌를 촬영했다. 2018년 3월, 커피와 사진 두 개의 강좌로 클래스 101의 유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젊은 층이 열광하는 각 분야 전문가들을 강사진으로 확보하기 위해 뛰어다녔다.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세계적으로도 알려진 일러스트레이터 집시(양세은), 한국힙합어워즈에서 2017년과 2018년 연이어 ‘올해의 프로듀서상’을 받은 힙합 프로듀서 팀 그루비룸(박규정·이휘민), 방송인이자 외식업 CEO로도 유명한 홍석천, 웹툰 작가 김규삼 씨 등 유명인의 강좌를 연이어 열면서 관심을 모았다. 유명인이 아니어도 클래스 101에서 강좌를 시작할 수 있다.

“모두가 사랑하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게 우리 비전입니다. 크리에이터들은 강좌를 통해 안정적인 수입을 확보하면서 사랑하는 일을 계속하고, 수강생들은 원하는 강좌를 마음껏 들으면서 사랑하는 취미 생활을 할 수 있게 만드는 거죠. 크리에이터들에게 ‘당신이 돈을 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약속합니다. 새로운 강좌를 시작하기 전 어떤 내용인지 소개해 수강생의 반응부터 살핍니다. 수강생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다는 데이터를 확인한 다음에야 수업을 시작하죠. 수강생들이 만족할 만한 강좌를 만들 수 있도록 우리만의 노하우로 코치하기도 합니다.”


‘모두가 사랑하는 일을 하는 세상’을 꿈꿉니다

천세희 이사(왼쪽)와 고지연 대표.
클래스 101의 비즈니스 총괄로 동분서주한 고지연 씨는 2019년 들어서면서 대표가 됐다. 클래스 101의 직원 대부분은 20대 중후반. 네이버, 맥도날드, 배달의 민족(우아한 형제들)에서 일한 후 스타트업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다 최근 클래스 101에 합류한 천세희 이사 같은 30~40대 중견 직원도 있다. 천세희 이사가 대학에 입학하던 해인 1994년에 고지연 대표가 태어났다. 하지만 클래스 101에서는 나이, 직위를 가리지 않고 서로 별명을 부르면서 반말로 소통한다. 고지연 대표의 별명은 ‘몽드’, 천세희 이사의 별명은 ‘벨라’다. 천세희 이사는 팔딱팔딱 열정이 넘치는 이 회사의 멘토이자 인턴이라면서 ‘멘턴’을 자처한다.

“우리 회사가 압도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는 장기 전략을 찾으려 천세희 이사에게 두 달 동안 컨설팅을 받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마음이 너무 잘 맞아 ‘우리 쪽으로 오시죠’라고 제안했고, 흔쾌히 수락해주셨죠.”


고지연 대표는 “우리 목표는 한국 최고가 아니라 세계 최고”라고 말한다.

“조만간 글로벌 서비스도 시작해 ‘온라인 취미 강좌에 있어서는 우리가 세계 최고’라는 깃발을 꽂으려 합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직원들이 신나게 일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해요. ‘모두가 사랑하는 일을 하는 세상’이 우리 회사에서부터 이뤄져야 하니까요. 우리 회사는 하루 아홉 시간 근무 시간만 채우면 언제 출퇴근하든 각자 자율에 맡깁니다. 일도 윗사람의 지시를 받아서 하는 게 아니라 각자 목표를 정해놓고 자율적으로 하고요. 게으름 피우는 직원은 없냐고요? 좋은 사람을 뽑으면 됩니다. 우리 조직과 잘 맞는 ‘착하고 똑똑하고 야망 있는 친구’를 채용하려고 많은 공을 들이죠. 직원 입장에서도 좋은 동료와 함께 일하는 게 최고의 복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 2019년 08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보내기
  • 목록
  • 프린트
나도 한마디
이름      비밀번호  
스팸방지 [필수입력] 그림의 영문, 숫자를 입력하세요.

더 볼만한 기사

10개더보기
상호 : ㈜조선뉴스프레스 / 등록번호 : 서울, 자00349 / 등록일자 : 2011년 7월 25일 / 제호 : 톱클래스 뉴스서비스 / 발행인 : ㈜조선뉴스프레스 이동한
편집인 : 이동한 / 발행소 : 서울시 마포구 상암산로 34, 13층(상암동, 디지털큐브빌딩) Tel : 02)724-6830 / 발행일자 : 2017년 3월 29일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민희 / 통신판매신고번호 : 2015-서울마포-0073호 / 사업자등록번호 : 104-81-59006
Copyright ⓒ topclass.chosun.com All Rights Reserved.

조선뉴스프레스 | 광고안내 | 기사제보 | 독자센터 | 개인정보 취급방침 | 인터넷신문윤리강령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위원회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