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닥터 프렌즈’ 우창윤·이낙준·오진승 씨

‘엉터리 의료 정보는 가라, 전문의 친구 셋이 뭉쳤다!’

글 : 이선주 객원기자  / 사진 : 김선아 

(왼쪽부터) 오진승: 고려대 의대 졸. 정신과 전문의.
이낙준: 인하대 의대 졸. 이비인후과 전문의. ‘한산이가’라는 필명으로 메디컬 판타지 웹 소설 씀. 네이버에 웹 소설 〈중증외상센터:골든아워〉 연재 중.
우창윤: 인하대 의대 졸. 내과 전문의.
“방송이나 인터넷에서 접하는 건강 정보 중에는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잘못된 정보도 많아요. 그런데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인은 가려내기 어렵죠. ‘의사인 우리가 나서서 잘못된 의료 정보를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수정해주면 어떨까?’라고 생각했습니다. 반응이 뜨거워 저희도 놀랐어요.”(우창윤)

내과, 이비인후과, 정신과 전문의인 우창윤, 이낙준, 오진승 씨가 2017년 5월에 시작한 유튜브 채널 ‘닥터 프렌즈’는 2019년 6월 현재 구독자가 20만 명에 달한다. 그때그때 시의적절한 주제를 선택해 세 친구가 수다를 떨듯 진행하는 이 채널은 “의사 선생님이라기보다 동네 형이나 오빠, 아저씨처럼 친근하다”는 반응이 많다.

인하대 의대 동기인 우창윤, 이낙준 씨는 스무 살 때부터 절친한 사이고, 고려대 의대를 졸업한 오진승 씨는 군의관 생활을 하면서 두 사람을 만났다.

“훈련소에서는 창윤 씨와 생활했고, 병원에서는 낙준 씨와 일했습니다. 두 사람을 보면서 참 매력적이라고 느꼈어요. 의사로서 본업에도 열심이지만, 다방면에 관심이 많거든요. 엉터리 의료 정보를 바로잡기 위해 우리 목소리를 내보고 싶다는 이야기도 그때부터 했습니다.”(오진승)

이낙준 씨는 군의관 시절 ‘한산이가’라는 필명으로 웹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의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생생한 의료 현장에 판타지 요소를 가미한 메디컬 판타지 소설이다. 그동안 일곱 개의 시리즈물을 냈는데, 그중 《열혈 닥터, 명의를 향해!》는 의사로서 성장해나가는 본인 이야기다. 옆에서 듣던 두 친구는 “뭐가 네 이야기야? 네가 꿈꾸는 이상적인 의사 이야기지”라고 장난을 친다. 세 사람이 허물없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닥터 프렌즈를 보는 재미 중 하나다. 이낙준 씨는 요즘 네이버에 웹 소설 〈중증외상센터: 골든아워〉를 연재하면서 2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국종 선생님이 쓰신 《골든아워》를 보면서 감명을 많이 받았어요. 한 개인이 자신의 삶을 완전히 희생해야 겨우 유지할 수 있는 구조라면 문제가 많은 게 아닙니까? 아무리 의사가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했어도 자기 생활은 해가면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죠. 소설에서라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이낙준)


“웹 소설 원고료, 의사 연봉보다 많아요”


이낙준 씨는 웹 소설 원고료가 의사 연봉보다 많다면서 자신이 소설가인지 의사인지 요즘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다고 우스갯소리를 했다.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보자는 제안도 이낙준 씨가 먼저 했다.

“웹 소설을 처음 쓸 때도 무턱대고 시작했어요. 댓글이 달리면서 독자들의 피드백을 받으니까 재미를 느끼고 계속 쓰게 되더라고요. 의학 지식을 다른 방식으로도 전달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 친구가 워낙 말을 잘하고 발음도 좋아서 같이 해보자고 제안했죠. 처음에는 아내에게 ‘작가인 내가 끌고 나가면 돼’라고 했는데, 착각이었어요. 이 친구들이 너무 잘하는 거예요.”(이낙준)

닥터 프렌즈의 성공에는 우창윤 씨의 아내인 심혜리 씨의 역할도 컸다. 우창윤 씨는 첫사랑이었던 아내를 군의관 때 다시 만나 결혼했다. 군의관 생활을 마친 세 사람이 유튜브 채널을 시작하겠다고 하자 심혜리 씨가 선뜻 촬영과 편집을 맡아주겠다고 나섰다.

“아내가 멀티미디어를 전공한 데다 건강 관리 관련 벤처회사에서 일해요. 제가 그 회사의 의학 자문을 맡아 글을 쓰고, 단백질 보충제를 만들어주기도 했죠. 그때 경험으로 병원에서 만나는 환자뿐 아니라 더 많은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우리가 유튜브 채널을 시작하겠다고 하니 아내가 선뜻 ‘그럼 내가 영상 편집도 해주고, 홈페이지도 만들어줄게’ 하더라고요. 아내 도움 없이 우리끼리 시작했다면 이렇게 빨리 자리 잡기 어려웠을 거예요. 아내가 일반인 입장에서 조언도 많이 해주죠.”(우창윤)


하지만 처음에는 어설프기만 했다. 장비라고는 1만 원짜리 마이크 하나 사서 집에 있던 카메라로 촬영했더니 개 짖는 소리 등 주변 소음까지 그대로 나갔다. 유튜브 시청자들은 “마이크부터 제대로 장만하세요” “조명판은 안 쓰세요?”라고 충고하면서도 자연스러워서 좋다고 했다.

평일에는 의사로서 각자 일을 충실하게 하고, 한 달에 두세 번 주말에 만나 촬영한다. 하루에 열 편에서 열다섯 편까지 촬영할 때도 있다. 편집을 거쳐 매주 세 차례 새로운 동영상을 올린다. 촬영을 끝냈지만 시의적절하지 않거나 너무 어렵다고 판단해서 올리지 않은 동영상도 많다.

“평소처럼 우리끼리 수다 떠는 느낌으로 촬영하다 보니 너무 재미있어요. 또 준비 과정에서 공부가 많이 돼요. 단톡방에서 주제를 정하고, 주제에 맞는 최신 논문을 찾아보고, 어떻게 해야 쉽고 재미있게 설명할 수 있을지 연구합니다. 동영상 하나에 댓글이 500개에서 1000개씩 달리기도 해요. 피드백과 댓글을 보면서 도움을 많이 받죠. 환자들의 필요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게 되고, 진료 현장에서도 환자들에게 보다 쉽고 친절하게 설명할 수 있어요.”(오진승)


조혈모세포은행협회, 장기조직기증원 홍보대사


우창윤 씨는 대학병원 내분비내과, 이낙준·오진승 씨는 개인병원에서 일하지만, 병원 이름은 밝히지 않는다. 유튜브 활동이 병원 홍보로 비칠까 우려해서다. 대신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의대 입학과 전공 선택, 결혼 등 개인적인 이야기는 많이 털어놓는다. 인기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하는 의학적인 내용을 해석해주기도 하고, 슈만이나 베토벤 같은 예술가들을 의사의 눈으로 분석하기도 한다. 닥터 프렌즈는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와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의 홍보대사를 맡고 있다.

“낙준 씨가 군의관 시절에 조혈모세포 기증을 했거든요. 그 이야기를 2017년 10월 동영상으로 올렸더니 반응이 좋았어요. 실제로 그 후 조혈모세포 기증 서약이 급증했다면서 저희한테 홍보대사를 맡아달라고 하더라고요. 한국장기조직기증원도 홍보대사를 부탁하면서 ‘그냥 지금처럼 해주시면 돼요’라고 했죠. 너무 심각하지 않게, 가볍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것이 젊은 층에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고요.”(오진승)

처음에는 “의사가 무슨 유튜브냐?”라고 걱정하던 선배 의사들도 요즘에는 “이 얘기는 너희가 좀 해줘”라면서 그들이 의학계와 일반인 사이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 이낙준 씨는 대한이비인후과의사회 최연소 공보위원이 되기도 했다. 지난해 말에는 유튜브 수익의 일부를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에 기증했다. 이들은 구독자가 늘고 영향력이 커지면서 어깨가 무겁지만 그만큼 보람도 많이 느낀다고 했다.
  • 2019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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