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웹툰 〈삼우실〉 김효은·강인경 작가

공감백배 사무실 일화, 속이 뻥!

글 : 이재인 명예기자  / 사진 : 서경리 기자

인스타그램 웹툰 〈삼우실〉이 화제다. 직장인 누구나 공감할 만한 내용으로 연재 1년 만에 14만 명의 팔로어를 거느리게 됐다. 직장에서 마주하는 불합리한 상황에 당당히 대처하는 주인공의 모습에 독자들은 매회 100개 넘는 공감 댓글을 남긴다. 지난 11월 초에는 그동안 연재된 〈삼우실〉을 재구성한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에게 조용히 갚아주는 법》도 출간했다.
김효은 작가(오른쪽)와 강인경 디자이너.
웹툰 〈삼우실〉은 김효은 작가와 강인경 디자이너의 합작품이다. 글을 쓴 김효은 기자는 2008년, 그림을 그린 강인경 디자이너는 2017년에 CBS에 입사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에 CBS 보도국 소속의 SNS팀에서 처음 만나 함께 카드뉴스를 제작했다. 2017년 8월, 김효은 기자는 강인경 디자이너와 ‘노키즈존 해법’이라는 제목으로 3부작 콘텐츠를 만들었다. 어린아이를 키우는 엄마, 공공질서에 어긋나게 행동하는 아이들 때문에 힘들어하는 식당 주인, 그리고 그 식당을 방문하는 손님의 입장을 담은 콘텐츠다. 이를 웹툰과 유튜브 영상, 그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기사 형태의 글을 차례로 ‘노컷뉴스’의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콘텐츠에 대한 반응이 생각보다 좋았어요. 웹툰은 100회, 기사는 190회 넘게 공유되고 댓글도 굉장히 많이 달렸어요. 많은 이가 공감할 수 있는 사회적인 주제로 웹툰을 제작한다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죠.” (김효은)

지난해 10월, CBS에는 ‘디지털미디어센터’가 생겼다. 목적은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하여 CBS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 디지털미디어센터에는 현재 인터넷 뉴스 플랫폼 ‘노컷뉴스’, 영상 저널리즘 채널 ‘씨리얼’, 고양이 전문 방송 ‘키티피디아’, 그리고 웹툰 〈삼우실〉이 속해 있다.


#우리 모두가 사무실에서 겪는 일


〈삼우실〉의 배경은 ‘대팔기획’이라는 회사다. 등장인물은 꼰대 같은 구 대표와 조 상무, 워킹맘 김 과장, 야근 많은 일만 사원, 소심한 막내 꽃잎 사원 등이 있다. 픽션이지만 주변의 누군가가 떠오르는 익숙한 성격의 캐릭터들이다. 주인공은 20대 후반의 여자 사원 ‘조용히’다. 주말에는 상사의 전화를 받지 않고 원치 않는 회식은 단호하게 거절하는, 고구마처럼 답답한 상황에서 할 말 다 하는 사이다 같은 성격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직장인 게시판을 둘러보는데 신입 사원들이 힘들어하는 글이 많았어요. 댓글에는 위로를 건네거나 공감하며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고요. 그걸 보니 제 주변 ‘중고 신입’들, 그러니까 1~2년의 경력으로 입사한 사원들이 떠올랐어요. 그들은 짧게라도 직장 생활 경험이 있어 그런지 회사 내 불합리한 상황에도 노련하게 대처하거든요.” (김효은)

한 달 정도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17년 11월 17일, 1화 ‘미련’을 〈삼우실〉 인스타그램 계정(Instagram.com/3woosil)에 업로드했다. 화요일에는 10장짜리 스토리 만화를, 목요일에는 네 컷 만화를 올렸다. 시간대는 수차례의 실험을 거쳐 가장 반응이 좋았던 오후 5시로 정했다.


#댓글로 직장생활 조언 구하는 독자들


연재 1년이 채 되지 않은 11월 초 현재 〈삼우실〉의 팔로어는 약 14만 명에 달한다.

“시작할 때 저희 목표는 1년간 팔로어 1만 명 달성이었어요. 이렇게 단시간에 많은 독자를 갖게 될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았죠.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많은 직장인의 마음이 아프구나’라는 안타까움을 느꼈어요.” (강인경)

〈삼우실〉을 알리기 위해 두 작가는 한 달 넘게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인스타그램을 들락날락하며 인친(서로를 팔로하는 ‘인스타그램 친구’의 준말)들의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르고 댓글을 달았다. 몇주간의 ‘손가락 마케팅’은 헛되지 않았다. 11화 ‘퇴근시간 1’ 업로드와 동시에 팔로어 수가 3000명이 늘었다.

꾸준한 연재로 일관성 있는 콘텐츠가 점점 쌓이자 만화의 내용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독자들은 매일 만원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하는, 막내라는 이유로 가기 싫은 워크숍 계획을 도맡아 짜는, 업무가 아닌 상사의 개인적인 심부름을 하는 자신과 닮은 〈삼우실〉 속 캐릭터의 모습에 감정이입 했다. 분노와 답답함은 주인공 조용히의 통쾌한 언행을 보는 순간 카타르시스로 바뀌었다.

‘좋아요’와 댓글 수가 폭발적으로 늘고 디엠(인스타그램에서 일대일로 주고받는 대화인 ‘Direct Message’의 준말)이 오기 시작했다.

“연재 초반에는 ‘만화 잘 보고 있다’는 것이 댓글과 디엠 내용의 대부분이었어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본인의 직장에서 있었던 답답한 일을 털어놓는다든가, 그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분들이 생겼어요. 쌍방 소통을 하게 된 것 같아 너무 뿌듯했어요.” (강인경)


#‘꼰대 퇴치법’ ‘최악의 갑질’ 사연 모집


두 작가는 〈삼우실〉은 이제 ‘독자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콘텐츠’라고 이야기한다. 본인의 직장 속 일화를 제보하는 디엠이 많아지자 두 작가가 독자들의 사연을 〈삼우실〉 에피소드로 그려내기 시작했다. 팔로어가 5만 명이 됐을 때는 독자들의 ‘꼰대 퇴치법’을, 10만 명이 됐을 때는 독자들이 겪은 ‘최악의 갑질’을 댓글로 모집하고 몇 명을 추첨하여 만화로 그려주는 이벤트를 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중 하나는 휴대폰을 알루미늄 포일로 말아 신호를 차단해서 전화를 서서히 끊기게 한다는 댓글인데, ‘좋아요’가 460개가 넘었어요. 실제로 해보니 정말 5초 만에 전화가 끊기더군요. 기발한 아이디어에 웃음이 나면서도 ‘오죽했으면 이렇게까지 했을까’라는 생각에 짠한 마음도 들었어요.” (김효은)

두 사람은 지난 1일 〈삼우실〉을 재구성해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에게 조용히 갚아주는 법》이라는 책을 냈다. 인스타그램에 연재한 웹툰에 김효은 기자가 쓴 에세이가 중간중간 곁들여 있다.

책의 마지막은 ‘독자의 추천사’가 장식한다. 출간 한 달 전, 〈삼우실〉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추천사 이벤트’ 글이 올라왔다. 독자들과 함께 써 내려간 이야기가 담긴 책이기에 추천사를 독자에게 받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20건의 댓글이 책에 담겼다.

김효은 기자와 강인경 디자이너는 앞으로도 〈삼우실〉 연재를 이어가면서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에 도전할 계획이다. 지난 11월 5일에는 〈삼우실〉 유튜브 채널도 오픈했다. 기존의 웹툰에 더빙을 덧입힌 영상을 볼 수 있다.

독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두 사람은 짧은 응원의 메시지를 건넸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지키려면 때로는 싸워야 하는 상황이 있어요. 그럴 때 너무 힘들어하지 말고 자신의 목소리를 냈으면 좋겠어요. 직장에서든, 학교에서든. 용기를 내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거든요.” (김효은)

“싸울 수 없는 상황이라면, 어쩔 수 없이 꾹 참아야만 한다면 저희 만화를 보는 짧은 시간이라도 웃으셨으면 좋겠어요.” (강인경)
  • 2018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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