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버 진예진 이사

등산, 음주… 따분한 워크숍은 가라

글 : 안희찬 명예기자  / 사진 : 서경리 기자

회사 워크숍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주변 직장인에게 물어보니 대다수가 ‘등산’과 ‘음주’를 꼽았다.
사회 초년생에게 워크숍은 업무의 연장선이었다. 그만큼 부담스럽고 힘든 프로그램으로 인식됐다.
최근의 워크숍은 달라진 모양새다. 보수적이고 딱딱한 워크숍에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활동 위주의 워크숍이 많아지고 있다.
그 중심에 100개가 넘는 프로그램으로 워크숍 문화를 선도하는 ‘위버’가 있다.

사진제공 : 위버
워크숍 추천 플랫폼 ‘위버’는 고등학교 동창생 두 명의 합작품이다. 공동 창업자인 진예진 이사와 이수아 대표는 26세에 머리를 맞대고 함께 할 수 있는 사업을 모색했고, 레고를 활용한 아이템으로 창업에 뛰어들었다. 젊은 패기 하나로 시작한 창업은 쉽지 않았다. 시작 6개월 만에 접고 다른 아이템을 생각했다. 예술가의 활동을 지원하는 동시에 문화의 힘을 전달하는 ‘원데이 클래스’였다. 위버의 시작이다.

초반에는 개인 소비자를 위한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를 사업 전략으로 내세웠다. 그때 한 기업의 HR 담당자가 진예진 이사에게 물었다.

“위버의 프로그램을 회사 워크숍으로 활용할 수 있나요?”

진 이사는 이 질문을 받고 다른 회사의 워크숍 프로그램을 분석했다. 대부분 등산과 음주 중심의 워크숍이라 재미없다는 의견이었다. 이를 계기로 B2B(기업 간 거래)로 서비스 전환을 시도했다.

“처음에는 저희도 긴가민가했습니다. 이걸 워크숍으로 만들면 재미있을까에 대해 의문이 들었죠. 일단 소규모 회사와 프로그램을 진행해봤습니다. 신기해하고 재미있어하더라고요. 가능성을 확인한 후 본격적으로 워크숍 전문 플랫폼으로 전환했습니다. 애초 생각한 ‘문화와 문화를 연결하다’라는 가치는 유지한 채 회사 워크숍만의 목적에 맞도록 프로그램을 디테일하게 구성하고 기획해서 위버의 틀을 만들었습니다.”


위버의 프로그램은 100개가 넘는다. 프로그램은 워크숍 프로그램, 교육 프로그램, 관광 프로그램으로 나뉜다. 워크숍 프로그램은 개인에 초점을 맞췄다. 향수 만들기, 팝아트 초상화 그리기 등 개인이 즐거워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구성원 간의 친목 형성을 목적으로 한다. 교육 프로그램은 협동, 단합, 비전공유 등의 회사 가치 전달을 위한 팀 활동 프로그램이다. 다 같이 퍼즐 만들기, 영상 만들기가 대표적인 교육 프로그램이다. 관광 프로그램은 지역 활성화를 기반으로 하는 1박 2일 워크숍이다. ‘관광두레’와 연계한 이 프로그램은 지역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프로그램이다.

“콘셉트 잡기가 굉장히 어려워요. 뚜렷한 목적 없이 단순히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하면 다른 원데이 클래스와 차별화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요가 프로그램을 진행할 경우 ‘의자를 활용하는 오피스 요가’ 식으로 정확한 콘셉트를 잡아줍니다. 회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콘텐츠를 잡고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지 전문가와 상의한 후 콘텐츠를 구성합니다.”

프로그램을 출시했다고 끝난 게 아니다. 진예진 이사는 검증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지속적인 검증이 필요해서다.

“‘베타 시연회’를 통해 수차례의 검증 과정을 거칩니다. 여러 회사의 인사 담당자나 저희 프로그램을 자주 이용한 그룹이 프로그램 평가를 하죠. 만족도가 높은 경우에만 출시합니다. 출시 후에도 중간중간 참관을 하고 프로그램에서 발전이 느껴지지 않으면 다시 기획하죠. 저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절차가 검증입니다.”


4050세대가 더 좋아하는 워크숍


위버의 프로그램들은 기존의 워크숍과 다르다. 그래서 2030세대가 더 좋아할 것 같지만 아니다. 오히려 4050세대가 더 좋아한다고 한다.

“2030세대와 4050세대가 좋아하는 프로그램이 확연히 다릅니다. 2030세대는 개인이 찾아서 이것저것 해볼 기회가 많지만, 4050세대는 접할 기회가 적습니다. 그래서인지 위버의 프로그램을 신기해하고 즐거워하세요. 처음에는 팔짱 끼고 심드렁하게 있다가 중반이 넘어가면 환호하기 시작합니다. 격식을 벗어던진 프로그램이라 더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어떨 때는 귀여워 보이기도 합니다(웃음).”


캘리그래피 프로그램에선 서예 하듯 집중하고 마술 프로그램에선 더 큰 호응을 보인다는 4050세대. 진예진 이사는 인기 프로그램 중 하나인 ‘팝아트 그리기’ 일화를 들려줬다.

“팝아트 그리기는 저희가 준비한 밑그림 얼굴에 색을 입히는 프로그램입니다. 회사 규율 때문에 표현할 수 없었던 자신의 모습을 색으로 나타내고 그림 아래에는 꿈꾸는 비전, 힘을 주는 문구 등을 씁니다. 처음에는 ‘이런 거 왜 해~’ 하시다가 시간이 다 되면 ‘저 한 시간만 더 주세요!’ 그럽니다(웃음). 만족할 만한 결과물과 자신에게 힘을 주는 문구가 들어가서 4050세대에게 인기인 듯합니다.”

위버는 차근차근 발전했다. ‘입소문’의 힘이었다. 위버를 이용한 회사의 인사 담당자가 다른 회사의 인사 담당자에게 소개하는 식이었다. 1, 2년 차에는 온라인 검색 고객들이 많았지만 4년 차인 현재는 소개로 온 고객이 많다. 재구매율은 40%가 넘는다. 진예진 이사는 매주 인사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초대 시연회를 열어 워크숍 문화의 발전에 힘쓰고 있다.


예술가에겐 일자리를, 직장인에겐 새로운 경험을


위버의 뜻은 ‘위클리 버킷리스트(Weekly Bucket List)’에서 착안했다. 일주일 만에 사람들의 소소한 버킷리스트를 이뤄주고 예술가와 공존할 수 있는 장을 만들고 싶었기에 지은 이름이다. 대상만 일반 개인에서 회사에 소속된 개인으로 바뀌었을 뿐 위버 본연의 가치는 그대로다.

“저희가 항상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 사업을 통해 우리만 좋은 게 아니라 예술가의 생업을 위한 시장을 만들고 직장인에겐 새로운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자. 그리고 이런 사회를 만드는 데 공헌하자’고요. 위버를 통해 이 가치를 실현했으면 합니다. 이 가치를 스타트업에도 전달하고 싶어요. 훗날 스타트업을 위한 워크숍도 만들면 좋겠습니다.”
  • 2018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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