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휴먼리소스 김소진 대표

몸값 높이는 비결요? 일단 어디든 들어가세요

청년 실업률이 높아지는 데다 경기도 좋아질 기미가 없는 가운데 “우리 분야는 요즘 바쁘다”는 얘기가 들려와 당장 달려갔다. 김소진 제니휴먼리소스 대표를 만나 헤드헌터들이 분주해진 이유를 듣고 좀 힘이 빠졌다.

“한 3년 정도 어려웠는데 작년부터 일이 많아졌어요. 기업들이 사람을 찾지 않으면 우리는 할 일이 없거든요. 계속 경기가 좋지 않자 하루 이틀에 끝날 일이 아니라는 판단 아래 인력 구조조정이 끝난 기업에서 인재들을 뽑기 시작한 겁니다.”

대기업, 외국계 기업, 스타트업까지 경력직을 채용할 때 서치펌(search firm)이라고 부르는 인력채용 전문회사들에 의뢰한다. 서치펌에 이력서를 넣으려면 적어도 3년의 경력이 필요하다. 취업이 힘든 판에 어디 가서 경력을 쌓으라는 거냐고 묻자 김소진 대표는 돌직구를 던지며 시원하게 인터뷰에 응했다.

“어디든지 들어가야 해요. 취업이 안 된다고들 하지만 신입사원 찾는 중소기업과 중견기업은 많아요. 누구나 돈 많고 잘생기고 착한 남자, 예쁘고 늘씬하고 착한 여자를 만나고 싶지만 그게 마음대로 되나요. 자신과 잘 맞는 곳에 들어가서 실력을 쌓아 인재로 거듭나면 우리 같은 사람들이 가만 놔두지 않죠. 대기업만 고집하다가 기회를 놓치면 도태되고 맙니다.”

김소진 대표 자신도 대기업이 아닌 HR(인적자원) 전문회사에서 경력을 쌓아 창업했다. 뉴욕대학교 대학원에서 인사관리로 석사학위를 받고 1998년에 귀국했을 때 대기업에 들어갈 기회가 있었으나 현장 경험을 쌓기 위해 글로벌 HR컨설팅 회사에 들어갔다. 두 군데 회사에서 10년간 다양한 업무를 익힌 뒤 2008년 제니휴먼리소스를 창업했다.

“2000년경부터 우리 사회에 헤드헌터가 알려지기 시작했어요. 제가 창업한 2008년에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위기였는데 저는 그때 바빴어요. 클라이언트 선정을 잘한 게 비결이라면 비결입니다. 창업 11년 차인데도 살아남았다는 데 안도합니다. 더 열심히 달려야죠.”


자기계발과 관리

서치펌들은 기업들이 원하는 사람을 찾기 위해 애쓰고, 직장인들은 몸값을 높여 이직하기 위해 서치펌을 찾는 게 보편화되었다.

“규모와 상관없이 대부분의 회사에서 전문성을 쌓을 수 있어요. 하루라도 빨리 자신에게 맞는 회사를 찾아 실력을 쌓는 것이 몸값을 높이는 지름길입니다.”

경력을 쌓으면 명문대나 대기업 같은 스펙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한다.

“큰 회사에 들어가면 분업화 때문에 10개 업무 가운데 한두 개만 경험하게 될 수도 있어요. 기업에서는 창의적이고 실력 있는 인재를 원합니다. 회사 규모와 상관없이 다양한 업무를 깊이 있게 경험해본 친구들이 점점 좋은 회사로 가게 됩니다. 더는 스펙에 기대지 말고 네이키드 스트렝스(Naked Strength・다 벗은 후에도 남아있는 힘)를 길러야 합니다. 타이틀 빼고 남는 게 없으면 안 되겠죠.”

실제로 한 남성은 국내 최상위권 기업에서 10년 일하고 유력 외국계 회사도 거쳤지만 이직에 실패했다고 한다.

“스펙이 좋아서 많은 회사에 이력서를 넣었는데 다 떨어졌다고 합니다. 심지어 스타트업에서도 거부했습니다. 오히려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회사에 다녔던 친구가 이직에 성공했습니다. 경력직을 뽑을 땐 간판보다 실력을 보기 때문이죠.”

6개월 이상 공백이 있으면 취업이 쉽지 않다고 한다. 최근 가장 경이로운 이직 케이스를 소개해달라고 부탁했다.

“상업고등학교 출신의 41세 남성으로 이름만 대면 아는 회사의 현직 부장입니다. 외국계 회사는 학벌보다 경력을 중요시한다는 걸 알고 처음부터 영어를 열심히 해서 외국계 회사로 입사했어요. 거기서 경력을 쌓아 다섯 번 정도 이직을 했고, 지금은 연봉 1억 원이 넘어요. 앞으로 이분을 임원급으로 추천하려고 합니다. CFO(최고재무책임자) 가운데 상고 출신들이 있는데 방송통신대 나오고 외국어 열심히 해서 점점 몸값을 높여 간 겁니다.”

김 대표는 단순히 회사만 찾아주는 것이 아니라 스타일링, 체력관리, 실력관리 등 이직에 필요한 인재로 거듭나게 만드는 일도 하고 있다. 그 경험을 살려 《성공하는 남자의 디테일》과 《성공한 남자의 디테일 두 번째 이야기》를 연이어 펴냈다. 왜 남자들을 위한 책을 냈는지 궁금했다.

“지금 외국계 회사는 직원 70%가 여성이에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여성 비율이 높은 회사, 특히 외국계 회사에서 남자 직원 뽑기를 희망합니다. 여성의 능력이 더 뛰어나서라기보다 더 악착같이 노력하기 때문에 성공하는 겁니다. 여자 CEO들도 많아요. 남자들이 분발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성공 가이드를 썼습니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어떤 디테일을 갖춰야 하는 걸까. 김 대표는 무조건 자기계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력 있는 직장인들 가운데 영어와 중국어는 기본이고 스페인어에 불어까지 능통한 인재가 많다고 한다.

“글로벌 기업 한국지사와 대기업의 높은 자리에 외국인들도 많아요. 이제 벤치마킹을 해서 쫓아가던 시대는 끝났어요.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어야 하니 글로벌 인재가 필요한 거죠. 우리나라 젊은 친구들이 악착같이 해서 장차 중요 포지션으로 가야 합니다.”

자기관리도 철저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젊고 호감이 가게 보이도록 가꾸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해외에 나가 다양한 경험을 하고, 책을 많이 읽으라는 것이 김 대표의 조언이다. 특히 기업에서 찾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다양한 포지션을 찾지만 요즘 기업마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새로운 비즈니스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빅데이터와 머신러닝(기계학습)에 능하면 취업에 유리합니다. 앞으로 일반 업무가 사라질 가능성이 커요. 일반 업무는 인공지능으로 처리하거나 아웃소싱을 하는 추세입니다. 인사부서, 경영관리, 경영지원, 총무 같은 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미래산업에 걸맞은 분야, 선진국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분야를 공부하는 게 좋겠죠. 나만의 기술 하나쯤은 연마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톱 플레이어가 돼라


변화의 소용돌이 앞에서 김소진 대표도 신규 고객사 개발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는 중이라고 한다.

“듣도 보도 못한 업종이 계속 생기고 있어요. 스타트업, 게임, 포털, 블록체인에서 이런 사람 찾아주세요, 라고 하니 새로운 산업과 새로운 회사를 엄청 공부해야 합니다. 사라지는 회사가 많지만 그 업종 전체가 죽는 건 아닙니다. 살아남는 톱 플레이어가 있어요. 어디서든 톱 플레이어가 되면 됩니다.”

워라밸(Work-life balance)을 부르짖지만 어느 정도 경지에 올라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견해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헤드헌터들이 열심히 찾고 있습니다. 어디든 들어가서 3년간 실력을 쌓은 다음 스스로 몸값을 높여 가세요. 그리고 회사에 다니는 동안 퇴직 이후를 준비해야 합니다. 기업에서 찾는 사람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50대 초반까지입니다.”
  • 2018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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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건의 글이 있습니다. 작성일순 | 찬성순 | 반대순
  TG   ( 2018-07-07 ) 찬성 : 5 반대 : 4
극혐..
201810

20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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