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의 꿈은 달라야 한다》 펴낸 최성희 자양으뜸한의원 원장

고연봉 애널리스트 던지고 맨땅에 헤딩!

글·사진 : 서경리 기자

고연봉, 고스펙의 대기업 증권사 애널리스트를 뒤로하고 꿈을 좇아 한의사가 된 이가 있다. 최성희(40) 자양으뜸한의원 원장이다. 그는 20대 후반, 잘나가던 직장을 관두고 한의대에 도전해 10년 만에 한의사의 꿈을 이뤘다. 최 원장이 한의사가 되기로 한 건 ‘과연 나는 무엇을 할 때 행복하고 설레는가,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를 고민하면서다. 주위 시선에서 벗어나 오롯이 ‘내 안으로의 탐험’을 떠났을 때, 그는 진정으로 원하던 꿈을 찾았고 과감하게 도전해 이뤄냈다. 최근에는 책 《서른의 꿈은 달라야 한다》를 내고 방황하는 서른 살 청춘을 위로하고 있다.
살다 보면 누구나 ‘나는 도대체 어디쯤 와 있고 어디에 서 있는 걸까’라고 스스로 물을 때가 있다. 대부분 사람은 30대가 되면 꿈을 이루고 안정적인 생활을 누렸으면 하고 바라지만 몸으로 부딪치는 현실은 녹록지 않다. 연차가 쌓일수록 회사 생활은 타성에 빠지고, 이도 저도 못 하는 현실에 무력감마저 느끼기도 한다. 내가 꿈꾸던 삶이 이 길이 맞을까 하는 의심은 불안과 두려움으로 다가온다. 최성희 원장은 그런 때일수록 더 치열한 도전과 열정, 인내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한의원을 찾는 30대 환자들에게 증상을 물으면 주로 이유 없이 속이 아프거나 장이 꼬이고 자꾸 체한다고 해요. 진맥을 짚으며 이야기 나눠보면 시험에 떨어졌거나 회사에서의 갈등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죠. 그러면 저는 그들에게 인생의 목표가 무엇이고 꿈이 뭔지 물어봅니다. 그리고 좋아하는 일을 지금 당장 해보라고 권하죠. 멈춰 서서 자신의 현재를 가만히 바라보는 순간이 필요합니다.”

최성희 원장에게도 30대는 방황의 시기였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다닐 때까지 내 꿈이 뭔지 몰랐어요. 취업을 앞두고 ‘뭘 해야 멋져 보일까?’ 고민하다가 주식 분석가가 됐습니다. 일은 열심히 했지만, 어느 순간 건강에 이상이 오면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점점 이 일이 적성에 맞지 않고, 주변의 기대에 맞춰온 인생을 살았다는 생각이 들며 공허와 허무함이 들었어요.”

대학에서 경영학을, 대학원에서 재무관리를 전공한 그는 대기업 증권회사에 취업해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 새벽에 출근해 밤낮없이 일해 퀀트 애널리스트, 증권 시황 방송, 경제신문사 칼럼 연재 등 입사 후 단기간에 중책의 일을 따냈다. 성과를 좀 더 낸다면 좋은 조건의 스카우트 제의도 기대해볼 법했다. 한창 열정적으로 일할 때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매년 여름이면 연례행사처럼 감기와 결막염을 달고 살았고, 갑자기 코피를 흘린다거나, 속이 메슥거리는가 하면 백만 볼트 전기가 흐르는 듯 머리에서 큰 통증을 느꼈다. 병원에서 온갖 검사를 받았지만 아무 이상이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그에게 건강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 같았다. 증상은 있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

“몸에 이상이 생기고서야 건강에 눈을 돌리면서 자연스레 건강을 회복하도록 도와주는 일에 관심이 생겼어요. 그러면서 한의학 관련 강좌도 듣고 직접 몸에 뜸을 뜨거나 침을 놓으며 한방의 효과를 느꼈죠. 한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과연 이 일이 가슴 뛰게 하는 일인가?’ 진지하게 6개월을 고민했습니다. 결국, 퇴직을 선택했죠.”

꿈을 향한 도전의 길은 쉽지 않았다. 그는 “직장이라는 보호막을 걷어내니 남은 게 아무것도 없더라”며 “화려한 배경을 걷어내니 주위에서 혀를 차며 불쌍한 눈빛으로 바라보는데, 주눅이 들어 대인기피증까지 생길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1년 동안 준비해 시험을 치렀지만 결과는 낙방이었다. 당연히 붙을 거라 자신했던 터라 크게 낙심하고 그 길로 고향에 내려갔다. 고향에서는 집안에 걸린 크고 작은 송사를 해결하며 몇 년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는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공부해 한의대 편입시험에 합격했지만, 알 수 없는 병으로 앓아누워 휴학해야 했다. 한의대를 졸업해 한의사 면허를 따고 병원을 열기까지 딱 10년이 걸렸다.

“30대는 내 인생에 기나긴 터널 같았어요. 남부럽지 않은 직업으로 20대를 보냈는데, 돈도 못 벌고, 사회 낙오자가 된 것 같았죠. 거의 날마다 눈물로 지냈어요. 돌이켜보면 실패는 낙오가 아니라 축복이었습니다. 세상과 사회가 내 맘과 같지 않다는 걸 배웠고 그를 통해 내면이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방은 오장육부를 다스린다. 증상의 원인을 몸 안에서 찾는데, 단순하게 증상 하나만 가지고 말하지 않는다. 가벼운 두통이라 해도 열댓 가지로 나뉘며 몸 안에서 치료법과 원인을 찾는다. 최 원장은 “하나의 증상이라 해도 여러 가지 병이 쌓여 생길 수 있다”며 “원인을 하나씩 제거하며 고쳐야 한다”고 했다. 인생에 적용할 때도 똑같다. 30대에 겪는 방황도 당장 눈앞의 불만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내면으로 들어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찾고 문제를 하나씩 걷어내며 내 안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말이다.


어제의 나와 작별하라


그는 “누구에게나 지나야 할 사막은 있다”고 했다.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오면 반드시 밝은 길이 나온다고, 길 한가운데서 헤매거나 주저앉고 싶은 순간이 있으면 ‘한 걸음만 더’를 외치며 나아가라”고 덧붙였다. 길이 끝나는 곳에는 또 다른 길이 나올 거라는 긍정적인 믿음을 가지라고 조언했다.

“많이 도전해 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만약 회사에서 대충 일했다면 건강을 잃지 않았을 거고, 또 만약 건강했다면 한의사까지 도전해보지 않았겠죠. 인생은 항상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흐르지만, 최선을 다해 도전할 때 길이 보이고 꿈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는 책을 통해 서른 살 청춘들에게 ‘꿈을 꾸고 이루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말이 제일 하고 싶었다고 한다. 이 말은 최 원장의 30대를 관통한다.

“꿈을 꾸고 이루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꿈이 한 번에 소망한 대로 다 이루어진다면 성취감과 도전 욕구도 사라질 거예요. 꿈이 간절해지기 위해서 때로는 담금질과 인내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는 인격적으로 나를 다듬고 성장시키기 위한 발판이 되죠. 불안한 현실에 흔들리지 않고 나아가다 보면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그가 책 말미에 적은 ‘어제의 부족한 나와 과감하게 작별하라’라는 말이 이명처럼 남는다.

최성희 원장은 마지막으로 “잠시 멈추고 부족한 무기를 보충한 후 30대 이후의 삶을 보낼 필요가 있다”며 ‘서툰 서른 살 청춘을 위한 3가지 지침’을 제시했다.

“첫째, 지속적인 자기계발이 필요합니다. 직장은 정년을 보장하지 않아요. 냉혹한 현실 앞에서 능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자기계발은 필수입니다. 둘째, 거침없이 도전하세요. 20대는 열정이 앞서고, 30대는 이성이 앞서는 시기죠. 열정보다 이성이 앞서면 도전을 가로막아버려요. 이성이 작용하는 순간 현실에 눈뜨고 실패에 대한 염려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많은 이들이 실패를 두려워하는데, 실패 없는 성공이란 없습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을 때 진정으로 도전할 수 있죠. 셋째, 자신에게 확신을 가지세요. ‘나는 사랑받을 만한 귀중한 존재이고 목표를 이루어 낼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믿는 마음, 즉 자존감을 키우길 바랍니다.”
  • 2018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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