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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편지로 마음을 전하는 ‘온기 전도사’

온기제작소 운영자 조현식

잊혀가는 손편지로 마음을 전하는 단체가 있다. 모든 이들의 고민을 손글씨로 어루만져주는 온기제작소다. 아날로그적 감성으로 진심을 이야기하는 온기제작소의 운영자 조현식(28) 씨를 만났다.
지난해 12월 군 복무를 마친 조현식 씨는 제대하기 전 온기우편함을 계획하고 있었다. 그가 생각한 온기우편함은 고민을 나누고 위로를 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소통 창구였다. “뭔가 답답하고 고민을 얘기하고 싶고 그런 순간이 있잖아요. 하지만 우리 사회는 들어줄 수 있는 창구가 없죠. SNS를 통해 나누는 이야기들은 금방 소비되어 버립니다. SNS에서는 모두가 좋은 이야기만 하는데 우리의 삶은 보이는 것처럼 행복하지만은 않거든요. 사람들과 진심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거창한 건 없어요. 진심으로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곳,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창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따뜻한 진심을 전달하고 싶다는 마음에 ‘온기제작소’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그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커뮤니티를 통해 함께 일할 동료를 모집했다. 운영자 2명과 답장을 써줄 자원봉사자 10명이 합류해 직접 디자인한 우편함을 만들고 본격적으로 온기제작소를 가동했다. 첫날부터 반응은 뜨거웠다. “온기제작소가 문을 연 2월 25일 하루 만에 150통의 편지를 받았어요. 처음이라 어리둥절했죠. 답장 쓰는 자원봉사자를 ‘우체부’라고 부르는데 처음 10명에서 시작해 점차 인원을 늘려 지금은 60여 명이 함께 합니다.”

온기제작소의 첫 우편함은 삼청동 돌담길에 설치했다. 이어 6월 초에 덕수궁 돌담길, 연희동, 노량진 사육신 공원 앞에 우편함 3개를 더 세웠다. “매주 목요일 네 군데 우편함에서 편지를 수거합니다. 금요일부터 답장을 쓰기 시작하는데, 60여 명의 ‘우체부’가 12명씩 조를 이뤄서 활동해요. 편지를 다 같이 풀어 보고 읽어본 다음 가장 공감할 수 있는 사연을 찾아 답장을 쓰죠.” 평균 150통의 편지를 받는데, 사연이 각양각색이다. 답장을 쓰는 데만 한 통에 한 시간이 소요된다.

“사람들이 진심을 털어놓을 대상과 공간이 없다는 생각에 ‘고민 편지’ 위주로 받고 있어요. 가족이나 친한 친구에게도 얘기할 수 없는 걸 익명의 힘을 빌려 얘기하는 거죠.”

어떤 고민에도 절대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 것이 그들의 업무 철칙이다. “저희는 함께 고민하고 있다는 진심 어린 위로를 전달하고 싶어요. 답장을 통해 작은 힘을 주고 싶은 거죠. 저희의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생각해요.”

편지를 보내는 비용은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지금까지 2000여 통의 편지를 보냈는데 150만 원 정도가 들었다고 한다. 비용 대부분은 조현식 씨가 개인적으로 감당하고 있다. 작업장을 빌릴 형편이 못 돼 대학가의 카페를 빌려 사용하고 있다. 조씨의 활동이 알려지며 우표 값을 후원해주는 곳도 간간이 생겨나고 있다. 그럼에도 온기제작소는 여전히 적자다.

“단순하게 고민을 들어주기 위해서 시작한 일인데, 이렇게까지 커질 줄은 몰랐어요. 시작할 때는 한 사람이라도 편지를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었어요. 지금은 바뀌었죠. 이제는 할 수 있는 데까지 하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앞으로 비영리단체로 등록할 계획이에요. 국가에서 단체로서 공인을 받으면 후원의 기회가 늘어날 수 있으니까요. 처음에는 주위에서 이런 걸 왜 하느냐는 냉담한 반응이었어요. 다른 건 없어요. 제가 하고 싶은 거니까 하는 거예요. 지금은 온기우편함을 잘 이끌어나가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습니다.”

진심을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첫발을 내디딘 조현식 씨에게 앞으로의 꿈은 무엇인지 물었다. “진심을 잃지 않는 거예요. 단체가 커지든 작아지든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요. 누군가의 진심이 담긴 이야기를 듣고 진심으로 답장을 써주자는 생각에서 시작한 일이니까. 나중에 혹시나 온기제작소란 단체가 커지더라도 진심을 잃지 않았으면 해요.”
  • 2017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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