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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인터넷 기반 훈련병 관리 시스템 개발

에스비시스템즈(SB Systems) 김상복 대표

인터넷을 기반으로 사물에 센서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사물인터넷(IoT)은 인공지능과 함께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 기술로 꼽힌다. 에스비시스템즈의 김상복 대표는 일찌감치 이 기술에 관심을 갖고 세계 최초로 4채널 스캐너를 개발했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김 대표는 보다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2015년부터는 군과 제휴, 사물인터넷 기반 훈련병 관리 시스템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육군 훈련소에서 훈련병들에게 지급되는 손목시계 모양의 일명 ‘스마트 M 밴드’는 맥박·체온 등의 생체 정보를 측정해 실시간으로 상황실에 데이터를 전송한다. 훈련병 개개인의 위치가 정확히 파악되기 때문에 이상이 감지되면 즉시 조치할 수 있다. 국방부의 ‘스마트 훈련병 자동화 관리체계’ 시범 사업의 일환으로 도입된 이 시스템은 훈련소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예기치 않은 사고나 질환으로 인한 사망, 자살 사고 등을 예방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군에서 먼저 연락이 왔어요. 2015년 5월에 한 IT 박람회에 참가했는데, 저희와 같은 스캐너를 개발했다고 알려진 업체가 완성품을 만들지 못해 시연을 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어요. 저희는 현장 공개를 했고요. 그래서 저희 부스에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몰렸습니다. 당시 그 자리에서 군 관계자로부터 ‘스마트 훈련병 자동화 관리체계’ 사업에 참여해달라는 제안을 받았어요. 이미 대중화된 헬스 케어 관련 스마트 밴드는 스마트폰과 연동해 몸의 이상 여부를 확인하지만 훈련병들은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잖아요. 그런 특수한 환경에서 저희 스캐너를 활용한 스마트 밴드가 더없이 좋은 대안이 된 거죠.”


김 대표는 “특히 야간에, 모두들 잠들어 조교나 동기가 이상 징후를 파악하기 어려운 시간에 유용하고, 비만 사병이나 허약 사병은 스스로 운동량을 체크할 수도 있다”며, “최근에는 한 가지 기능이 더 추가돼 부모나 친구의 격려 문자 수신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훈련 조교들에게는 휴대용 단말기(PDA)를 지급한다. 현장에서 훈련병들의 평가 결과를 입력하고 자동으로 집계함으로써 초급 간부들의 일과 후 업무시간을 크게 줄였다. 2016년엔 ‘스마트 예비군 관리시스템 구축’ 사업에도 참여했다.

훈련소 안에는 환경 관련 센서도 설치했다. 그는 “하루 종일 먼지 속에서 뒹굴다 들어온 훈련병들이 내무반에서만은 쾌적한 환경에서 숙면을 취하고,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미세먼지나 온·습도 측정을 해주는 장치”라며, “나라를 위해 복무하는 귀한 젊은이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군 생활을 마칠 수 있도록 이 시스템들이 훈련소뿐만 아니라 전 군에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안전사고 예방에 기여하는 ‘착한 기술’


광통신 관련 사업을 하다 사물인터넷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2014년 에스비시스템즈를 창업했다. 현재 직원은 25명, 창업한 지 겨우 3년째지만 해마다 매출이 급증하면서 올해는 100억을 바라볼 정도로 성장했다. 그 고속 성장을 견인한 것이 바로 4채널 스캐너다.

‘움직이는 사람과 사물을 어떻게 모니터링하고 정보를 모을까’를 고민하던 그는 1년간의 기획과 2년간의 개발 기간을 거쳐 마침내 세계 최초의 4채널 스캐너 ‘비팟(Beapot)ʼ을 세상에 내놓았다. 채널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정보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비팟은 3G, LTE, 블루투스, 와이파이, 유선랜 통신을 모두 지원해 확장성이 높고, 4개 채널로 개별 단말기가 보내는 신호를 1만 개까지 읽을 수 있다. 게다가 모든 물건에 센서를 붙이기만 하면 스캐너를 통해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다. 이 기술을 기반으로 헬스케어, 자산관리, 시설물 관리, 위치관리, 근로자 안전관리 등 다섯 가지 사업을 진행 중이다.

그중에서도 근로자 안전관리는 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분야다. 안전사고가 빈발하고, 그 예방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확산됨에 따라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삼성물산, 반도체 공장인 SK 하이닉스, 포스코 등이 주요 고객사다.

SK 하이닉스의 경우, 스캐너 1400대가 설치되어 있고 직원들은 환경 센서가 부착된 밴드를 착용한다.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작업장 내의 인원, 대피 인원, 구조가 필요한 인원의 수와 위치를 파악해서 신속하게 생명을 구할 수 있다. 개인 사생활 보호를 위해 동선은 2시간만 저장된다.

포스코에는 유해가스 센서가 부착된 밴드를 납품한다. 현장 근로자들이 유해한 환경에 노출된 정도를 알 수 있고, 각 공정에서 어떤 유해물질이 어느 정도의 농도로 배출되는지를 파악할 수 있어 공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유해가스 센서 밴드는 일반 고객에게도 판매할 계획이다. 벤젠, 아세톤, 일산화탄소, 포름알데히드 등 일상 속 물질(VOC)을 탐지해 주는 장치다.

스마트 밴드는 맥박, 체온 등 훈련병들의 생체 정보를 측정해 실시간으로 상황실에 전송해준다.
그는 제품의 성능뿐 아니라 디자인에도 신경을 쓴다. 디자인 자문은 이노디자인 김영세 회장이 맡고 있다. 디자인이 늘 고민이었던 그는 지난해 초 우연한 기회에 김영세 회장을 만나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처음 스마트 밴드가 나왔을 때 ‘투박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어요. 지인으로부터 김영세 회장님이 유명하다는 얘기를 듣고 검색을 해보니 제가 만날 수 없는 분이더라고요. 그런데 마침 저희 회사가 있는 판교에서 ‘스타가 스타를 찾는다’는 스타트업 발굴 멘토링 이벤트가 있었어요. 저희 회사가 거기 선정돼 제가 원하는 멘토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죠. 그렇게 김 회장님과 연결이 됐어요. 처음에는 디자인 자문 형태로 투자를 받았는데, 나중에는 현금 투자까지 해 주셨어요. 저한테는 정말 고마운 분이죠. 덕분에 스마트 밴드가 처음 출시 때와 달리 가벼워지고, 기능적인 디자인으로 바뀌었어요.”

새로운 기술 개발에 뛰어들어 어려움이 많았지만 그는 자신의 기술이 사람들의 안전을 위해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는 데 큰 보람을 느낀다. 강원도 도계, 탄광촌에서 광부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수없이 많은 안전사고를 가까이에서 지켜봤다고 한다. 갱도가 무너져서, 혹은 평생 진폐증에 시달리다 고통 속에서 세상을 떠난 많은 아버지의 동료들. 위험한 환경에서 일하는 작업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데 관심을 쏟는 것은 그 경험과 무관하지 않다.

“앞으로 저희 제품을 더 많은 사람이 쓸 수 있도록 다양한 생활 밀착형 제품을 출시하고, 해외시장 공략도 적극적으로 할 계획입니다. 단순히 돈을 벌겠다는 마음보다, 누군가의 부모이자 아들딸인 소중한 생명을 지키고,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 2017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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