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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 부탄 국민은 정말 행복할까?

부탄 농구 국가대표 감독 김기용이 말하는 부탄 사람들

글 : 이근미 객원기자  / 사진 : 서경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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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국민소득이 우리의 10분의 1 수준인 3000달러. 그럼에도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이고 사교육이 없다. 병원비도 무료다. 국왕은 “국민소득이 아닌 국민의 행복지수를 기준으로 나라를 통치하겠다”고 선언한다. 그들이 ‘행복하다’를 외치며 사는 이유다.
대한민국 면적의 3분의 1, 인구 75만 명에 불과한 부탄이 부쩍 관심을 끌고 있다. 우리나라는 불만으로 폭발 직전인데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우리의 10분의 1 수준인 부탄 국민 97%는 ‘행복하다’를 외치며 산다. 부탄 사람들이 정말 행복한지 궁금하던 차에 잠깐 귀국한 부탄 농구 국가대표 김기용 감독을 만나 확인할 기회를 가졌다.

김기용 “네, 정말 행복해하고 실제로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첫눈 오는 날이 진짜 휴일인지 묻는 분들도 많은데 맞습니다. 첫눈을 맞으며 행복을 만끽하라고 휴일로 지정한 거죠. 집안에 무슨 일이 생기면 부탄 공무원은 출근을 안 해도 됩니다. 일이 아닌 가족이 먼저인 사회거든요.”

부탄 국민의 복지혜택을 듣고 부탄이 1인당 국민소득 3000달러가 채 안 되는 국가라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김기용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이고 성적이 우수한 학생은 국가에서 대학과 유학을 보내줍니다. 사교육은 없고 병원비는 무료입니다. 부탄에서 치료할 수 없으면 외국까지 보내 치료해주고 관광객도 무료로 치료받습니다.”

1972년, 17세의 나이로 왕위에 오른 지그메 싱기에 왕추크 4대 국왕이 발안한 GNH(국민총행복) 개념에 의거해 무상의료제도가 시작된 덕분이다. 왕추크 국왕은 “나는 국민소득이 아닌 국민의 행복지수를 기준으로 나라를 통치하겠다”고 발표했고 그 결과 부탄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행복지수가 높은 나라가 되었다.

전 국민의 90%가 불교신자이며 국민은 공용어인 종카어와 영어를 사용한다. 대부분의 국민이 농업에 종사하는 부탄은 세계 최초로 100퍼센트 유기농 국가 선언을 한 바 있다. 수력발전으로 일으킨 전기를 수출하고 입국 숫자를 제한하되 관광객들로부터 관광세를 받는다. 국민을 위한 복지자원의 많은 부분은 외국으로부터 받는 원조금으로 충당한다. 김기용 감독의 연봉도 스포츠 약소국을 돕는 정책에 의거해 대한체육회에서 원조하고 있다.

‘원조’ 받는 일이라면 우리나라도 낯설지 않다. 1970년 한국의 1인당 GDP는 255달러, 부탄은 212달러로 별 차이가 없었다. 우리가 원조받은 달러로 맹렬히 산업화를 추진해 선진국 문턱에 도달하는 동안 부탄은 헌옷은 절대 안 받고, 공해를 막고자 중고차는 판매하지 않으며, 전 국토 금연을 실시하는 등 고고한 행정을 펼치며 천천히 성장해왔다.


부탄 역사상 첫 국가 대항전 승리


2011년에 부임해 2년간 재직한 김기용 감독은 사업을 위해 사임했다가 2016년에 다시 부탄으로 돌아갔다. 김 감독은 대학교 2학년 때 부상으로 농구를 그만두고 지도자로 나서 16세 이하 대한민국 국가대표 농구팀의 코치를 맡은 바 있다. 스포츠 약소국이라고 해도 한 나라의 국가대표 감독 자리는 자주 오는 기회가 아니다.

김기용 “처음 부탄에 갈 때 계획을 철저하게 세웠죠. 그런데 가보니 실력도 형편없고 여건도 좋지 않아 현지 사정에 맞게 다시 짰습니다. 국가대표라고 해도 월급이 없고 숙식 제공을 하지 않아 전국이 아닌 수도 팀푸에서만 선발해야 하니 한계가 있었죠.”

그런 가운데서도 부탄 당국에 12세, 14세, 16세, 18세 미만 팀을 뽑아 미리 연습을 시켜야 한다는 걸 강조해 현지인 코치를 양성했다.

김기용 “2012년에 처음 부탄에 갔을 때 선수들이 연습시간이 되어도 안 나타나요. 그날 중에 오면 약속을 지킨 걸로 생각하는 풍토 때문이었죠. 산악 지대여서 예전에 짐승을 피해 뒤늦게 나타나도 용인되던 습성이 아직도 남아 있어요.”

김기용 감독은 출석일수, 적극성 등을 점수로 매겨 시합 직전에 정예 멤버를 선발했다. 그러자 선수들이 제 시간에 와서 연습을 했고 점차 기량이 나아지기 시작했다.


2012년에 인도, 네팔,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몰디브,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이 참여하는 서남아시아농구대회에서 부탄이 몰디브를 이긴 것이 부탄 스포츠 역사상 A매치 첫 승이었다. 2016년에 3 대 3 아시아비치게임에서 라오스를 이겨 현재까지 국가 대항전에서 2승을 올렸다. FIFA에서 유럽 감독을 파견하여 대대적인 지원을 하는 부탄 축구가 2승을 올리기 전까지 국가 대항전 승리는 농구가 유일했다.

김기용 “서남아시아에서는 인도가 제일 잘하는데 230㎝가 넘는 선수도 있어요. 제가 183㎝인데 부탄에서는 큰 키에 속해요. 앞으로 스리랑카와 방글라데시, 네팔, 몰디브를 이기고 동메달 따는 게 목표입니다.”

수도 팀부에는 12만 명 정도가 살고 있는데 속도는 좀 느리지만 인터넷도 발달했고, 젊은이들은 컴퓨터와 휴대폰을 거의 다 갖고 있다. 집집마다 냉장고와 TV 정도는 갖추고 살며 팀부를 누비는 자동차 가운데 현대와 기아차가 35% 정도이고 일본차가 45%, 나머지는 인도차들이다. 맞닿아 있는 중국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아 중국제는 별로 없다고 한다. 한국 제품은 무엇이든 좋아하고 삼성 휴대폰의 인기가 특히 높지만 비싸서 상류층만 주로 구매한다고 일러준다.

김기용 “우리나라 사람들과 외모가 비슷한 데다 습성도 비슷해요. 부탄에는 더치페이 문화가 없고 정이 많아요. 정 때문에 저도 다시 가게 됐죠. 매운 음식을 좋아해서 고추 넣은 매운 치즈를 김치처럼 먹어요. 한국을 굉장히 좋아해서 한류가 강해요. 인근 나라 전파까지 잡혀 케이블 채널이 80여 개 되는데 거의 모든 집이 KBS월드를 켜놓고 있었어요. 너무 편중된다고 생각했는지 정부에서 KBS월드 전파를 막아 젊은이들이 요즘 인터넷으로 한국 드라마를 봅니다. 한국에서 방영하는 드라마를 바로 보고, 한국 연예인들 이름을 거의 다 알 정도예요.”

부탄 국민이 행복한 이유에 대해 김 감독은 깨끗한 지도층에 대한 존경심과 욕심이 없다는 점과 히말라야의 수려한 경관을 들었다. 국민총행복 개념을 만든 4대 왕은 국민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51세에 자진 하야했고, 국민투표에 의해 왕위에 오른 5대 지그메 케사르 남기엘 왕추크 왕은 부탄 벽촌을 돌며 국민을 보살필 정도로 헌신적이다.

김기용 “의무사항이 아닌데도 국민이 국왕의 사진을 집에 다 걸어놓을 정도로 존경합니다. 국민들이 국토의 70% 이상인 산림을 보호하는 것에 대한 자부심도 큽니다.”


부탄 사람들이 동경하는 한국


‘강대국을 지향하지 않고, 부자를 꿈꾸지 않는 부탄’에 대한 관심과 연구열이 높아지는 가운데 김기용 감독은 부탄 사람들의 행복이 이해되기도, 이해되지 않기도 한다고 했다.

김기용 “먹는 것과 공부하는 것, 아픈 것이 해결되니 딱히 욕심 부리지 않는 것 같아요. 힘든 일을 안 하려고 해서 인도나 네팔에서 온 외국인들이 그 일을 대신하고 있어요. 치열하게 살 필요가 없어서 행복하지만 꿈이 없는 젊은이들을 보면 그게 꼭 행복일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대개의 부모는 공부하라고 닦달하지 않지만 자녀를 일찌감치 외국으로 유학 보내는 극성 부모도 있다고 하니 부탄을 다 알 수는 없는 일이다. 또 학업 부담, 실업, 낮은 자존감, 가족, 재정 문제로 인해 부탄의 자살률이 조금씩 높아지는 중이라는 통계도 나왔다.

행복한 부탄 젊은이들이 분주하고 시끄러운 대한민국을 동경한다니, 잠깐 멈춰 서서 둘러보면 가까이에 파랑새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 2017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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