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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촬영, 인명 구조 등 다양한 분야 변화 이끄는 드론 조종사

직업의 세계 / 드론 조종사

글·사진 : 서경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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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장문기
참고자료 : 한국고용정보원, 한국드론협동조합
시대에 따라 보는 방법(ways of seeing)도 진화한다. ‘시야의 확장(extension of view)’으로 감각을 극대화하는 것. 드론(Drone)이 선물하는 신세계다. 드론은 원격조종으로 날아가는 기체를 가리키는 용어다. 150kg 이상은 무인기, 이하는 무인장치라 하는데, 우리가 흔히 부르는 드론은 후자에 속한다.

드론 조종사는 지상에서 원격조종으로 드론을 조종하는 전문가다. 드론의 활용 범위에 따라 드론 조종사가 진출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드론은 크게 군용, 기업, 농업, 촬영, 레저 등 5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최초의 드론은 군용 목적으로 개발됐다. 앞으로 영화와 방송 분야 영상 촬영은 물론 무인 경비나 국경 감시, 인명 구조, 소방 방재 및 화재 진압, 비료나 농약 살포, 소형 화물 배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다.

드론 조종사가 되기 위해 자격증이 필요할까? 12kg 이상의 드론을 조종하기 위해서는 자격증이 필요하다. 교통안전공단에서 초경량(무게 150kg 이하) 무인 비행장치 비행자격증을 발급한다. 비행 실습 20시간, 항공법규, 항공기상 등 항공기 운항에 대한 이론교육 20시간을 받아야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2015년 기준 국내 드론 관련 자격증 보유 인원은 대략 500~600명이다. 12kg 이하의 드론은 자격증을 취득하지 않아도 국토교통부에 사업 승인만 내면 누구나 띄울 수 있다. 상업적 목적이 아닌 경우는 승인 없이 조종할 수 있다. 단, 150m 이하로 드론을 띄울 수 있으며 제한 공역에서의 비행은 금한다.

드론 조종을 위해서는 항공기 운항에 대한 기본 지식과 드론 관련 기본 지식을 알아야 한다. 조종 실기는 드론을 띄우고 내리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다음 직진, 좌우로 이동하기, 원 그리기 등을 배운다. 가장 어려운 기술은 ‘8’자 선회다. 흔들리지 않고 평행을 유지하며 돌 수 있어야 한다. 이 모두를 숙지해야 ‘나 홀로 조종’이 가능하다. 관련 법규 숙지도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법상에서 드론을 초경량 비행장치로 분류하고 있다. 그에 따른 법 적용을 받는다. 예를 들어 보이는 곳에서 비행하는 유관 비행, 일몰 이후 비행 금지, 공원시설 근처에서 띄우면 안 되는 등의 항공법규를 지켜야 한다. 제한 공역에서 비행하려면 군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드론 교육은 대학이나 학원에서 받을 수 있다. 국가가 지정한 교육기관에는 무성항공, 성우엔지니어링, 카스콤, 아세아항공직업전문학교, 항공대 부설 비행훈련원 등이 있다. 이외에도 한서대에 관련 학과가 있으며, 한국모형항공협회와 한국드론협동조합 등에서 배울 수 있다.

드론 관련 업종은 RC 모형기를 다룬 경험이 있거나 게임 관련 분야, 디자인, 미술 관련 전공자가 취업에 유리하다. 미적감각이 있으면 드론 촬영에 도움이 된다. 드론 조종사가 받는 수입은 상황마다 다르지만 테마당 대략 100만원에서 150만원 선. 미국의 경우 시간당 5만 5000원, 연봉 1억 1000만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장문기 한국드론협동조합 이사장은 “드론을 가지고 할 수 있는 일이 129가지라고 하는데, 앞으로 그 숫자만큼 새로운 직업이 창조될 것”이라며 “드론 인구 증가에 발맞춰 체계적인 드론 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1세대 드론 조종사 장문기

작은 드론이 가져올 큰 변화

드론 조종사 장문기(54)씨는 국내 드론 1세대다. 사진기자로 15년을 활동한 그는 헬기를 타고 항공촬영을 경험한 것을 계기로 드론에 입문했다. 그는 현재 한국드론협동조합을 이끌며 드론 조종사 양성에 힘쓰고 있다.

중부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드론 조종을 가르치는 장문기씨.
하늘로의 시야 확장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1990년 중앙일보 사진기자로 사회에 첫발을 디뎠다. 입사 후 10년 차가 됐을 때 전문 분야에 대한 고심이 있었다. 회사에 헬리콥터와 세스, 비행기가 있었는데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항공사진을 담당하게 됐다. 항공촬영으로 특종을 한 적도 있다. 1997년 15대 대통령 선거가 있던 날이다. 독도에서 선거하는 장면을 촬영하고자 헬기를 타고 이동하는데 울릉도를 오가는 일본 순시함이 보여 기자 직감에 사진을 찍었다. 돌아와 확인해 보니 울릉도와 독도 사이에 공해가 있어 일본 함정이 수시로 드나든 것이다. 독도 영유권 분쟁이 예민하던 때라 그날의 사진 한 장이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사진으로 특종상을 받았다.

마흔세 살 때 몸에 이상 신호가 왔다. 간 경화가 진행돼 퇴사 후 간 이식수술을 받았다. 몸이 회복되면서부터 인생을 바라보는 태도가 달라졌다. 남은 생을 어떻게 지낼 것인가에 대한 큰 그림을 그렸다. 건강이 회복되고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관공서의 홍보 사진 촬영을 주로 했다. 한번은 슬로베니아 관광청에서 자기 나라를 한국에 소개할 수 있는 홍보물 제작을 의뢰해 왔다. 기획 단계에서 하늘에서 바라본 도시 풍경이 있으면 좋겠다고 판단해 항공촬영을 제안했다. 헬기 촬영은 비용도 많이 들고 또 사진 앵글(각도)을 잡는 데 조종사에게 의지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그때 생각한 것이 드론이다. ‘드론’이라는 명칭도 없었고 제대로 된 장비가 없을 때였다. 직접 무인 헬기를 조립하고 카메라를 장착해 촬영했다. 취미로 RC 모형기 조립을 해왔기에 어렵지 않았다. 촬영 결과 반응은? 대만족! 땅 위의 좁은 시선에서 벗어나 하늘로 시야를 확장했다는 데서 큰 호응을 받았다. 2004년의 일이다. 그것이 드론 조종사로서 촬영한 첫 작품이다. 이 일을 계기로 영화나 CF, 드라마 영상 제작사에서 항공촬영 문의가 이어졌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


남들에게 지는 게 싫었다. 승부욕이 강해 더 나은 사진을 촬영하고 싶은 욕심이 컸다. 드론은 다양한 각도로 피사체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던 나의 욕망을 채워주었다. 드론 조종사는 조종 능력뿐만 아니라 미적인 감각이 중요하다. 특히 영상 촬영에서는 중요한 요소다. 사진기자로 15년간 활동하며 사진 보는 감각을 터득한 것이 큰 강점이 됐다. 촬영을 앞두면 미리 현장을 둘러보고 포인트를 잡아 촬영 계획을 세운다. 촬영을 의뢰한 제작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렇게 시간과 공을 들여 준비를 단단히 해도 현장에서는 항상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진다. 무엇보다 촬영에 있어서는 항상 신중해야 한다.

드론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드론에는 기압계와 고도계가 있어서 위치를 알 수 있는데, 바다나 도심에서는 항상 상식이나 과학적 기반 자료보다 변수가 많다. 이럴 때는 드론이 날아가는 형태를 보고 감으로 조종할 수밖에 없다. 2014년 CF 촬영차 미국에 갔을 때다. 달리는 오토바이 장면을 위해 드론이 따라가며 촬영하고 있는데, 조종에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드론이 시야 밖으로 사라졌다. 컨트롤러를 아무리 움직여도 날아간 드론은 돌아오지 않았다. 조종사들이 쓰는 말로 ‘드론이 가출’을 했다. 황당함은 말로 다 못 한다. 드론은 물론, 부착된 카메라 장비 전체를 잃어버려 금전적 손해도 있었지만, 촬영 팀의 일정이나 예산 등에 미칠 영향이 컸다. 결국, 모든 촬영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당시의 사고는 안전 비행에 경각심을 심어주는 큰 경험이 됐다.


힘을 합쳐 하나로

드론으로 본 씨름판.
내가 처음 드론 조종사로 활동을 시작한 2010년에는 드론을 조작할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동호회를 따라다니며 드론을 배웠는데, 그때 만난 사람 중에 드론을 직접 제작하거나 수리할 수 있는 기술자, 장비를 판매하는 업자, 나처럼 사진 촬영에 집중하거나 영상 편집에 경험이 있는 전문가들이 많았다. 드론 관련 분야의 기술자와 전문가가 모이면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 한국드론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처음엔 12명이었던 드론 조종사가 지금은 전국적으로 100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조합을 만든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드론 조종사가 할 수 있는 일을 고심했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것과 더불어 사는 삶은 나의 인생 신조다. 드론 조종사로 활동하며 문득 다른 사람을 위한 일은 없을까를 생각했다. 조합원들과 함께 ‘드론 인명 구조 활동’을 준비한 계기다. 2015년 7월 처음으로 제주도에서 드론을 활용한 인명 구조 활동을 시연했다. 드론에 장착한 위성항법장치(GPS) 위치 추적기로 위험에 빠진 사고자의 위치까지 자동 비행해 구명 튜브를 떨어뜨려 구조를 돕는 방식이다. 드론이 생명을 살리는 ‘골든타임’을 벌어주는 것이다. 큰 파도나 강풍 등 열악한 환경은 구조대원의 접근을 어렵게 하고 때론 구조대의 생명까지 위협한다. 하지만 드론은 빠르고 정확하게 조난자를 도울 수 있다. 여기에 열 감지 카메라를 장착한다면? 어떤 재난 지역에서도 신속하게 조난자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상상 그 이상의 세계

무인 헬기에 카메라를 달고 촬영한 슬로베니아의 항구.
드론 조종사에게 필수 덕목은 호기심과 상상력이다. 나는 어려서부터 RC 모형기나 비행기 조립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탱크를 좋아해 조립형 탱크만 30~40개를 모았을 정도다. 커스텀 드론을 접할 때 이때의 취미가 도움이 됐다. ‘드론 VR(가상현실) 촬영’을 시작한 것도 호기심에서다. 일반적인 드론은 카메라가 밑에 있고 위로 프로펠러가 돌아가기 때문에 촬영 시 날개 부분이 걸려 하늘을 보여주기가 어렵다. 동료들과 연구한 끝에 특수 제작한 거치대(짐벌)를 드론 몸통 위아래에 달아 360도 촬영이 가능하도록 했다. 때마침 삼성이나 구글에서 VR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땅 위가 아닌 하늘에서 본 VR 콘텐츠를 찾았고, 나와 동료들이 나설 수 있었다. 국내에서 드론으로 VR 촬영을 할 수 있는 전문가는 나를 포함해 10명 정도다. 국내 VR 시장은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지금 드론 조종사를 꿈꾼다면 도전해볼 만하다.


1가구 1드론 시대

드론 조종사 장문기.
2015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 가전 전시회(CES)의 화두는 단연 ‘드론’이었다. 특히 중국 드론 제조사 DJI사가 발표한 팬텀 시리즈는 그동안 전문 분야로 분류됐던 드론을 대중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고가 장비가 아닌 100만원대 드론이 생기며 드론 조종사 인력도 늘었다. 앞으로 1가구 1드론 시대가 올 것으로 생각했다. 점점 드론 조종사로서 가야 할 방향을 고민하기 시작했고, 산업과 교육으로 눈을 돌렸다. 상명대와 중부대, 제주대 등 영상학부가 있는 대학에서 뉴미디어 관련 과목을 개설해 드론 교육을 시작했다. 또 오지나 섬 등을 찾아다니며 드론 교육을 했다. 학교와 연계해 초·중·고 학생을 대상으로 방과 후 수업도 운영 중이다. 드론 강의를 할 때마다 드는 생각은 제대로 된 드론 교육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첫 단추로 올해 3월 중부대학교 고양 캠퍼스에서 드론 아카데미를 개설한다. 6개월 과정이고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드론 조종사로 활동하며 제일 재밌는 것은 ‘숨은 코드’를 찾는 것이다. 건축가가 숨겨 놓은 건물 외관의 비밀처럼 하늘에서 봐야지만 알 수 있는 것들 말이다. 이게 ‘숨은 코드’다. 우리가 땅 위에서 보는 연못을 하늘에서 바라보면 레코드판처럼 보인다. 경포대의 정자는 우리 눈에 까만 기와로 보이지만 하늘에서 보면 새똥 때문에 하얗다. 숨은 그림 찾듯 하늘을 나는 새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면 참 재밌다. 또 드론은 상상하기에 따라 무궁무진한 세계를 펼칠 수 있다. 드론 자체를 이용한 촬영이나 무인 경비, 인명구조 등은 일차 산업이다. 이차 산업은 응용의 부분이다. 상상해보라. 우리가 들고 다니는 휴대폰에 드론이 달리면 전화벨이 울리는 순간 휴대폰이 날아와 손으로 잡지 않고도 통화할 수 있지 않을까? 상상이 현실이 되는 시대가 곧 올 것이다. 작은 드론이 가져올 큰 변화다. 그것이 지금 내가 드론 조종사 양성에 열중하는 이유다.
  • 2017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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