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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로 세상과 소통하다

직업의 세계 / 기상캐스터

사진자료 : TV조선
자료 : 고용노동부 한국고용정보원 워크넷, 커뮤니케이션이해총서 《기상캐스터》
기상캐스터는 방송국에서 기상 예보, 날씨를 담당하고 책임지는 보도국 소속 ‘날씨 전문 방송인’이라고 할 수 있다.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자료, 날씨 관련 뉴스를 정리하여 기사를 작성하며, 기온, 구름, 바람 등 기상 상황을 보여줄 방송 화면 그래픽을 구상하고 순서를 정한다. 이를 영상그래픽 디자이너에게 의뢰하고, 연출과 협의하여 최종적으로 기사를 편집한다. 기상 보도 내용을 연습하고 나서는 메이크업을 받고 의상을 갈아입는다. 모든 준비가 끝나면 생방송 또는 녹화방송을 한다. 보통 스튜디오 안에서 방송을 하지만 야외 보도를 기획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촬영 장소 및 시간 등을 정하고 중계차 기술자들과 협의한다. 현장에서 날씨 관련 기사를 취재하기도 한다.

기상캐스터가 되기 위해 필요한 자질은 기본적으로 방송인에게 필요한 자질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정확한 발음, 호감을 주는 외모, 방송 능력, 순발력 등이다. 하지만 기상캐스터의 경우 전신이 화면에 나오기 때문에 깔끔한 실루엣이 중요하게 꼽는 요소라고 한다. 또한 손으로 화면을 가리켜야 할 때가 많기 때문에 이런 제스처가 얼마나 자연스러운지도 중요하다. 대기과학과 같은 기상 관련 학문을 공부했다면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전공 자체는 크게 상관이 없고, 보통 아나운서 아카데미, 방송 관련 학원에서 준비한다.

방송국마다 다르지만 적게는 2~3명, 많게는 7명까지 한 방송국에서 기상캐스터로 일한다. 기상캐스터 전체 정원이 적고, 방송국마다 3~4년에 한 명 정도만을 채용하기 때문에 경쟁률이 매우 높다. 지난 10월 말에 있었던 TV조선 기상캐스터 채용만 해도 한 명을 선발하는 데 500명 이상이 지원했다. 따라서 단독으로 기상캐스터만을 준비하는 경우는 드물고, 보통 아나운서 준비와 병행한다. 절대적으로 채용 인원이 적기 때문에 입사 후 방송과 시스템에 대한 교육은 한 달 정도이며, 대부분 곧바로 방송에 투입된다고 한다. 기상캐스터는 특정 방송국 소속으로 일하지만, 기본적으로 프리랜서다. 따라서 개인 역량에 따라 근무시간과 연봉이 천차만별이다.

올해 여름은 ‘100년 만의 폭염’이라고 할 정도로 더웠다. 기후변화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 이슈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다양한 논의와 노력이 진행되고 있지만 현재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은 기상 예측의 정확도와 기상 예보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다. 기상청의 정보를 미디어 이용자에게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 중간자의 입장인 기상캐스터가 객관적·주관적 위험 인식을 모두 이해하고, 양쪽의 정보와 인식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현 상황을 고려할 때 기상캐스터의 역할과 책임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진희 TV조선 기상캐스터

완성도 높은 ‘1분 방송’을 위해 하루 종일 ‘날씨 생각’

2011년 입사 이후 자신의 자리에서 꾸준히, 열심히 일을 하다 보니 어느새 TV조선 최고참 기상캐스터가 되었다. “회사에 나보다 날씨를 더 잘 아는 사람이 없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이진희 기상캐스터는 빼어난 외모로 먼저 주목받았다. 하지만 깔끔한 제스처와 방송 능력, 조선일보에 연재 중인 날씨 레터에서 돋보이는 센스, 소통 능력 등으로 더 인정받고 있다.


일과

저녁 8시 TV조선 〈뉴스 판〉에서 기상 정보 방송을 하기 때문에 오전 시간은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기상캐스터는 프리랜서라는 직업 특성상 각자의 방송 시간에 따라 일과가 달라진다. 출근을 하고 나서는 다양한 날씨 뉴스를 살핀다. 기상 관련 종사자들이 볼 수 있는 웹 사이트가 따로 있는데, 기상청에서 제공하는 자료들이 올라온다. 이 자료에 근거해 원고를 작성하고, 영상그래픽 디자이너에게 영상을 의뢰한다. 협의가 끝나면 메이크업을 받고 회사 의상 팀에서 골라준 의상으로 갈아입는다. 모든 준비가 끝나면 스탠바이, 큐 사인과 함께 오늘의 날씨를 전한다. 1분 남짓한 방송, 짧은 시간에 압축적으로 정보를 전달하고 시청자들을 만나기 위해 오후 시간을 다 보낸다고 볼 수 있다.


다양한 관심사


어릴 적부터 관심이 가는 것도, 하고 싶은 일도 정말 많았다. 울산에서 열심히 공부하는 모범생으로, 학생회장으로, 그리고 댄스 팀원으로 학창 시절을 보냈다. 대학에 진학하면서도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 어학을 배워두면 어떤 일을 하든지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해 일어일문학을 전공했다. 화장품 회사 홍보팀에서 인턴 생활을 하기도 했다. 이런저런 경험을 하다 보니 그중에서도 라디오 DJ가 가장 하고 싶었다.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시도도 하지 않고 다른 일을 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자연스럽게 아나운서를 준비하게 되었는데, 준비 도중에 기상캐스터 채용 공고를 접했다. 방송인이면서 ‘날씨’라는 전문 분야에서 일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져 지원했고, TBC 대구방송 기상캐스터로 일을 시작했다.


운명처럼 시작된 일들


2011년 8월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에서 날씨를 전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었다. ‘빼어난 외모와 글래머러스한 몸매’라며 포털 검색 사이트 인기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고 기사화되었다. 꾸준히 운동을 해왔고, 그 당시 특히 열심히 몸매 관리를 하고 있었던 덕분인 듯하다. 때마침 기상캐스터를 찾고 있던 TV조선에서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받았고, 고민 끝에 회사를 옮겼다. 원래 계획을 많이 세우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계획보다는 연이 닿아 ‘운명처럼’ 이루어지는 일들이 더 많다고 느꼈다. 계획도 중요하지만 자연스럽게 진행되는 일들이 많다는 생각을 하고부터는 지금 이 자리에서 하고 있는 일에 더욱 최선을 다해 노력하게 되었다. 기회가 주어졌을 때 준비된 사람이고 싶다.


날씨천사의 편지


운명처럼 하고 있는 일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조선일보 지면에 매주 토요일 연재하고 있는 칼럼 ‘이진희의 날씨레터’이다. 처음에는 온라인 매체 ‘프리미엄 조선’에 비정기적으로 연재하다가 ‘날씨’라는 콘텐츠가 반응이 좋아 올해 1월부터 조선일보에 고정으로 연재하게 되었다. 글의 소재는 날씨와 SNS에서 얻는다. 날씨는 일상이다. 그래서 생각날 때마다 메모를 하고 있다. 관련 소재를 SNS에 올렸을 때 반응을 보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의 글을 많이 읽는다.


날씨 전문가

기상캐스터는 보도국 소속 ‘날씨 전문 방송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일어일문학이라는 전공과 무관한 일을 하지만 날씨에 대한 관심과 공부는 필수다. 거의 하루 종일 날씨 생각을 한다. 전문성을 위해서라면 대학원에 진학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아직은 여력이 안 되어 관련 뉴스를 섭렵하고 있다. 처음 입사했을 때는 하루하루 정보를 파악하고 방송하기 바빴다. 방송에 적응하고부터 기상청 자료, 칼럼, 선배들의 방송 등 날씨와 관련이 있는 자료는 가능한 한 많이 보고 있다. 지겹지 않을까 묻는 사람도 있지만 날씨는 매번 다르고 변하기 때문에 재미있다.


기상캐스터의 속사정


지난 2월 ‘기상캐스터 의상의 속사정’이라는 제목의 날씨 레터를 연재했다. 회사 의상 팀에서 옷을 제공해주기 때문에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사이즈가 맞지 않는 옷을 입어야 할 때가 있고, 그럴 때 주로 논란이 발생한다는 내용이었다. 또 다른 속사정이라면 돌발 상황이 많다는 것이 될 수 있겠다. 날씨처럼 알 수 없고 변덕스러운 것도 없으니까. 날씨 예보가 틀리면 기상청과 함께 비난을 받기도 한다. 때문에 기상캐스터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자질 중 순발력을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느 직업군에나 속사정은 있기 마련이라 이 또한 사람들의 관심으로 여기고 있다.


소통하는 기상캐스터

날씨를 소재로 하면 모든 사람과 소통이 가능하다. 기상캐스터라는 직업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어린아이와도 ‘오늘 날씨가 참 좋다’ ‘바람이 많이 분다’와 같은 이야기는 할 수 있으니까. 개인적으로 선택의 기로에 놓인 상황이나, 인생에 있어 중요한 문제들에 대해서는 선배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는데, 나부터도 후배들에게 소통할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 늘 스스로를 믿으라고 이야기하는데, 경쟁률이 높다 보니 하고 싶지만 안 될 것 같다고 말하는 친구들이 많다. 그런데 본인도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데 남에게 믿어달라고, 뽑아달라고 할 수는 없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부족한 부분은 채워나가되 자신에 대한 믿음은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롤 모델로 삼고 있는 방송인은 이지애 아나운서와 이익선 전 기상캐스터다. 사람들과 소통하며 오랫동안 꾸준히 날씨 정보를 전하고 싶다.
  • 2016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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