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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쇼핑몰의 위시 리스트를 하나의 장바구니에!

‘위시어폰’ 강지형·이단비 공동대표

온라인 쇼핑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스마트폰에 최소 세 개 이상의 쇼핑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 설치돼 있다. 여러 사이트를 구경하다 보면 ‘이거 나중에 사야지’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위시어폰은 그 ‘나중에 살 것들’을 하나의 장바구니에 모아주는 앱이다.
지난 7월 6일 ‘2016 여성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아이디어의 독창성을 인정받았다. 9월 정식 버전을 출시한 강지형·이단비 공동대표를 만났다.

사진제공 : 위시어폰
이단비(왼쪽), 강지형 공동대표.
알뜰한 소비자들은 하나의 물건을 사기 위해 많은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기능이나 가격 등을 꼼꼼히 비교한다. 그런데 막상 구매를 하려고 하면 해당 쇼핑몰이 기억나지 않아 고생할 때가 있다. 위시어폰은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로그인할 필요 없이 ‘찜하기’만 누르면 여러 쇼핑몰에서 본 관심 상품들이 앱에 차곡차곡 쌓인다.

“이런 서비스가 아예 없었던 건 아니지만 거의 PC에 집중돼 있었어요. 그런데 PC는 외출 때나 이동할 때 사용할 수가 없잖아요. 모바일 쇼핑을 짬짬이 즐기는 사람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싶었어요.”(이단비)

위시어폰의 또 다른 강점은 ‘예쁜 디자인’이다. 앱은 물론 홈페이지와 브로슈어에도 민트색과 연한 분홍색을 이용하여 깔끔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느낌을 준다.

“보통 시험용으로 앱을 출시할 때는 기능에만 집중해요. 그런데 저희는 초기 버전을 낼 때도 디자인에 굉장히 신경을 많이 썼어요.”(이단비)


여성창업경진대회 대상 수상


위시어폰은 소원을 뜻하는 ‘wish’와 전치사 ‘upon’을 결합한 말이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걸 들어준다는 의미에서 ‘wish’를 앱 이름에 꼭 넣고 싶었다.

“우연히 만화영화 〈피노키오〉의 OST인 ‘When you wish upon a star’를 듣게 됐어요. 문장이 기니까 앞뒤를 자르고 가운데를 붙여봤어요. 문법적으로는 안 맞아도 브랜드 이름이니까 괜찮을 것 같았어요. 주변 외국인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다행히 입에 잘 붙는다고 하더라고요.”(이단비)

지난해 6월 9일 같은 이름의 회사를 설립했다. 앱과 회사의 이름이 같아도 될까 고민했지만 당분간은 위시어폰 앱 하나에 집중할 것 같아 그대로 뒀다. 창업 당시 위시어폰의 구성원은 강지형·이단비 공동대표 두 명이었다. 시험 버전을 출시한 이후 계속 업그레이드를 하려니 인력과 장비가 부족했다. 새로운 멤버를 모집하기 위해 채용 공고를 냈다.

여성창업경진대회는 창업한 지 2년 미만의 스타트업 중 여성이 대표를 맡고 있는 곳만 참가할 수 있다. 여성의 우수 창업 아이템을 발굴하고 포상함으로써 여성의 창업을 응원하기 위해 매년 열리는 대회다. 창업한 지 1년이 갓 넘고 두 명의 여성이 공동대표인 위시어폰은 적합한 참가자였다.

“400여 개 팀 중 12팀이 서류전형과 1차 프레젠테이션을 통과했어요. 마지막 발표 자리에서 다른 팀의 아이디어를 듣는데 정말 다들 쟁쟁하더라고요. 대상까지 받을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어요. 기존 쇼핑 앱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고 해외로 확장하기에 용이한 서비스라는 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이단비)

7월에 새로운 멤버 이나경 디자이너와 임솔 엔지니어를 뽑아 위시어폰의 멤버는 네 명이 됐다. 사무실은 숙명여대 창업교육센터에 마련했다. 그 전까지는 강지형·이단비 대표가 함께 살고 있는 오피스텔이 집이자 사업장이었다.

직장 선후배였던 그들은 CJ의 CGV 신사업팀에서 처음 만났다. 스크린뿐만 아니라 상영관 좌우 벽까지 총 세 면에 영화를 상영하는 ‘스크린X’를 구현하는 3년간의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했다. 학부 때는 항공우주공학을 전공하고 문화기술대학원에서 영상기술을 공부한 강지형 대표는 기술개발팀 사원이었고, 이단비 대표는 대학교와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사업기획팀 과장이었다.

“그때 신사업팀에서 함께 일한 사람들끼리 정말 사이가 좋았어요. 사적으로도 친해져서 일본 여행도 같이 가고, 서로 집에도 자주 놀러 갈 정도였어요. 지형님과 저는 특히 성격이나 일하는 스타일이 잘 맞아서 새로운 사업을 함께 구상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이단비)

이 대표는 퇴근 후 강 대표와 맥주를 마시는 자리에서 평소에 모바일 쇼핑을 하면서 불편하다고 느꼈던 점을 이야기했다. 만남이 잦다보니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까지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게 됐다. 이 대표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아이디어에 공감한 강 대표는 망설이지 않고 “한번 만들어보자”고 했다.

“저는 처음에 단비님의 아이디어를 듣자마자 좋다고 생각했어요. 그동안의 쇼핑 앱은 편리성을 높이는 데 집중돼 있었는데,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같아 좋았어요. 당시에는 이렇게 사업화될 줄 모르고 그냥 재밌겠다는 생각에 앱 개발을 제안했어요.”(강지형)


유럽 진출에 대한 자신감


이 대표는 지난해 4월 퇴사한 후 사업 구상에 매진했고 강 대표는 같은 해 11월까지 회사를 다니며 퇴근 후 저녁 시간과 주말을 이용해 앱 개발을 위한 기술을 독학하기 시작했다. 문화 콘텐츠나 엔터테인먼트 관련 소프트웨어를 개발해본 적은 있지만 앱은 처음이었다. 인터넷에서 무료로 들을 수 있는 오픈 강의를 보거나 주변에 앱 개발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기술을 배우는 것도 어려운데 소프트웨어가 업그레이드되면서 이미 적용해놓은 기술에 변수가 생길 때가 곤혹스러웠어요. 경험 부족으로 생긴 문제죠. 근데 그럴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는 게 아니라 오히려 도전 정신이 불타오르고 일하는 게 즐거웠어요. 문제를 해결하면 뿌듯하기도 하고요.”(강지형)

위시어폰의 기본 홈페이지는 영어로 돼 있다. 해외 진출을 애초에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창업진흥원에서 유럽으로 진출할 스타트업을 뽑는 대회를 열었다. 여기에 선발된 위시어폰은 올해 3월 14일부터 18일까지 독일 하노버에서 개최된 정보통신박람회 세빗(CeBIT)에 참가했다. 신기하고 재밌어하는 현지인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니 유럽 진출에 자신감이 생겼다.

“유럽인들은 아직 모바일로 쇼핑하는 게 익숙하지 않아요. 상위 랭킹을 차지하고 있는 게 슈퍼마켓에서 장 볼 아이템을 기록하는 아주 단순한 기능의 쇼핑 앱이에요. 미국이나 중국보다 더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고 생각해요.”(이단비)

위시어폰은 10월에 프랑스로 간다. 중소기업청과 창업진흥원이 지원하는 한·불 창업자 교류 프로그램에 선발된 것이다. 한·불 수교 130주년 기념으로 유망한 스타트업 다섯 개 팀이 프랑스 파리에서 세 달간 교육을 받는 인큐베이션 프로그램이다. 곧 세계에 자신들이 만든 서비스를 공개할 생각에 강지형·이단비 대표는 매일이 설렌다.
  • 2016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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