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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미디어 시대의 ‘꽃’ 콘텐츠 크리에이터

직업의 세계 / 콘텐츠 크리에이터

‘텔레비전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20여 년 전만 해도 일반인이 TV에 나온다는 건 꿈 같은 일이었다.
그러나 이제 누구라도 장르와 분야에 제약 없이 인터넷을 통해 방송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1인 미디어 시대’가 열렸다. 콘텐츠 크리에이터란 자신이 기획한 콘텐츠를 직접 촬영, 제작, 편집해 유튜브, 아프리카tv 등 인터넷 방송을 통해 타인과 공유하는 1인 미디어 활동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사진제공 : 트레져헌터
일러스트 : 셔터스톡
1인 미디어 방송을 잘 보여주는 것이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이다. 마리텔은 사회 각층의 전문가 혹은 스타가 자신만의 콘텐츠를 갖고 프로듀서(PD) 겸 연기자가 되어 인터넷 생방송을 한다. 실시간 댓글을 통해 시청자와 소통하는 게 기존 방송과 다른 점이다. 1인 방송의 인기 요인 중 하나는 실시간으로 시청자의 의견을 받고 다음 방송에 적용한다는 것이다. 시청자는 그 모습을 보며 창작자에게 친근감을 느낀다.

콘텐츠 크리에이터는 현 정부의 창조경제 가치와 청년 일자리 중심의 정책 방향에 부합하는 신직업으로 꼽히기도 했다. 콘텐츠 크리에이터는 학력, 나이, 성별 등 제한 요소가 전혀 없다. 단, 콘텐츠 아이디어와 내용을 구성할 수 있는 기획력이 중요하다. 주로 자신의 관심 분야를 쉽고 재밌게 풀어내 대중과 공유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음식을 많이 먹거나 복스럽게 먹는 ‘먹방’, 화장법을 알려주는 방송, 게임 플레이를 보여주는 ‘게임 방송’ 등 주제는 각양각색이다.

콘텐츠 기획이 완료되면 본격적인 촬영, 편집에 들어간다. IT기술의 발달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진입 장벽이 낮아진 것 또한 장점 중 하나다. 디지털카메라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촬영하고, 편집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간단하게 실시간으로 인터넷 방송을 할 수 있다. 대중도 스마트폰으로 접속해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다. 유통 과정은 주로 유튜브, 트위치tv, 아프리카tv와 같은 SNS를 기반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누구나 1인 미디어로 인터넷 방송을 통해 언론의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미디어의 역할이나 기능에 대한 깊은 고찰 없이 오락적인 기능에 치우쳐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심의 규정이 없기 때문에 비속어, 선정성이나 표현의 과격성이 논란을 일으키기도 한다.

콘텐츠 크리에이터의 수익은 인터넷 방송 조회 수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유튜브의 경우 광고에서 수익이 발생하는데 조회 수 1회당 0.5원에서 1원이 크리에이터에게 돌아간다.

프로게이머가 아님에도 게임 크리에이터로 유명한 양띵, 대도서관 등은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선도적인 길을 만들었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다양한 입담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며 인기를 얻고 있다. 양띵은 2007년 아프리카tv로 방송을 시작했다. 그는 방송에서 마인크래프트라는 게임을 시청자와 함께 한다. 게임 플레이를 하면서 자연스레 이야기도 나누며 시청자들과 활발한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게임 채널 외에도 양띵의 일상생활을 보여주는 ‘양띵의 사생활’이라는 채널도 운영한다. 그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는 154만 명, 조회 수는 8억5000건, 월 수익은 약 4000만원으로 알려졌다. 또한 유튜브에서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스웨덴 출신의 게임 크리에이터 ‘퓨디파이’의 구독자는 4000만 명, 1년에 1200만 달러의 수익을 얻고 있다.

1인 창작자가 영향력을 갖게 되자 이들을 통한 비즈니스도 형성됐다. 다중 채널 네트워크라 부르는 MCN(Multi Channel Network)이다.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유튜브, 케이블방송 등 다양한 방송 플랫폼에 유통시키는 것을 도와주는 매니지먼트다. 국내 MCN 매니지먼트인 트레져 헌터를 비롯한 다수의 곳에서 올 하반기부터 중국, 홍콩 등 해외 플랫폼과 제휴를 맺어 콘텐츠 유통망을 넓혀 갈 계획이다. 중국어, 영어 등 외국어 실력을 겸비한다면 콘텐츠 크리에이터로서의 활동 영역은 더 확장될 것이다.



게임 콘텐츠 크리에이터 고인규

‘서바이벌 황제’에서 1인 게임 방송 해설자로

전직 프로게이머인 고인규씨는 2003년부터 2011년까지 현역 시절 각종 서바이벌 경기마다 잇단 우승으로 서황(서바이벌 황제)이라고 불렸다. 은퇴 후 그는 게임 방송 해설자로 전향했다. 현재 국내에서 개인 리그와 팀 리그 모두 중계하는 유일한 해설자이기도 하다. 2014년부터 아프리카tv, 다음tv팟, 유튜브 등에서 1인 게임 방송을 진행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17세에 프로게임단 입단

어릴 때 부모님의 맞벌이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내게 유일한 친구는 게임이었다. 콘솔게임도 좋았고, 오락실에서 하는 게임도 좋았다. 장래 희망이 게임팩*을 파는 사람이 되고 싶을 정도였다. 2000년대 초반 PC방이 한창 인기일 때 프로게이머 이기석 선수가 PC방 이벤트 게임 행사를 하러 온다는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갔다. 스타크래프트1 경기를 이기고, 다른 프로게이머 선수들과 겨뤄 연승을 했다. SK텔레콤T1 프로게임단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2003년 17세에 입단해 프로게이머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긴장의 연속

게임 부스 안에 들어가면 극도로 긴장했다. 긴장감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자신감이 필요했다. 수백 권의 자기계발서를 읽어보기도 하고 심리상담도 받았다. 약도 먹고 치료도 받아봤지만 은퇴 전까지 그 긴장은 멈추지 않았다. 긴장과 더불어 대회 성적이 안 나왔을 때, 악플에 대한 상처를 이겨내는 건 나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선수 시절 가장 짜릿했던 순간은 2006년 부산 광안리에서 열렸던 게임 결승전 마지막 경기다. 개인 MVP와 팀 우승을 이끌었다. 10만 명이 넘는 관객이 모였다. e스포츠 역사상 가장 많은 관객이 몰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성량, 발성, 말하기 연습에 매진

유튜브에서 ‘고인규TV’를 방송하고 있는 모습.
2011년 공군 게임 특기병으로 입대했다. 전국 군부대를 다니며 병사들의 사기를 위해 함께 게임을 하는 위문 행사를 다녔다. 행사 때 우연히 MC를 보게 됐는데 반응이 좋아 그때부터 MC와 게임을 병행하게 됐다. 은퇴 후 군대에서 했던 MC 경험을 살려 게임 해설자로 전향했다. 게임만 잘하면 됐던 선수 시절과 달리 해설자는 해박한 지식이 있어도 표현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목소리가 가늘고 힘이 없어 성량을 풍부하게 하는 연습과 발성, 말하는 연습에 매진했고, 지금은 목소리가 완전히 바뀌었다. 선수 때는 스타크래프트1 게임만 할 줄 알면 됐지만 해설자는 다른 게임도 알아야 한다. 10여 년 동안 하던 게임 외에 다른 게임을 공부하고 분석하는 과정이 어렵고 힘들었다. 요즘은 시청자들의 기대치가 굉장히 높아 조금이라도 실수를 하면 악플이 주렁주렁 달린다. 스타크래프트2를 중점적으로 방송해오다 최근 하스스톤 외 다른 게임으로 확장하고 있다. 게임 종목의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1인 방송 시작


게임 방송 해설자로 활동하며 1인 방송의 중요성을 모르고 있었다. 유튜브에서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몇 억 뷰를 넘기고, 스웨덴 게임 크리에이터 퓨디파이, 국내 콘텐츠 크리에이터 대도서관, 양띵의 개인 방송을 접하며 다양한 게임을 보여주는 플레이가 흥미로웠다. 게임을 하면서 유저들과 즉각적으로 소통하는 것에 매력을 느끼며 1인 방송 플랫폼에 관심을 갖게 됐다. 2014년 아프리카tv, 다음tv팟, 트위치, 유튜브에서 1인 방송을 시작했다. 게임 해설과 달리 콘텐츠 크리에이터는 직접 기획부터 게스트 섭외, 녹화, 편집, 댓글 관리 등 모든 것을 해야하는 과정이 버겁기도 했지만 많은 유저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게 좋았다.


성공의 관건은 기획력


지난해 겨울 프로게이머 선수와 함께 하는 방송을 기획했다. 섭외가 쉽지 않았다. 프로게이머들은 게임의 승부 여부에 민감하기 때문에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MBC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려 프로게이머에게 일일 닉네임을 부여했다. 온라인 방송이므로 프로게이머가 누구인지 확인하기 쉽지 않다고 제안해 프로게이머를 섭외했다. 유저들로부터 ‘이 프로게이머가 누굴까?’라는 궁금증을 자아내며 방송 반응도 좋았다. 개인 방송은 콘텐츠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테마도 확실해야 한다. 고인규라는 캐릭터가 곧 콘텐츠이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똑같은 게임도 새롭고 다양한 방식으로 하면 전혀 다른 느낌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기획에 대한 고민을 멈출 수 없다. 게임 외에 장르의 다변화를 주고 싶다. 강아지를 좋아해 애견 미용 혹은 반려견과 함께 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계획이다.


눈과 귀가 즐거운 게임 방송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다양한 입담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준다. 스타크래프트1,2를 주제로 하는 대부분의 개인 방송이나 게이머들은 게임에 집중해 거의 말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게임을 하면서 입담을 즐기는 크리에이터라는 자부심이 있다. 게임 해설자로 활동 하고 있는 것이 방송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눈과 귀가 즐거운 방송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 스타크래프트는 전략 시뮬레이션 장르로 어렵다는 편견 때문에 시작부터 겁내는 사람이 많다. 입문자뿐 아니라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들까지도 쉽고 재밌게 접할 수 있도록 최대한 쉽고 정확한 게임 플레이를 하려고 한다.


콘텐츠를 개발하는 크리에이터


수많은 콘텐츠 가운데 많은 유저가 게임 방송을 찾는 이유는 본인이 하기 어려운 게임을 관전하며 플레이 스타일을 익히기도 하고, 소통하며 게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선수 시절 땐 악플 때문에 인터넷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1인 방송을 하면서부터 모든 댓글을 꼼꼼히 보고 있다. 댓글이야말로 1인 크리에이터의 성공을 이끌어 주는 것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악플이 주는 감정적인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는 것 또한 인내해야 할 일이다. 댓글에서 새로운 재미 요소를 캐치해 다음 콘텐츠를 만들 때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다. 또한 부족한 것은 보완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

1년에도 수천 개의 게임이 쏟아진다. 게임 크리에이터는 한 게임을 선별해 게임에 대한 설명을 할 수도 있고, 플레이를 하면서 전혀 다른 시각으로 얘기할 수도 있다. 게임에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성장하고 싶다.

*게임팩 : 게임기에 꽂아서 사용할 수 있는 게임이 저장돼 있는 장치
  • 2016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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