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 기반 스마트홈 만드는 ‘유니크온’ 이성명 대표

똑똑한 집을 만들다

글 : 오주현 객원기자  / 사진 : 김선아 

집에 인공지능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면 얼마나 편리할까. 스위치를 누르지 않아도 사람이 지나가면 전등이 켜지고, TV를 보는 시간을 기억해 TV가 저절로 켜진다. 밖에서 CCTV로 집 안 상황을 살펴볼 수도 있고 날이 추우면 보일러가, 더우면 에어컨이 작동한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 ‘스마트홈’이다.
유니크온 허브, 플러그, 센서

스마트홈이란 가전제품(TV, 에어컨, 냉장고 등)을 비롯해 에너지 소비 장치(수도, 전기, 냉난방 등), 보안 기기(도어록, 감시 카메라 등) 등을 통신망으로 연결해 감시하고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미국 시장조사 기관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2019년에는 스마트홈 시장이 약 124조 1200억 원 규모로 확대될 것이라고 한다. 국내시장 역시 두 배 이상 커질 전망이다. 사물인터넷(IoT・생활 속 사물들을 유무선 네트워크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하는 환경) 기술에 음성인식, 동작인식 기술이 융합되면서 스마트홈 시장이 주목받고 있다.

유니크온(Uniqon)은 부산대학교 출신 엔지니어 이성명・이승우・김민영 공동대표가 2011년 졸업과 동시에 창업한 회사다. 2014년 11월, 사물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유니크온 허브’라는 스마트홈 기기를 출시했다. 유니크온은 구글, 애플 등 글로벌 IT 대기업이 주로 만드는 아이템을 스타트업이 뛰어들어 개발·상품화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성명 공동대표를 부산에서 만났다.

“제품 출시 초기이지만 제품에 대한 반응이 좋습니다. 국내에서는 시기상조인 것 같아 미국을 대상으로 먼저 제품을 선보였습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스마트홈은 어려워’ 하고 생각하는 반면, 미국은 점점 ‘내가 직접 설치해서 쉽게 쓸 수 있는 것’이라고 인식이 바뀌는 중이거든요. 미국에서 좀 더 널리 퍼지면 우리나라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것 같아요.”

현재 유니크온은 국내와 미국 시장에 제품을 출시한 상태다. 사용자가 어떤 시스템이나 제품, 서비스 등을 직·간접적으로 이용하면서 느끼고 생각하게 되는 지각과 반응, 행동 등 총체적 경험을 말하는 UX(user experience) 시장에서 ‘미국 내 어떤 스타트업에서도 유니크온 수준의 상품을 개발한 곳이 없다’ ‘출시된 유니크온 허브에서 더 뺄 것도, 더할 것도 없다’는 평을 받고 있다.

2015년 11월에 출시된 유니크온 허브, 플러그, 센서.
유니크온 허브는 허브, 플러그, 센서의 세 가지 기기로 이루어져 있다. ‘허브’는 세 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다. 먼저, 허브에 연결된 다른 기기들을 제어하는 중앙 제어 기기 역할을 한다. 두 번째로는 CCTV 기능이 탑재되어 있어 집 안을 살펴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허브가 작동하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기존 제품은 오작동이 많다 보니 스마트홈에 대한 불신이 있었다. 이러한 불신을 깨기 위해서 CCTV 기능을 넣었다. 세 번째로 리모컨이 내장되어 있어 집 밖에서도 TV나 에어컨을 켤 수 있다. 기존에는 스마트홈을 구현하기 위해 가전제품 자체를 바꿔야 했지만, 허브만 달면 가전 기기를 바꾸지 않아도 스마트홈을 이용할 수 있다.

플러그는 콘센트 위에 꽂아 가전제품과 연결하면 원격 제어를 가능하게 해준다. 안에 전력을 측정하는 센서가 들어 있어 전류 오작동에 대한 피드백도 가능하다.

유니크온 센서는 ‘세콤’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문이나 창문에 달아 외부 침입 등을 모니터링할 수 있고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 또한 탑재되어 있다. 추후에는 온도 측정 기술을 넣어 냉난방을 자동화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저희가 개발한 소스를 개방해서 사물인터넷을 더 발전시키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전구를 만드는 회사가 스마트전구를 만들고 싶어 할 때 저희의 개발 소스를 이용해 만들 수 있도록 협업하는 것이죠.”


부산에서 꿈을 펼치는 청년들

유니크온은 BLE(bluetooth low energy)를 기반으로 집 안의 장치들을 무선으로 연결한다.
유니크온의 공동대표 3인은 모두 부산에서 나고 자란 청년들이다. 스킨스쿠버 동아리를 같이 하던 이들은 교내 공모전에 함께 응모한 것이 계기가 되어 창업을 했다. 유니크온은 K-ICT 멘토링센터의 멘토들이 선정한 2015년도 부산 지역 유망 스타트업으로 뽑히기도 했다. 2014년에는 창업진흥원 창업 활성화 프로그램에 선정돼 3개월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현지화 지원을 받았고, 최근에는 부산 창조경제혁신센터 주최 ‘제1회 사물인터넷(IoT) 기술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처음에 만든 것은 ‘농장 자동화 기기’였습니다. 부모님이 토마토 농사를 지으셔서 어렸을 때부터 농사가 익숙했습니다. 초등학생 때 부모님이 힘들게 농사짓는 모습을 보며 ‘20년 후에는 로봇이 농사를 돕거나 자동화되어서 더 편해지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해가 지나도 달라지는 게 없고 오히려 농사짓는 젊은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면서 더 힘들어졌습니다. 부모님께 도움을 드리고 싶어서 농장 자동화기기 개발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사물인터넷을 농장에 적용한 ‘스마트팜(smart farm)’ 기술을 완성했지만, 농부들의 반응은 생각만큼 좋지 않았다. 2011년 당시 스마트폰 보급률이 38%에 그친 데다 당시 기기의 가격도 비쌌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일반화됐을 때 돌아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언젠가는 스마트팜 기술로 농사를 짓고 싶어요. 저는 고2 때부터 농부가 되고 싶었어요. 여섯 살 꼬맹이 때 꽁꽁 언 땅을 파고 비닐하우스 쇠파이프를 세우기도 했지요(웃음). 부모님의 영향이 컸던 것 같아요. 땅만큼 정직한 것이 없으니까요. 원래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바로 농사를 지으려고 했지만 로봇에 대해 알아야 나중에 로봇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기계과에 진학했습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서울에 있는 데 반해 유니크온은 부산에서 활동하기를 고집한다.

세 대표의 부산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인프라 면에서 분명 불편한 점이 있어요. 일단 투자자들과 미팅하기가 어렵죠. 계속 고민 중인 부분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부산에서도 스타트업이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아이폰이 나오기 전 스마트폰 시장은 잠재력이 있긴 해도 그 개념을 이해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하지만 지금은 10대부터 70대 어르신들까지 누구나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현재 사물인터넷의 상황도 이와 비슷하다. 사물인터넷이 뜰 것이라는 건 다들 알지만 어떻게 쓰는지는 아직 모르고 있는 것이다.

“유니크온이 시장에서 ‘아이폰’ 같은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언젠가는 다들 스마트홈을 이용하는 시기가 올 거예요. 그때를 위해서 열심히 준비해야죠.”

인터뷰를 진행한 부산의 어느 시장 골목, 사진 촬영이 끝나자 그곳에 있던 몇몇 어른들이 유니크온 허브에 관심을 보이며 다가왔다. “이게 CCTV가?” “우리 시골집 비어 있는데 거따 둬도 집에서 내가 볼 수 있나?”

꿈 많은 청년 세 명이 뚝심 있게 만들어낸 사물인터넷이 그들의 소원대로 부산에서부터 스며들고 있었다.
  • 2016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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