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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시피 공유 프로그램 ‘해먹남녀’ 정지웅 대표

요리를 미분하다

글 : 유슬기 TOPCLASS 기자  / 사진 : 김선아 

트렌드가 지나가면 습관이 된다. ‘쿡방’과 ‘요섹남’의 트렌드가 지나고 나면 요리해 먹는 ‘습관’이 남을 것이다. 쿡방보다 한 발 앞서 레시피 프로그램을 만든 정지웅 대표는 ‘해먹남녀’들을 위한 쿠킹시연 어플을 내놓았다.
상황별 요리는 ‘나들이’, 입맛별 요리는 ‘분식입맛’, 재료에는 ‘고기좋아’를 누르니 ‘참치달걀바사삭~’ 메뉴가 등장한다. 열량은 3664kcal, 난이도는 쉬움, 조리시간은 20분 정도 걸린다.

이상의 정보는 레시피 어플인 ‘해먹남녀’를 시연했을 때 등장한다. 해먹남녀는 바이탈힌트코리아에서 내놓은 레시피 공유 프로그램이다. 정지웅 대표는 삼성전자・엔씨소프트 등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했다. 신사업 분야에 발령을 받아 근무하던 중 컴퓨터 학자가 아니라 창업자가 되는 게 더 적성에 맞다는 걸 알게 됐다. 여느 스타트업 대표와 다른 점은 이미 한 차례 창업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2009년 명품 전문 플랫폼인 ‘클럽베닛’을 창업해 시장에 안착했다. 2013년 전 세계에 7개의 지사를 둔 다국적 기업 리본즈에 M&A됐다. 편안하고 안락한 생활이 보장되어 있는데, 다시 정글에 뛰어들었다. 패션이라는 ‘안정된 배’를 버리고 선택한 것은 요리라는 신세계였다.

“창업 초기부터 트렌드를 읽는 스터디를 하고 있어요. 익숙하던 곳에서 벗어난 건, 패션은 이제 포화상태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쉬운 길을 떠났다고들 하시는데, 제 사업의 목표 자체가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거였어요. 음식 사업은 전통문화와 IT 사이에서 저희가 할 일이 있다고 봤고요. 비즈니스는 아무도 안 한 영역에 도전을 해야 가치가 있으니까요.”

직원들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근무한다. 대표든 직원이든 나머지 시간은 자유인데, 정지웅 대표는 평일도 주말도 사업 외 다른 일상은 아직 엄두를 못내고 있다. 더구나 요리 어플을 개발한 탓에 매일 스튜디오에서 ‘해먹는’ 요리도 많다. 사업이 바뀌고 체중이 불어난 감이 있어 운동도 시작하고 1주일에 하루는 쉬려고 노력한다.

“일본에서 5~10년 전에 모든 예능과 만화가 요리로 바뀐 적이 있어요. 일본에서 일어난 일은 곧 한국에서 일어나거든요. 저희가 창업하고 나니 쿡방이라는 트렌드나 요섹남이 등장하더라고요. 우리나라는 주부가 아니고는 요리에 대한 ‘허들’이 있었어요. 이제 슬슬 ‘보는’ 요리에 익숙해지고 있으니 ‘하는’ 요리로 넘어갈 거거든요. 이제는 요리 초보들이 ‘집밥’도 만들 수 있는 포장 제품도 준비할 계획이에요. 간편식이나 소포장 제품이 막 보급되는 단계예요. 포장을 뜯으면 15~20분 내에 집밥이 완성되는 거죠.”


음식에 힌트가 있다


바이탈힌트코리아는 두 달 전 사무실을 옮겼다. 에디터가 직접 음식을 할 수 있는 키친 스튜디오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현재 해먹남녀에 올라온 레시피는 1200개가량. 과거에는 ‘해먹남녀’에 레시피를 올리는 회원이었다가, 지금은 해먹남녀의 직원이 된 에디터도 있다.

“모바일 앱을 론칭한 다음부터는 키친 스튜디오에서 직접 만들어서 영상을 찍었어요. ‘웹툰 같은 레시피’라는 포맷인데요. 이미 레시피는 인터넷이 수만 개가 있으니까 차별화를 한 거죠.”

대기업에서 느꼈던 아쉬움 중 하나는 ‘실패와 실수에 관대한 태도’였다. 창업 이후 그가 잃어버리지 않으려는 것도 이 초심이다. 누구나 시도해볼 수 있게끔 기회를 준다. 결과에 승복하는 가장 깔끔한 방법은 ‘직접 해보는 것’이다.

“사업하면서 가장 강해지는 게 멘탈입니다. 늘 ‘내일이라도 없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역으로 사업에 집중하게 되는 힘이 생기기도 해요. 여기에 대기업과의 경쟁력이 생기는 것 같아요. 저희는 정말 목숨 걸고 하거든요. 초기 스타트업 기업은 아이디어 노출을 두려워해요. 저는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더 풍성해지는 게 윈윈 같아요. 대기업과도 제휴를 맺어요. ‘같이 고민해보자’는 거죠.”

창업과 취업 사이에서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그가 권하는 것 역시 ‘경험’이다.

“고민이 된다면 스타트업 기업에서 몇 개월이라도 함께 굴러보세요. 스타트업 기업은 항상 인재가 필요해요. 막 시작하는 기업일수록 좋습니다. 창업이 어떤 것인지 온몸으로 배울 수 있죠. 창업을 해보면 삶과 사업이 일체되는 느낌을 알 수 있어요.”
  • 2015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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