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앤컴퍼니 최재호 대표

비즈니스 인맥을 연결하는 명함관리 앱 ‘리멤버’

글 : 오주현 기자  / 사진 : 김선아 

사진제공 : 드라마앤컴퍼니
업무상 누군가를 만나면 “처음 뵙겠습니다”라는 인사와 함께 명함을 건넨다. 이름과 직장, 직위, 연락처가 적혀 있는 명함은 대부분 작은 박스 안에 담아두거나 명함첩에 끼워놓는 것이 보통이다. 이런 명함을 혁신적으로 관리해주는 앱이 등장했다. 운영한 지 1년 반 만에 사용자가 70만 명을 넘어선 ‘리멤버’다. 이 앱을 만든 회사 ‘드라마앤컴퍼니’의 최재호 대표를 만났다.


아날로그 작업으로 디지털을 보완

‘리멤버’는 앱을 실행한 후 명함을 사진으로 촬영하면 직원들이 직접 입력해주는 명함 관리 앱이다. 명함을 찍은 사진은 리멤버에 소속된 타이피스트에게 배정된다. 이때 이름, 연락처, 이메일은 중요한 개인정보이므로 각기 다른 타이피스트가 입력한다. 하나의 명함 이미지를 정보 단위로 분할해서 입력된 정보를 다시 병합시켜 입력을 완료한다. 이 모든 과정을 완성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2시간이다.

“OCR(광학문자판독장치)에 기반을 둔 명함관리 앱들은 기존에도 있었어요. 명함정보를 기술 인식해서 자동으로 입력해주는 서비스인데, 인식률이 완벽하지 않아 사용자들이 일일이 수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죠. 기술로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해서 사용자가 직접 수정하게 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리멤버가 선택한 방식은 사용자가 촬영한 명함사진을 보고 직접 입력하는 것. 현재 리멤버에 소속된 타이피스트는 1000명이 넘는다. 계약직으로 주로 재택근무를 한다.

“‘기술로만 해결책을 찾는 게 정답일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아날로그적으로 보완하자고 생각했죠.”

‘드라마앤컴퍼니’는 얼마 전 65억 달러를 투자 유치해 주목을 받았다. 회사를 창업한 후 누적 투자 금액은 95억원에 이른다. 직원은 총 25명으로 평균 나이가 20대 후반인 젊은 회사다. 최재호 대표는 카이스트 재학 중 다른 친구들이 전공과 관련한 활동을 할때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기도 했다.

앱을 실행하고 명함을 촬영하면 정보가 저장된다.
휴대폰 연락처, 구글 주소록 등과 동기화 및 백업도 가능하다.
“동대문에서 넥타이와 와이셔츠를 떼다가 팔았어요. 우리나라 남성 옷의 도매 허브라고 할 수 있는 동대문 동아시장에서 물건을 제일 많이 떼가는 사람이었습니다(웃음).”

인터넷 쇼핑몰을 하며 사업에 재미를 느낀 최재호 대표는 제대로 배워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하고 싶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외국계 컨설팅 회사에 들어갔다. 그곳에서 알게 된 것이 ‘링크드인’이라는 서비스였다.

링크드인은 이력서에 기반한 비즈니스 네트워크 인맥 사이트다. 전 세계적으로 3억5000만 명이 쓰고 있지만, 아시아권에서는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다.

“외국계 컨설팅 회사여서 외국 사람들과 교류할 일이 많았습니다. 업무상 연락하는 모든 미국인이 ‘링크드인’을 쓰더군요. 미국은 경제활동 인구의 80%가 쓸 정도로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경제인구의 단 3%만 링크드인을 쓰고 있었습니다.”

최 대표는 그 이유를 문화 차이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력서를 수정하면 ‘이 친구는 이직하려나 보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개인의 모든 정보가 공개되는 개방적인 형태인 것도 우리 정서와는 맞지 않았습니다. 이를 우리나라 정서에 맞춰 조금 폐쇄적인 접근으로 다가가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비즈니스맨이 대부분 쓰는 명함이 이력서보다 적합했습니다.”


기가 찬 서비스? 기가 막힌 서비스


지금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명함관리 앱으로 성장했지만, 처음부터 환영받은 것은 아니었다. ‘리멤버’ 앱에 대해 설명하면 대부분 ‘기가 막힌 서비스’라고 반응하기보다는 ‘기가 찬 서비스’라고 반응했다.

“‘카이스트 전자공학과 나와서 기껏 한다는 사업이 손으로 타이핑하는 사업이냐’며 비아냥거리는 사람도 있었어요(웃음). 사업계획서만 들고 문을 두드렸을 때 투자해준 투자자들 그리고 어려운 순간에도 끝까지 따라와준 동료들이 참 고마워요. 물에 빠져서 가라앉고 있는 저를 꺼내준 사람들입니다.”

리멤버는 인간미가 있기에 사용자들에게 더 공감을 얻고 있다. 예를 들어, 전화번호가 바뀌었을 때 명함에 줄을 긋고 바뀐 번호를 적어서 사진을 찍으면 타이피스트들이 정보를 수정해준다. 컴퓨터처럼 정형화된 디지털 글자만 인식하는 것이 아니기에 사람과 사람 사이에 교감이 된다고 느끼는 것이다.

“공대생이었지만 문제를 좋은 기술로 멋지게 푸는 데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습니다. 항상 사람이 중요했어요. 사람 냄새가 나고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앱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앱스토어의 후기를 보면 “내 나이가 67세인데, 리멤버를 쓰기 위해 스마트폰을 바꿨어요.” “길에서 리멤버 사장님을 만나면 절이라도 하겠습니다” 등 호평이 주를 이룬다. 리텐션(지속적인 사용률) 역시 높은 편이다.


“뿌듯하면서도 동시에 책임감이 느껴지죠. 지금 리멤버를 쓰고 있는 사용자들이 앞으로도 계속 만족하며 앱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발전해나가야지요. 사용자들을 만나면 제가 오히려 절을 올리고 싶은 심정입니다(웃음).”

드라마앤컴퍼니는 리멤버1.0, 리멤버1.5 그리고 리멤버2.0으로 이어지는 로드맵을 차근차근 현실화하고 있다. 리멤버1.0이 명함을 정리해주는 단순한 역할을 했다면, 리멤버1.5는 오프라인에서 만나서 교환한 명함으로 만들어진 네트워크를 온라인으로 들여왔다. 지난 8월부터 제공한 리멤버1.5의 ‘LIVE 명함’ 서비스는 상대방이 내 명함을 등록하면 자동으로 그 사람의 명함이 앱상에 등록된다. 리멤버를 사용하고 있는 회원끼리 전화번호나 직위, 직장이 바뀌었을 때 자동으로 정보를 업데이트해서 저장해준다.

“휴대폰 연락처에 있는 지인 중에는 명함을 주고받지 않은 사람들이 있잖아요. 가령 전 직장 동료나 대학교 동창 이런 사람들이요. 10월부터는 휴대폰 연락처 중 리멤버를 쓰고 있는 사람을 찾아내서 명함을 교환하지 않았어도 서로의 명함을 저장해주는 서비스도 시행합니다. 리멤버 앱상에서 온라인방을 만들면 접속해 있는 사람들끼리 한 번에 명함교환을 할 수도 있고요. 리멤버는 계속해서 진화 중입니다(웃음).”

리멤버의 최종 목표인 ‘리멤버2.0’은 비즈니스 인맥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확장하는 것이다. 완전한 오픈형 SNS가 아닌 명함을 주고받은 사람끼리만 오픈되는 폐쇄적인 형태의 SNS다. 리멤버를 통해 비즈니스를 소개받을 수 있고, 나에게 맞는 맞춤형 비즈니스 정보를 받을 수 있게 만들 계획이다.

“하고 싶은 일을 좋은 동료들과 함께 하고 있어 정말 행복합니다. 리멤버를 더 발전시키고, 드라마앤컴퍼니를 더 좋은 회사로 키우고 싶어요.”
  • 2015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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