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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약자를 위해 목소리를 내는 방송기자

직업의 세계 / 방송기자

사진제공 : YTN
참고자료 : 커리어넷(www.career.go.kr)
방송기자는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고·사건, 정치·경제 소식, 생활 정보 등을 방송매체를 통해 일반인에게 신속하게 알려주는 일을 한다. 독자 제보를 받거나 경찰서, 각 정부 부처 등에 출입하면서 해당 기관과 관련한 뉴스, 인물 등을 취재하고, 기사화될 만한 것을 찾아내 심층 취재를 하기도 한다. 촬영기자, 뉴스 오디오맨과 한팀이 되어 사건·사고 현장으로 취재를 간다. 취재 후 방송시간에 맞춰 방송국으로 촬영 테이프를 보내 편집하여 방송할 수 있게 한다.

뉴스에서 기자들이 취재한 것을 리포팅하는 시간은 1분 30초 정도. 그 짧은 순간을 위해 기자는 온종일 밖에서 뛴다. 기자는 일반 직장인과 달리 회사가 아닌 출입처로 출근한다. 사회부는 경찰서를 출입하는 사건기자와 검찰이나 법원을 출입하는 법조팀으로 나뉘어 있다. 경제부 출입처는 은행, 금융권, 산업체로 나뉘며, 정치부는 정당, 정부 부처 등으로 구분된다. 기삿거리를 찾기 위해 출입처로 출근해 그날의 취재를 시작한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뉴스에서 보충 설명이 필요할 때는 직접 스튜디오에 출연해 보도하기도 한다. 마감 기한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근무시간이 길고 불규칙하다.

사람들에게 뉴스를 전달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언어 및 문장 구성능력이 요구된다.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과 의사소통을 해야 하므로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필요하다. 이외에도 상황을 판단해 신속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능력과 편견 없는 기사를 쓰기 위해 사안을 공정하게 바라보는 시각, 데이터 분석 능력이 필요하다. 불규칙한 생활을 견딜 수 있는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적극적인 사고방식과 정의감, 공정성 등이 요구되기도 한다.

현재 방송기자를 뽑는 방송사는 지상파(KBS·MBC· SBS)와 종편(TV조선·채널A·MBN·JTBC)를 비롯해 뉴스 전문채널 YTN과 연합뉴스, 각종 케이블과 지역 민영방송사 등이 있다. 채용 과정은 방송사별로 차이가 있고 매년 전형이 바뀌지만, 틀은 대부분 같다. 학력은 대졸 이상인 자로 응시조건을 두는 경우가 많고, 전공은 정치학·사회학·신문방송학 등 다양하다. 요즘에는 토익·토플·토익스피킹 등 공인 영어시험 성적을 응시자격으로 두는 곳이 많다. 주로 1차 서류전형을 시작으로, 논술과 작문, 상식 등을 평가하는 필기시험, 카메라 테스트 및 뉴스 리포팅, 간단한 면접으로 이루어진 실기 테스트 그리고 심층 면접 혹은 현장 취재 과제 등으로 이루어진 최종면접 순으로 진행된다. 입사 후에는 사회부 경찰 팀에서 1~6개월 정도 수습과정을 거쳐 정식기자로 발돋움한다.

향후 10년간 기자의 고용은 현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고용정보원의 〈2013~2023 인력수급전망〉에 따르면, 2013년 기자로 일하는 인원은 1만9000명으로 나타났다. 현재 지상파 방송뿐 아니라 뉴스 전문방송, 지역 민영방송 등이 활성화되고 있으며, 와이브로, IPTV 등 뉴미디어 시장이 계속 등장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환경이 기자의 역할을 중요하게 만든다. 정보 중심 사회가 되면서 수많은 정보 중 가치 있는 것을 찾아내 사람들에게 알기 쉽게 전달하는 기자의 능력과 윤리적 책임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YTN 나연수 기자

하루 종일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topclass〉는 YTN 사회부 나연수 기자를 만났다. 나연수 기자는 2010년 4월에 입사해 사회부·문화부·뉴스기획부를 거쳐 기자생활 대부분을 사회부 사건사고팀에서 보내고 있다. 2011년 연평도 포격 당시에는 섬에 들어가 취재해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일과
‘강남, 도착했습니다.’ ‘영등포, 도착했습니다.’ ‘마포, 도착했습니다.’ 새벽 6시, 사건사고팀의 단체 채팅방에 올라오는 메시지로 하루가 시작된다. 기자들은 오전 6시까지 각 출입처에 있는 기자실로 출근한다. 나는 지금 영등포 구역을 맡고 있다. 아침에 나온 조간신문들을 보고 맡은 라인(관할 지역)에서 발생한 사건 사고를 확인해서 6시 50분까지 회사에 보고한다. 부장들의 회의로 보도국에서 아이템이 결정된 후에는 취재가 시작된다. 전화 취재, 자료 찾기, 취재원과의 약속 후 촬영기사와 함께 현장에 나가서 취재한다. 오후에 취재가 끝나면 회사에 들어와 원고를 작성하고 편집을 마치면 하루가 마무리된다. 기자들은 개인적으로 취재원들과 저녁 약속이 많다. 많은 부서 중에서도 사회부 사건팀은 특히 5분 대기조다. 사건 사고는 언제 터질지 모르기 때문에 휴대전화로 유선 대기를 하고 있다. 밥을 먹다가도 노트북을 펼쳐서 기사 쓰는 일도 잦고, 팀끼리 회식을 하다 사건이 터져서 모두가 바로 취재를 시작하는 일도 빈번하다. 하루 종일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운명처럼 다가온 ‘기자’
대학 때 사회과학대학 소속이었기에 주변에 피디나 기자, 아나운서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대학 4학년 때 피디직에 지원했었고, 주변에서 아나운서가 어울릴 것 같다는 말에 아나운서도 준비했었다. 아나운서는 1차에서 떨어지고 피디는 최종에서 떨어졌다. 그 와중에도 기자는 나의 길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주변에서 기자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대단해 보이고, 글도 잘 쓰고 공부도 잘할 것 같았다. 공채가 많지 않던 시절, YTN에서 기자 공채 공고가 떴다. 시험 삼아 응시했다 ‘덜컥’ 기자가 되었다. ‘나를 뽑다니, 이 회사 믿고 다녀도 되는 회사인가’ 이런 생각이 들 정도였다(웃음). 복기해보면 나랑 결국 잘 맞는 직업이었다. 사회 현상에 관심이 많아 교환학생으로 가 있는 동안에도 매일 한국 뉴스를 보았다. 그다음 날 학교에 가서 “어제 한국에서 이런 일이 있었대. 이게 말이 되니? 이렇게 해야 하는 거 아니야?”라며 소식을 전해주는 소식통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책을 많이 읽었고 다양한 생각에 관심이 많았다. 또 심리학을 전공해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듣고 이해하는 것을 좋아했다. 마지막으로 영상을 좋아해서 시각의 힘을 알고 있었고, 그걸 극대화해서 말하는 것에 관심이 있었기에 방송기자가 나에게는 운명 같은 직업이다.

할리우드 영화 〈어벤져스2〉 한국 촬영으로 인한 교통통제 상황에 대해 보도하고 있다.
신입 기자의 첫 관문, ‘사스마와리’
신입 기자는 합격 후 6개월간 ‘수습기자’라는 이름으로 기자의 기본 업무를 배운다. 일명 ‘사스마와리’라고 하는데 관할 경찰서에서 먹고 자며 각종 사건 사고를 조사해 선배 기자에게 보고하는 일이다. 잠잘 시간이 하루 30분에서 1시간밖에 없다. 일주일에 하루 쉬는날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어서 자다 깨서 전화기를 확인하곤 한다. 하루는 길고, 해야 할 일은 너무 많다. 느리게 흘러가는 하루가 6개월 내내 이어지니 도무지 끝이 보이질 않는다. 한 신문에서 ‘신입 기자의 일기’라는 기사를 보고 6년 전의 내 모습이 오버랩되었다.

“보고 5분 전. 그냥 내가 누굴 때려버릴까, 혼자 교통사고를 내볼까 하는 생각들이 마구 지나간다. ‘오늘은 작은 불도 안 나네’라는 타사 수습의 한탄이 옆에서 들려온다. ‘네가 직접 내보든지. 그럼 내가 취재할게’라는 말이 목 끝까지 차오른다.”

선배들은 수습 기자들을 혹독하게 대한다. 사회생활의 병아리들은 이 기간을 통해 기자로 태어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4박5일 방한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꼬마곰 탈출사건
신입 기자 시절 시경 캡(팀장)에게 전화가 왔다. “야, 곰이 탈출했단다.” 서울대공원에서 사육사가 청소하면서 문을 제대로 잠그지 않은 틈을 타 말레이곰이 탈출한 사건이었다. 정장을 입고 구두를 신고 출근했다가 그 길로 청계산으로 향했다. 구두를 신고 곰의 뒤꽁무니를 쫓아서 온종일 청계산을 헤매고 다녔다.

그전까지 말레이곰이라고 불리던 곰의 이름이 궁금해 사육사에게 물어보니 ‛저희끼리 꼬마라고 불렀어요”라고 했다. 그다음 날 YTN에서 ‘꼬마를 찾아라!’라고 기사를 내자 그다음부터 말레이곰은 ‘꼬마’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몇 백 명의 수색인원이 투입되고 헬기까지 띄운 후 동물원 관계자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렇게 말했다. “여러 방법을 동원했지만 꼬마를 찾지 못했습니다. 큰 술통에 꼬마가 좋아하는 꿀과 와인, 치즈를 넣어 유인책을 쓰겠습니다.” 이 많은 사람이 아기곰 한 마리를 찾으려고 유인책을 쓴다는 게 신기하기도 했다. 곰 한 마리가 탈출해 전국이 들썩일 수 있다니, 뉴스의 가치를 배운 사건이었다. 그날 이후 회사 사물함에는 모든 상황에 대비해 방한복과 바람막이, 빈소용 까만색 재킷, 장화 등이 상비되어 있다.

세월호 참사 때 진도 팽목항에 내려가 취재하는 모습.
기자 그리고 세월호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작년 봄, 세월호 참사 취재였다. 당시 보도국은 분위기가 침체돼 있었다. 기자들은 기가 죽어서 어깨를 펴지 못하고 다녔다. 끔찍한 참사의 현장을 취재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그 누구보다 가장 가슴 아플 유족에게 뭐라고 말을 붙여야 할지 한참을 망설이곤 했다. 그러나 사건이 사건인 만큼 시시각각 달라지는 현장을 정확하고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기자로서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취재했다.

2014 지방선거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주의 극복 여부에 대한 분석 기사를 리포팅하고 있다.
기자의 회복 탄력성
기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람과 사회에 대한 관심 그리고 약자를 위해 내는 목소리다. 목소리가 큰 사람은 굳이 기자가 없어도 얼마든지 소리를 낼 수 있다. 그러나 기자들이 찾아서 목소리를 내주지 않으면 낼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기자는 그런 사람들을 찾아내 이야기를 전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자는 자기 컨트롤이 중요하다. 보통 기자들은 ‘회복 탄력성’이 강하다고 한다. 기사를 내면 또 다른 기사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크다. 당장 기사를 만들어야 하는데 섭외가 안 되고, 또 다른 사건이 터지기도 하는 등 변수가 많다. 그리고 현장에서 보고 듣는 것들이 충격적일 때가 대부분이다. 스트레스에 무너져버리면 해야 할 일을 못하기 때문에 적절하게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오늘도 내가 찾아낸 소식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또 이 사회를 조금이나마 변화시키길 바라면서 12시간의 취재를 마무리한다.
  • 2015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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