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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20대인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웹진 〈트웬티스 타임라인〉 제작하는
김도현·김어진·이유진·김정원

웹진 〈트웬티스 타임라인〉(20timeline.com)의 기사 몇 꼭지. ‘백종원은 정말 ‘집밥’을 훼손하였나?’ ‘텔레비전 보면서도 장유유서?’ ‘그래요, 나 카페 가는 대학생이에요’ ‘나의 스펙 실패기 - 유령 대외활동’ 등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이들의 글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공유되며 네티즌의 공감을 얻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20대를 보내는 〈트웬티스 타임라인〉 에디터 김도현(편집장·28), 김어진(27), 이유진(25), 김정원(25)을 만났다.
(왼쪽부터) 김어진·김도현 편집장· 김정원·이유진.
〈트웬티스 타임라인〉은 실천 가능한 대학생의 삶을 제시하는 웹진이다. 편집장과 에디터, 웹사이트 개발자까지 구성원 모두가 20대다. 2011년 12월 원년 멤버인 김도현 편집장과 김어진 에디터가 독립잡지 〈바로그찌라시〉를 만들었고, 작년 9월 〈트웬티스 타임라인〉으로 탄생했다.

“20대를 다루는 매체는 많아요. 레드오션이죠. 그럼에도 사람들이 말하는 우리는 틀에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를테면 ‘88만원 세대’ 같은 표현들이요. 저희는 20대의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해 출발했어요. 우리의 수많은 순간을 포착하고 20대의 감성으로 글을 쓰고 싶어요.”(김도현)

천번을 흔들려야 한다지만 그렇게 아픈지도 모르겠다. ‘알바’에 지쳐 투표는 깜빡한다.

88만원이라도 벌면 다행이다. 200만원짜리 신상 노트북보다 주머니 속 5만원으로 뭘 할지가 더 중요하다. 그들이 보는 대한민국 청춘들의 평균적인 모습이다.


‘도발당하고 사시겠습니까’


“당신은 어느 쪽인가요. 이대로 가만히 앉아 도발당하고 사시겠습니까. 아니면 도발하는 사람이 되시겠습니까?” 에디터 모집 글은 매번 화제다. 모집 공고에는 눈치껏 위아래가 없고 학점 3.0 이하이며, 조별과제 조장 경험자를 선호한다는 우대조건도 달려 있다. 합류한 지 각각 1년, 6개월 된 이유진・김정원 에디터는 〈트웬티스 타임라인〉 특유의 자유로움에 끌렸다고 했다.

“‘모집 공고로 사람 기죽이려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토익 점수는 제발 적지 말라고 하니 멋있는 척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호기심에 에디터들의 글을 읽어보니 정말 좋아서 지원했죠. 특유의 B급 감성도 마음에 들었어요.”(이유진)

현재 〈트웬티스 타임라인〉의 에디터는 12명. 이들은 학교를 다니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글을 쓴다. 다만 매주 토요일 정해진 곳에 모여 4시간 동안 편집회의를 진행한다. 그들이 떠올린 모든 생각은 장문의 기사가 된다.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살을 붙이면 금세 기삿거리가 나온다.

“실연의 슬픔에 빠진 친구가 있었는데 휴대폰이 정지돼 있더라고요. 전화해도 ‘지금 거신 번호는 당분간 착신이 불가능하다’는 음성뿐이었죠. 이 친구는 아마 일주일 내로 마음을 정리하겠지만, ‘당분간’이라는 주관적인 표현이 다른 사람에겐 어떤 의미일지 궁금했어요. 이처럼 평범한 일상이지만 주변에서 공감해주면 글로 옮기는 편이랍니다.”

“단순히 화제가 되는 이슈에도 저만의 시각을 반영하려고 해요. ‘어떻게 하면 담론을 끌어올 수 있을까?’생각하면서요. 기사 작성은 3시간이면 충분하지만 주제를 고민하는 과정은 더 중요해요. 3주가 걸릴 수도 있어요.”(김정원)

웹진의 글은 에디터들의 개성만큼이나 다양하다. 대학생활, 경제, 정치, 음악, 여행 등에서 각자 능력을 십분 발휘 중이다. 모든 글은 4개 분야로 나뉜다. ‘OUR CHOICE’(알아두어 나쁠 것이 없느니라)에서는 각종 정보를 제공하지만, ‘THINK ABOUT’(보다 보면 생각해보게 될 것들)은 깊이 고민해볼 만한 이야기를 다룬다.

“〈트웬티스 타임라인〉은 고유의 색이 없어요. 에디터들의 성향에 따라 매체의 색이 달라지는데, 구성원이 작년 다르고 올해 다르거든요. 앞으로도 다양성을 추구하면서 20대의 감각과 감성을 모으고 싶어요. 잡지 이름처럼 순간순간을 기록하는 것으로 충분히 의미 있지 않을까요?”(김도현)


‘전부 내 이야기인 줄’


첫돌을 맞았기에 갈 길이 멀다. 지속 가능한 잡지를 만들기 위해 수익사업도 빼놓지 않았다. 홍보 대행 사업을 진행 중인데, 고정 수익으로 에디터의 활동비, 취재비 등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뉴스펀딩 프로젝트(원하는 기사를 독자가 직접 후원하는 뉴스 서비스)도 시작했다. 후원금액은 인터뷰 진행과 영상, 일러스트 제작에 사용한다. 뉴스 제목은 ‘우리가 헤어진 진짜 이유’다.

그들은 “‘아픈 청춘’이라거나 ‘3포 세대’처럼 누군가에게 일방적으로 부여받은 단어가 아닌, 청춘의 현재진행형을 공유하고 싶다”며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20대의 현실을 보여주는 문제들은 많아요. 주거 문제나 학자금 대출 같은 고민들이요. 그렇지만 사람이 가장 바닥을 보일 때는 연애라고 생각했죠. 만남과 이별을 통해서 20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3포 세대’의 틀에서 벗어난 진짜 모습을 말이에요.”(김도현)

“전부 내 이야기인 줄…” SNS를 통해 올라오는 독자들의 반응은 대부분 공감이다. 누구나 당장 실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디터들이 바라는 웹진의 역할이기도 하다.

“〈트웬티스 타임라인〉의 가치는 실천 가능성에 있어요. 20대에게 가장 강조돼야 할 가치라고도 생각하고요. 사소하고 하찮더라도 모든 일은 결국 시작해야 하니까요.”(김어진)


“저희도 하다 보니까 여기까지 왔거든요. 거창하게 시작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좋아서 하다 보니 목표를 이룬 경우’의 대푯값이 저희가 되기를 바랍니다.”(김도현)

“영상부터 보는 시대잖아요. 보여주는 대로, 자극하는 대로 그대로 받아들이는 시대인 것 같아 서글퍼요. ‘세상은 원래 이렇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사람들이 저희 글을 읽으면서 인식조차 못 하던 부분들을 깨달았으면 좋겠어요.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책이 없어지고 글자가 없어지지는 않을 테니까요.”(김정원)

앞으로는 지방에서도 에디터들을 모집할 예정이다. 전국 청춘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그들의 관심사는 의외로 소박했다. 김도현 편집장은 어떤 비타민을 먹어야 좋을지 고민이고, 이유진 에디터는 최근 오른 교통비가 걱정이다.

일기장은 솔직하다. 오늘의 고민과 내일의 걱정거리가 가감 없이 적힌다. 휘갈겨 적은 몇 글자는 우리의 민낯이다. 〈트웬티스 타임라인〉은 일기장 같았다. 보기 좋게 포장하지 않고, 담백하게 써내려갔다.
  • 2015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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