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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절약으로 새로운 기부 문화를 만듭니다

에너지히어로 윤태환 대표

에너지히어로는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에너지절약 활동으로 ‘에너지 기부’를 할 수 있는 소셜플랫폼이다. 쓰지 않는 전기 코드 뽑기,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 오르기, 일회용 컵 대신 개인 컵 사용하기 등 에너지 절약활동 실천 후 인증샷(사진)을 에너지히어로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에 올리면 사진 한 장당 전기 1W(와트)가 기부된다. 이렇게 적립된 전기는 에너지 빈곤층 수혜기관이나 비영리 사회복지기관에 소규모 태양광 발전 시설로 기부된다.

사진제공 : 에너지히어로
에너지 절약 ‘인증샷 한 장’의 힘

에너지히어로는 신선한 방식으로 사람들의 에너지 절약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에너지히어로가 제안하는 에너지 절약 권장 방법은 이른바 ‘8자 활동’이라고 부른다. ‘걷자’ ‘끄자’ ‘입자’ ‘뽑자’ ‘타자’ ‘들자’ ‘쓰자’ ‘닦자’ 등 8가지 행동으로 기부하는 형태다.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해 이동하는 모습,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손잡이를 잡은 손 등을 찍은 인증샷을 게재하면 된다. 인증샷 한 장당 1W가 기부된다. 도움이 필요한 수혜기관에 설치할 태양광 시설이 3000W 규모라면 3000장의 에너지절약 사진이 필요한 셈이다. 이들은 이렇게 모인 3000장의 인증샷으로 지난달 서울 은평구 녹번동 산골마을에 태양광 기계를 기부했다. 산골마을에는 약 270세대, 60대 이상의 어르신들이 거주하고 있다. 이곳은 20년 이상 된 노후주택 비율이 90%인 데다 냉난방 시설이 취약해 상당수가 에너지 빈곤층에 해당한다. 또한 생활이 넉넉지 않아 점점 오르는 에너지 비용을 감당하기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시에서 일부 주택의 LED 교체, 단열재 보강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돕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이들은 마을의 에너지 자립을 위해 20년 동안 사용이 가능한 태양광 기계를 어르신들이 주로 생활하는 마을회관에 설치해드렸다.

윤태환 대표는 어릴 때부터 환경, 에너지에 관련된 책과 다큐멘터리를 통해 에너지 분야에 관심을 가졌다.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카이스트 환경공학 연구실에서 만든 에너지・환경 컨설팅 회사인 에코프론티어에 입사해 기업에너지 정책, 기술 관련 컨설팅 업무를 맡았다. 이후 덴마크 공과대학(DTU)에서 신・재생에너지 공학(전기에너지시스템/풍력에너지) 석사 과정을 밟으며 UNEP(유엔환경계획)에서 청정에너지 개발팀 연구원으로 에너지・환경 분야 개발에 집중했다. 2012년 겨울 그는 우연히 경상남도 밀양시에 건설될 예정이던 고압 송전선과 송전탑 위치문제로 밀양시민과 한국전력 사이에 벌어진 ‘밀양 송전탑 사태’에 관련된 에너지 정책 현황을 검토했다. 그는 우리나라 에너지 문제의 실정을 체감하며 주민이 함께 에너지를 생산하고 그 이익을 함께 누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전력난 비용절약 등을 이유로 정책적 혹은 규제적인 에너지 절약을 강조하는데 에너지 절약을 강제적으로 감행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에너지 절약은 우리 모두에게 좋은 것이고, 무언가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레 우리 삶에 녹아드는 작은 습관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2013년 귀국 후 그는 에너지 절약 실천에 관련된 논문 및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에너지히어로를 만들었다.

“스탠포드 대학의 체인지랩스라는 연구소에서 실시한 ‘에너지절약을 유도하는 행동변화’에 대한 연구 결과가 흥미로웠어요. 자신의 행동이 기부로 이어질 때 사람들은 더 적극적으로 에너지절약을 실천한다는 결과였죠. 행동이 기부가 될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비교하니 절약기간은 4배, 절약횟수는 2배, 절약성과는 8배나 차이가 있었어요.”

그는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행동(Act)과 기부(Donation)를 결합한 행동기부(Actonation)라는 용어를 만들고, 그가 유치원 때 전기 끄는 실천을 하게 된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8자 활동을 떠올렸다.

“어릴 때 매번 화장실 불을 끄지 않고 나가던 제게 어머니가 제안한 것이 있었어요. 전깃불을 열 번 끄면 당시 쭈쭈바 10개를 살 돈인 500원을 준다는 것이었죠. 그땐 쭈쭈바를 먹기 위해 열 번을 꼭 끄고 나가면서 자연스레 몸에 배었죠. 그 방법을 크라우드 소싱에 접목시켰어요. 물론 행동패턴이 관성화된 어른이 8자 활동을 생활화하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어요. 그러나 아직 성장기인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 열 번의 행동을 몇 차례 시킬 경우 그들의 습관에 변화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그는 셀카 한 장의 작은 실천이 빈곤과 기후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절약은 더 이상 불편한 일이 아닌 즐거운 일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행동 기부와 나눔 사업을 결합

에너지히어로가 20년간 사용 가능한 태양광 기계를 기부한 은평구 산골마을 전경.
에너지히어로는 ‘절약하는 만큼 나누는 것’을 중심으로 에너지 빈곤, 경제 활성화 등 선순환 효과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반 시민들은 행동으로 에너지를 기부하고, 이를 실제 기부금으로 전달하는 곳은 에너지히어로와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함께하는 기업이다. 현재 에너지히어로는 세븐일레븐과 함께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진행하며 기부금을 마련하고 있다.

“에너지 절약 캠페인에 참가하는 기업의 에너지 컨설팅을 합니다. 각 기업의 성격에 맞춰 임직원이 8자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요. 임직원이 참여하는 8자 활동을 통해 세븐일레븐 점포에서 낭비되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것이죠. 기업은 에너지를 나누는 경험을 하는 동시에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기업의 나눔 사업을 통해 얻는 수익의 70%를 태양광 기부금으로 쓰고, 30%는 에너지히어로의 수익으로 사용한다. 이들은 8월부터 이와 같은 나눔 사업을 구글, SH공사 외 다수의 기업과 진행할 예정이다. 에너지히어로는 선순환 구조를 바탕으로 스타트업 출범 1년 만에 북미 최대 IT 온라인 매체인 ‘테크크런치’가 선정한 한국 스타트업 Top 10에 선정되기도 했다. 에너지히어로는 ‘에너지 절약을 실천하는 사회적 규범’을 만드는 것에 주력한다. 특히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에너지 교육과 강연 및 에너지 절약과 관련한 애니메이션 콘텐츠 개발에 힘쓰고 있다.

“8자 활동이 귀찮을 수도 있지만 몇 번 거듭하는 사이 습관이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베타테스트 할 때 시청광장에서 만난 아이들이 기억에 남아요. 초등학교 3학년 친구였는데 에너지 절약에 대해 이해하고 바뀌는 모습을 보며 소명의식이 생겼어요.”

걷자(계단 및 보도), 끄자(미사용 전등 및 모니터), 뽑자(미사용 코드), 타자(대중교통), 들자(1회용 컵 대신 텀블러), 쓰자(양면 인쇄, 이면지), 입자(시원한 옷차림), 닦자(종이타월 대신 손수건)
에너지히어로의 첫 시작은 윤태환 대표 혼자였지만 지금은 UN 국제기구 출신 엔지니어, 컨설턴트, 디자이너, 금융전문가, IT개발자 등 5명과 함께하고 있다. 홈페이지 개편으로 6월부터 이용자 수를 새롭게 카운트했음에도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 에너지 행동기부에 10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에너지히어로를 통해 행동기부라는 하나의 트렌드가 생기면 좋겠다는 그는 하반기부터 중국, 미국, 유럽 등지에 출시할 에너지히어로의 중국어・영어 버전 론칭을 준비하고 있다.

“8자 활동을 통한 에너지 절약의 인식개선과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와 에너지 빈곤층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보탬이 되고 싶어요. 100% 재생에너지로 자립하는 우리나라, 그리고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 행복한 얼굴로 에너지를 절약하고 있는 모습이 담긴 셀카를 보고 싶습니다. 시민이 뿌리가 되어 에너지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모든 사람이 에너지 주인이 되는 세상이 되길 희망합니다.”
  • 2015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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