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좋은 해답은 반드시 있다》 저자 신병철 스핑클 대표

현재 하는 일을 남다르게 잘하는 사람이 성공한다

글 : 임현선 기자  / 사진 : 하지영 

생각이 먼저일까? 행동이 먼저일까?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는 말이 있다. 정말 그럴까? 마케팅 전문가 신병철(51) 박사는 최근 펴낸 저서 《더 좋은 해답은 반드시 있다》(21세기북스)에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영국 허트포드셔 대학, 리처드 와이즈만 교수는 3000명을 모집해 6개월 정도 ‘생각과 행동의 연관 관계’를 연구했다. 그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생각한 대로 성과를 얻는 사람은 실험 참가자 가운데 12% 정도에 불과했다. 신 박사는 “특정한 생각을 해도 원하는 결과물을 얻는 경우가 생각보다 높지 않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고려대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마케팅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신병철 박사는 현재 기업컨설팅 업체인 스핑클의 대표다. 대기업 임원 교육, 강연과 저술활동 등으로 하루 일정을 분 단위로 쪼개 쓸 정도로 바쁘게 생활하고 있다.

《더 좋은 해답은 반드시 있다》는 신병철 박사가 2013~2014년 SERI CEO 강연에서 했던 내용을 손보고 다듬은 뒤 발간한 책이다. 비교적 최근 해외 유명 학술지에 실린 심리학・소비자행동론・ 마케팅・브랜딩 분야 논문 60편이 실렸다.

“논문 선정의 기준은 ‘놀라운 반전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었어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나오는 내용입니다. 문제 제기와 함께 실험 과정과 방법을 설명하는 데 공을 들였어요. 독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려면 문제 제기 이후 곧바로 결론을 이야기하는 것보다 과정을 설명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였죠. 논문에서 언급한 사례를 통해 ‘더 좋은 해답’을 어떻게 도출할 수 있는지 아이디어를 얻어 가시기 바랍니다.”

신 박사는 앞에서 언급한 영국의 한 대학에서 진행한 ‘생각과 행동의 연관 관계’ 연구를 책에서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그는 이를 ‘행동 점화(Behavioral Priming)’라고 불렀는데, 현재의 결심은 오직 행동으로만 증명될 뿐이라고 믿는다.

“의도가 담긴 행동만이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많은 연구자가 ‘어떻게 하면 지켜지지 않는 결심을 지켜지는 성과로 바꿀 수 있을까?’를 고민했어요. 결론은 반복 행동하라는 겁니다.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죠. 행동하면 이후의 생각과 감정, 그다음 행동이 점화되어 실제로 결과를 바꿀 수 있습니다. 프라이밍(Priming)이란 불을 붙인다는 뜻입니다. 행동이 불을 붙입니다. 행동이 그 다음번 생각과 그 다음번 감정과 그 다음번 행동에 불을 댕깁니다. 원하는 결과를 얻으려면 행동해야 합니다.”

신 박사는 “행동을 먼저 하면 생각이 바뀌는 것은 물론 감정과 그다음의 행동까지 한꺼번에 바뀌는 경향이 높다”면서 두뇌학습보다 근육학습이 더 오래 기억되고 잊히지 않는 이유라고 했다. 예를 들면 운동을 반복적으로 하다 보면 운동능력이 좋아진다. 악기를 계속 다루다 보면 연주 실력이 는다. 20년 전에 자전거를 탄 사람은 한동안 자전거를 타지 않았더라도 금방 탈 수 있다. 그는 “행동의 영향력이 더 결정적이고 사고를 지배한다”며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 무슨 행동을 하고 있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상대방을 유도하려면 어떤 방법을 쓰는 것이 좋을까?’ ‘어떻게 하면 젊고 오래 살 수 있을까?’처럼 호기심을 자극하는 문제제기에서 시작한 연구의 과정과 결과 역시 흥미롭다.


나는 ‘중간계 지식인’


신병철 박사는 본인의 꿈을 “학문과 실무의 중간계 만들기”라고 소개했다.

“중간계란 단어는 만화와 게임에서 따온 말입니다. 학문과 실무의 ‘중간계 지식인’이 제가 추구하는 삶입니다. 세계적인 학자들 역시 현실적인 문제에 관심이 있어요. 이들이 공부하고 증명하는 내용은 모두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거죠. 학문의 세계에서 쓰이는 언어가 실무에서 일하는 분의 언어와 달라서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실무하는 분들과 학문하는 분들 사이에 벌어진 틈을 메우는 것이 제가 하는 일입니다.”

이를 위해 신 박사는 하루도 빠짐없이 마케팅, 심리학, 브랜드 분야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해외 학술지에 실린 연구 논문을 한 편 이상 읽고 정리한다. 이 내용으로 기업체 등에서 강연하거나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1등급 학술지에 있는 유용한 연구 내용을 실무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에요. 실무에 유용한 정보가 많아서 보람도 느끼죠. 우선 저 스스로 공부하게 되는 점이 매우 즐거워요. 세상에 어떤 연구가 필요한지, 어떤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는지, 무엇을 소개해야 할지 고민하면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

신 박사는 학창시절부터 ‘중간계 지식인’이 되기로 결심한 것은 아니었다. 대학 졸업 후 한 광고회사에서 마케팅 업무를 시작했다. 2년 뒤 삼성그룹 계열사인 제일보젤에 입사해 8년간 일했다. 하이트 맥주 론칭, 컨디션 론칭 캠페인, SK텔레콤 광고가 크게 성공했다. 다양한 분야에서 실무 경험을 쌓으면서 마케팅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었다. 이후 CJ그룹 부사장이자 CMO(Chief Marketing Officer)를 끝으로 ‘월급쟁이’ 생활을 정리했다.

“삼성 계열사에서 일할 때 똑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났어요. 통찰력을 지닌, 상상도 하지 못할 솔루션을 가진 능력자들이었어요. 그들과 비교하면 저는 창피한 수준이었죠. 심각하게 저의 목표를 생각했어요. 그들과 차이를 줄이려면 문제해결능력을 키우는 방법밖에 없다는 걸 알았죠. 공부하기로 결심하고 뒤늦게 대학원에 입학했어요.”

공부는 적성에 잘 맞았다. 그가 쓴 〈브랜드 시너지 효과〉란 주제의 논문은 권위 있는 마케팅 학술지(Journal of Marketing Research)에 실리기도 했다. 덕분에 2010년 세계인명사전 마케팅 부문에 이름이 오르는 영광을 얻기도 했다. 풍부한 실무 경험과 학자가 갖춰야 할 뛰어난 연구 능력이 그에게 ‘중간계 지식인’의 꿈을 갖게 했다. 그는 지금 꿈을 향해 차분히 발걸음을 옮기는 중이다.

신 박사는 2000년대 초 두 가지 계획을 세웠다. 첫째, 300장 분량의 단행본을 내는 것. 둘째, 42.195km의 마라톤을 완주하는 것이었다. 2002년 첫 번째 계획을 완료했다. 《브랜드 인사이트》라는 책을 발간한 뒤 현재까지 여덟 권의 책을 냈다.

두 번째 계획은 2012년 경주에서 열린 마라톤대회에 참가하면서 이루어졌다. 본인이 측정한 완주 시간은 5시간 37분. 마라톤 대회 규정상 5시간 이상은 기록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그는 포기하지 않고 완주한 것에 의의를 둔다고 했다.

신 박사는 마케팅 전문가 외에 브랜드 전문가라고도 불린다. 10년 전 《개인 브랜드 성공 전략》이라는 책도 썼다. 그런데도 그는 개인 브랜드 성공 전략에 대해 조언해달라는 요구에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브랜드는 결과적으로 얻어지는 거예요. 인과관계죠. 그런데 요즘 사람들은 뒤바꿔서 생각해요. 일종의 ‘성공 방정식’이 있는 것처럼 기대해요. ‘10년 뒤 꼭 어떻게 하겠다’ 결심한다고 다 그렇게 되는 건 아니죠. 저는 사후해석적 편향을 싫어해요. 인생에 성공 방정식이 어디 있어요? 지금 하는 일을 남다르게 잘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이를 반복하면 어느 순간 성공할 겁니다.”

어떤 사람이 미래에 성공할까? 신 박사는 스스로 동기를 부여(self-motivation)하고, 그 동기를 충족하기 위해 공부하는 사람이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결국 자발적으로 의지를 갖고 끊임없이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행운도 따른다는 얘기다.
  • 2015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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